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담병원 병상 배정권한, '중수본 수도권 긴급대응반장'으로 변경
[메디컬투데이 김민준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에 대해 감염병전담병원 지정 즉시 50억원 지급 및 손실보상 병상 단가를 종별 평균 병상단가 이상으로 손실보상 기준 상향 및 손실보상 기간을 6개월로 확대하는 등 지원을 강화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0일 정세균 본부장 주재로 정부서울청사 영상회의실에서 각 중앙 부처, 17개 광역자치단체와 함께 ▲주요 지자체 코로나19 현황 및 조치사항 ▲방역관리 상황 및 위험도 평가 등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세균 본부장은 “어제 민간병원 최초로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으로 참여한 평택 박애병원을 방문했다”면서 병원장을 비롯한 의료진들이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 위기 상황에 힘을 보태줘 든든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다만 현장에서는 ▲행정지원 절차 간소화 ▲장비 구입비용 지원 확대 ▲의료인력 추가지원 협조 ▲퇴사 직원 실업급여 지급 ▲손실보상 확대 등 정부에 대한 요청도 있었다”고 강조하면서 이와 같은 현장의 요구는 다른 거점전담병원도 마찬가지일 것이므로, 중수본에게 조속히 지원방안을 마련해 민간병원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줄 것을 지시했다.
정 본부장은 또 “임시선별검사소가 다수 설치되면서 무증상 감염자를 선제적으로 찾아내어 숨은 전파자를 사전 차단하는 효과가 확인되고 있으나 날씨가 추워진데다가 검사 수요가 많은 곳은 현장 인력이 부족해 운영에 애로가 많다”고 언급하면서 방대본에게 추가 인력이 필요한 곳에 의료인력을 신속하게 지원하고, 행정인력 지원은 기초지자체 뿐만 아니라 광역지자체에서도 적극 나서주기를 당부했다.
또한, 중수본과 교육부에게 단기 공공근로사업으로 대학생을 선발해 현장에 투입하는 등 인력지원 방안을 강구할 것 등을 주문했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집단감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방역망 내 관리비율도 낮아지는 등 수도권과 비수도권에서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한 주(13~19일) 1일 평균 국내 발생 환자 수는 949명으로, 그 전 주간(6~12일)의 661.7명에 비해 287.3명 늘었으며, 60세 이상의 1일 평균 국내 발생 환자 수는 313.3명으로 그 전 주간(6~12일)의 219명에 비해 94.3명 증가했다.
지역적으로는 수도권이 689.1명으로 약 73%를 차지하고 있으며, 비수도권의 경우에는 지역적 편차는 있으나 경남권 82.9명, 충청권 72.6명, 경북권 42명, 호남권 33.3명 등 전반적으로 환자가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전파 속도를 둔화시키고 확산세를 차단하고자 진단검사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모든 선별진료소에서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익명으로 검사받을 수 있도록 했고, 수도권의 보건소 선별진료소는 운영시간을 야간과 휴일까지 연장했다. 또한 지난 14일부터 서울 54개소, 경기 70개소, 인천 10개소 등 수도권에 134개소의 임시 선별진료소를 운영 중이며, 비인두도말 PCR 진단검사뿐 아니라 신속항원검사와 타액검사와 같은 다양한 검사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 19일 4만4210건을 검사하는 등 그간 16만3316건을 검사해 385명의 환자를 조기에 발견했다. 확진/검사 비율은 ▲서울 246명/8만6912건 ▲경기 108명/6만7146건 ▲인천 31명/9258건 등이다.
아울러 임시 선별검사소를 포함해 지난 19일 하루 약 8만1000여 건의 검사를 진행했으며, 정부는 지속적인 대규모 검사를 통해 감염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격리·치료할 계획이다.
중대본은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박능후 장관)로부터 지난 13일 발표한 ‘수도권 긴급 의료대응 계획’의 추진상황도 보고받고 이를 점검했다.
수도권 긴급 의료대응 계획 발표 이후 수도권에서 1일 평균 688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60세 이상 환자가 213명으로 고령 확진자 증가에 따른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당초 발표한 수도권 긴급 의료대응계획은 수도권 확진자가 하루에 1000명 발생한다는 전제로 계획된 만큼, 그간의 병상 수요를 상당 부분 해소하고 있는 것으로 중수본은 판단하고 있다.
1주간 생활치료센터는 20개소 4072병상, 감염병전담병원은 14개소 640병상, 중환자 병상 및 준중환자 병상은 18개소 80병상을 새롭게 확보했다. 이중 생활치료센터는 당초 계획한 7000병상 중 13일 기준 2095개의 가용병상과 4072개의 신규 확충 병상 등 총 6167개 병상을 확보하는 등 1주 차에 이미 목표의 88.1%를 달성했다. 이에 따라 확보 병상 중 실제 환자가 입원해 치료받고 있는 비율인 병상가동률은 지난 1주간 61.2%(7∼13일)에서 49.8%(14∼20일)로 약 11.4%p 감소했다.
