[메디컬투데이 고동현 기자]
혈관은 눈에 보이지 않는 탓에 관리에 소홀하기 쉽다. 하지만 혈관 내부에 노폐물이 과도하게 쌓여 혈류량이 감소하면 뇌졸중, 심근경색, 협심증 등 각종 심혈관계 질환이 나타날 수 있는 데다 심각한 경우 돌연사로 이어질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혈관에 좋은 음식으로 ‘레드비트’가 주목을 받고 있다. 레드비트는 매스컴을 통해 ‘혈관 청소부’라는 별명을 얻은 채소로, 혈관 내 노폐물을 배출하는 칼륨이 풍부해 원활한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또 레드비트의 베타인과 질산염은 혈관벽에 들러붙은 혈전을 녹이고 혈관을 확장해 혈압을 낮추는 데도 효과적이다.
실제로 영국 퀸메리대학 연구팀이 18~85세 고혈압 환자 64명에게 4주간 매일 비트주스를 섭취하게 한 결과, 대부분 혈압이 정상 범위 내로 회복됐으며 혈관확장능이 20%나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혈관을 청소해 원활한 혈액순환을 돕는 레드비트는 시판 비트가루나 비트즙 등 건강식품으로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다. 그런데 비트즙은 제조방식에 따라 품질 차이가 크게 벌어져 구입 전 이를 꼭 살피는 것이 좋다.
특히 비트를 뜨거운 물에 넣고 장시간 달여 내는 ‘열수 추출’ 방식의 제품은 열에 취약한 비타민과 미네랄 등이 파괴돼 비트 효능을 제대로 보기 어려울 수 있다. 실제로 서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연구진이 비타민 용액을 121℃에서 15분간 가열한 결과, 수용성 비타민(비타민C)과 지용성 비타민(비타민A)이 각각 100%, 52%나 파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비트즙을 고를 땐 비트를 50℃ 이하에서 ‘저온 추출’한 제품을 고르는 것도 좋다. 낮은 온도에서 추출한 비트즙은 열에 약한 영양분까지 모두 보존할 수 있는 데다 고온에 의한 원료의 변성도 나타나지 않아 비트 본연의 맛과 향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아울러 비트즙을 고를 땐 ‘발효’ 여부를 체크하는 것도 중요하다. 비트의 생리활성물질은 단단한 세포벽 안에 갇혀있어 체내에 잘 흡수되지 않는데, 발효 과정을 거치면 세포벽이 허물어지면서 안에 있던 영양분들이 밖으로 흘러나온다.
자연히 발효 비트즙은 일반 비트즙보다 영양분 함량이 획기적으로 높다. 한국기능식품연구원에 의하면, 발효 비트즙엔 칼슘과 식이섬유, 폴리페놀 등이 일반 비트즙보다 최대 152%나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시중에서 발효 비트즙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발효 공정이 추가되는 만큼 생산비용도 급증하기 때문이다. 현재 저온 발효한 레드비트즙 제품은 ‘더작’ 등 일부 프리미엄 건강즙 브랜드에서 나오고 있다.
메디컬투데이 고동현 기자(august@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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