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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치료하다 우울증에 극단선택까지…프로페시아만?

pulmaemi 2021. 2. 8. 10:34

피나스테리드 성분 탈모치료제 지난해 7개 품목 허가…총 94개

 

[메디컬투데이 손수경 기자]

미국 머크(이하 MSD)가 탈모치료제 프로페시아(피나스테리드)의 우울증을 유발해 극단적 선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부작용을 은폐했다는 의혹에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지만 프로페시아 원료인 피나스테리드에 대한 부작용 논란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해외 매체는 3일(현지시간) 뉴욕 브루클린연방법원에 제기된 프로페시아의 부작용과 관련된 소송 관련 자료를 입수해 MSD와 미국식품의약국(FDA)이 프로페시아의 자살행동에 대한 위험을 알고 있음에도 이를 숨겼다고 보도했다.

보도 내용을 보면 제조사인 MSD는 최소 2009년부터 약 복용 후 심각한 우울증을 앓았다는 보고를 200건 이상 접수했지만 보고 사례가 많지 않고 구체적이지 않다고 보고 후속 조처를 하지 않았다.

또한 극단적 선택과 관련한 내용을 약제 라벨에 추가하지 않도록 FDA를 설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FDA는 2011년 프로페시아나 복제약을 먹은 뒤 100명 이상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보고를 접수했지만, '극단적 선택을 한 비율이 자연발생적인 비율보다 적다'는 주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럽과 캐나다의 보건 당국은 프로페시아의 원료인 피나스테리드를 복용할 경우 극단적 선택 및 우울증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자 피나스테리드를 이용한 탈모치료제에 '극단적 선택에 대한 충동을 부를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 문구를 삽입하도록 지시했다. 다만 FDA는 경고 문구를 의무화하지 않은 상태다.

국내에서는 유럽, 캐나다와 마찬가지로 프로페시아의 허가사항엔 ‘경고’ 문구로 자살 생각(기분 변형)과 우울증을 명시하도록 했다.

이에 한국 MSD는 “한국, 미국, 유럽의 ‘프로페시아’ 제품설명서에는 자살 생각(기분 변형)과 우울증에 대한 정보가 명시돼 있다”며 “표기 방법은 각 국의 결정에 따라 다르다. 제품 설명서는 오픈된 자료로서, 회사가 이상사례를 숨겼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에서는 피나스테리드 1mg을 투여한 환자에서 우울증, 자살충동, 정신학적 증상이 보고된 바 있으며 정신학적 증상에 대한 환자 발생시 투여 중단 후 의료전문가에게 상담하도록 제품 허가사항의 경고항에 정황히 명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는 약물과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은 이상사례에 대해 국내 규정에 따라 이상사례 수집 및 보고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며 "잠재적인 안전성이슈에 대해서도 당국과 긴밀히 협업해 제품설명서를 통해 정확한 제품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피나스테리드 성분 탈모치료제 안전할까?

피나스테리드 성분은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을 억제해 용량에 따라 양성전립선비대증치료나 탈모치료에 사용된다. 성분은 동일하지만 1일 1mg를 복용하면 남성형 탈모에 사용되고, 1일 5mg을 복용하면 양성전립샘비대증에 사용된다.

현재 국내에 허가된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탈모치료제는 총 94개 품목으로 지난해에만 총 7개 품목이 새로 허가를 받았다. 제약사별로는 비보존, 다나젠, 안국약품, 서흥, 엔비케이제약, 지엘파마, 케이에스제약 등이 허가 받았다.

경동제약은 지난해 12월 피나스테리드1mg을 주성분으로 한 ‘알로스칸정’을 출시하기도 했으며 이외에도 한국콜마의 마이페시아, 현대약품의 미노페시아정1mg, 녹십자의 네오페시아정1mg, 바이넥스의 모리턴정1mg, 대웅바이오의 대웅바이오피나스테리드정1mg 등이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11월 미국 의사협회 저널 피부과학(JAMA Dermatology)에 미국 하버드대학 브리검 여성병원 비뇨기과 전문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153개국으로부터 모든 약의 부작용 사례를 수집한 데이터베이스(VigiBase) 중 피나스테리드의 부작용 사례를 분석해 우울증·자살 위험을 높인다는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피나스테리드의 부작용 사례로는 자살 성향(suicidality)이 356건, 우울증·불안 등 정신적인 문제가 약 3000 건 보고됐다. 피나스테리드 복용자는 자살 생각을 하거나 자살을 기도할 위험이 63%, 우울증 등 다른 정신적인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부작용은 피나스테리드를 탈모 치료 목적으로 복용한 45세 이하 남성들에게 나타났으며 전립선 비대 치료를 위해 복용한 비교적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게서는 발생하지 않았다. 45세 이하 남성들은 이 약을 복용한 후 자살 생각을 하게 될 위험이 3.5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피나스테리드가 이러한 사례의 원인이라는 증거는 아니며 다만 연관이 있다는 의미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시판되는 프로페시아정 1mg에 '피나스테리드 1mg을 투여한 환자에서 우울한 기분, 우울증이 보고되었고, 이보다는 적은 건수로 자살생각을 포함한 기분변형이 보고되었다. 정신학적 증상에 대해 환자를 관찰하고, 만약 환자에게 이러한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 피나스테리드 투여를 중단하고 의료전문가에게 상담하도록 해야 한다'는 경고항을 명시하고 있다.  


메디컬투데이 손수경 기자(010tnrud@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