감염병 전담병원은 984병상(확보목표 2700개 대비 36.4%), 중증환자 치료병상은 93병상(확보목표 300개 대비 31.0%)을 확보해 총 3주차 목표의 1/3을 약간 상회(35.9%)하는 수준이다.
병상가동률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감염병 전담병원은 지난 1주간 77.8%에서 77.7%로 약 0.1%p 줄었으며, 중증환자 치료병상은 96.7%에서 98.4%로 약 1.7%p 증가했다.
인력의 경우 지난 대책 발표 이후 1주간 의사 106명, 간호사 234명, 임상병리사·간호조무사 등 보건의료인력 214명을 의료기관과 생활치료센터 등으로 추가 파견해 의료현장을 지원하고 있다.
중수본은 병상 확충과 함께 전반적인 병상배정 절차를 재점검해 병상 운영을 효율화하고 있다. 우선, 신속한 병상 확충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중으로, 생활치료센터의 경우 수도권 지역의 확진자 대기해소 등을 위해 경기북부권과 경기남부권에 거점 생활치료센터를 2개소 400여명 규모로 개소한다.
거점 생활치료센터는 의료적 기능을 강화한 생활치료센터이며, 병원과 생활치료센터 입소기준의 경계선 상에 있는 등 기존 생활치료센터 입소에 어려움이 있는 확진자들이 입소하게 된다. 지자체 생활치료센터에서 위험성이 있다고 환자 배정을 주저하는 경계선 상의 환자 진료에 특히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수본은 기존의 감염병 전담병원 외에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주력하는 거점 전담병원도 확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은 모든 병상을 코로나19 치료 전담병상으로 전환할 계획인 한편, 세종 충남대병원도 절반 이상을 거점 전담병원으로 전환할 예정이며 ▲평택 박애병원 ▲남양주 현대병원 ▲순천향 부천병원 등의 민간병원들과 국군대전·대구병원 등이 참여해 소개 중에 있다.
중수본은 중환자 병상도 신속하게 확충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8일 국립대병원 17개소와 민간 상급종합병원 42개소에 대해 허가병상의 1% 이상을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으로 확보할 것을 명령했다.
환자 전원 등에 소요되는 기간을 고려하면, 상급종합병원(국립대 제외) 237병상과 국립대병원 81병상 등 총 318개 이상 병상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중수본은 코로나19 대응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이 환자 진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도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의료기관 인증평가 등 행정적 부담이 큰 각종 의료기관 평가를 유예하고, 참여병원에 대해서는 의료질평가 가산 등 평가 가산도 제공할 예정인 한편, 민간 병원이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참여할 때의 유인책(인센티브)도 강화하여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 즉시 약 50억원(300병상 기준)을 지원해 신속한 개소를 지원한다.
이외에도 중수본은 감염병전담병원과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 운영병원의 손실보상 병상 단가를 종별 평균 병상단가 이상으로 보장하는 등 손실보상 기준도 상향했다. 감염병전담병원은 지정 해제 후에 회복 시의 손실보상기간도 기존 2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된다.
이어 신속하게 병상을 배정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해 1일 이상 대기 환자가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18일 병상배정권 변경 명령을 발동해 수도권 내 전담병원의 가용병상에 대한 배정 권한을 지자체장에서 중수본의 수도권 긴급대응반장으로 변경했다.
아울러 중수본은 수도권 긴급대응반 상황실에 의사 2명, 직원 10명 등 인력도 보강하여 전문의 2명, 공보의 10명, 간호사 1명, 공무원 37명(지자체 인력 포함) 등 총 50명의 인원으로 확대 투입했으며, 생활치료센터 입소기준과 감염병 전담병원의 전원 기준도 개선했다.
병원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건강한 고령자는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할 수 있도록 18일 개선함에 따라 기존에는 65세 이상의 환자는 생활치료센터 입소대상에서 제외했던 것과 달리 고령 환자라 하더라도 만성기저질환이 없거나 산소포화도 90 미만으로 산소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아닌 경우에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생활치료센터로 입소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만성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등에도 기존에는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생활치료센터 입소대상에서 제외했으나, 의료기관의 입원을 우선으로 하되, 의료진의 판단으로 생활치료센터에도 입소하도록 하고, 입소 후에는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여 증세가 악화되는 경우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전원하도록 했다.
감염병전담병원의 경우, 증상이 호전돼 더 이상 산소치료를 요하지 않는 59세 이하의 무증상 또는 경증 환자는 생활치료센터로 전원하고, 이러한 환자를 수용하는 생활치료센터의 협력병원에는 수가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다. 만일 전원을 거부하는 경우 치료시 본인부담금과 필수 비급여 비용을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생활치료센터 참여 협력병원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모든 생활치료센터 입소 환자에 대한 환자관리 수가를 지금보다 50% 인상하고, 거점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환자에 대해서는 일반환자 대비 수가를 대폭 올리며, 협력병원 파견 의료인(의사, 간호사와 임상병리사·방사선사)의 수당을 인상함으로써 협력병원 의료인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메디컬투데이 김민준 기자(kmj633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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