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질환·감염병

강직성 척추염, 포도막염 등 척추 외 증상이 먼저 나타날 수도 있어

pulmaemi 2020. 11. 30. 11:11

[메디컬투데이 손수경 기자]

근골격계 질환 중 발병 연령이 주로 10~40대로 젊은 층 비율이 높은 질환은 바로 강직성 척추염이다.

강직성 척추염은 면역체계가 이상을 일으켜 발생하는 염증성 척추질환이다. 대부분의 초기 증상은 천장관절에 염증이 생겨 엉치 부위가 아프고 척추에 뻣뻣함과 통증을 느끼지만, 디스크 등으로 오인하고 뒤늦게 진단받는 사람들이 많다.

경희대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이연아 교수는 “진단이 늦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초기 증상이 무릎·발목이 붓고 아프거나, 포도막염, 아킬레스 인대염 등 척추 외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진단과 치료가 늦어질수록 척추관절 변형은 물론 척추 이외 다른 부위까지 침범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으며, “눈에 포도막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거나 염증성 장질환이 동반되어 복통·설사가 나타나거나 피부에 건선 등 다양한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디스크나 척추협착증 등 다른 척추질환과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통증의 양상이다. 강직성 척추염은 대개 자고 일어난 직후인 아침에 증상이 심하며, 활동하면서 점차 증상이 완화된다.

또한, 증상이 심해지면 자다가 허리가 아파 깨기도 하고, 갈비뼈와 척추가 연결된 관절에 염증이 생겨 숨을 쉴 때 가슴에 통증을 느낄 수도 있다.

이 교수는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는 특성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수년에서 십년까지 소요되기도 한다”며 “염증이 눈을 침범하는 포도막염 동반 환자의 경우, 진단받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평균 5년 정도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약 90%가 HLA-B27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유전자 보유자 모두가 발병하는 것은 아니며, 약 1~6% 정도에서만 발병한다.

유전적 요인 외에도 환경적인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 흡연은 강직성 척추염에서 척추가 굳어지는 현상을 악화시킨다고 알려져 있으며, 특히 척추에 물리적 하중이 가해지는 일을 하는 환자가 흡연을 하면 척추변형이 가속화될 수 있어 강직성 척추염 환자에게도 금연이 중요하다.

이 교수는 “최근에는 장내 세균총 이상도 발병원인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등 강직성 척추염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며, “증상 및 동반질환 여부, 혈액검사를 통한 유전자 및 염증지표 검사, CT, MRI 등 영상검사 등을 통해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치료는 증상의 진행정도와 동반증상을 고려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를 통해 증상을 신속하게 개선시킬 수 있으며, 규칙적으로 사용하면 척추의 구조적 변형을 늦춘다고 알려져 있다. 이외 말초 관절염 증상을 개선시키기 위해 항류마티스제를 병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치료에도 증상 조절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 TNF-알파 차단제나 인터루킨-17차단제 등의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게 되는데 대부분 빠르고 강력한 효과가 나타난다. TNF-알파 억제제를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사용하거나 인터루킨-17억제제를 사용하면 척추강직의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다.

이 교수는 “포도막염이나 염증성 장질환을 동반한 경우 TNF-알파 억제 단클론 항체제를, 건선 동반 환자라면 인터루킨-17 억제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으나, 활동성 염증성 장질환 동반 환자에게는 인터루킨-17 억제제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이어 “환자의 동반증상, 진행정도에 따라 우선적인 치료 선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전문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치료효과는 향상시키고 부작용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손수경 기자(010tnrud@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