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참위, 가습기살균제 피해규모 정밀조사 결과 발표
[메디컬투데이 박정은 기자]
정부가 가습기살균제 피해규모의 일부만 파악하고 있다며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피해자 찾기와 피해규모 파악에 적극 나서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의 가습기살균제사건 진상규명 소위원회는 27일 ‘가습기살균제 피해규모 정밀추산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역대 가습기살균제 피해 실태조사 중 가장 큰 규모의 표본50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2019년 10월 15일부터 12월 30일 사이에 전문 조사원의 가구방문 대인면접 방법을 기반으로 국가승인 가구면접조사 수행 지침을 준수하며 진행됐다.
또한 회상오차를 줄이기 위해 만 19~69세 연령 대상자로 조사 대상을 한정했으며,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되었던 개별 가구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임산부, 만 7세 이하 자녀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세대주 중심의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결과 추산된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건강피해 경험자 약 67만 명인데 반해, 지난 9년(2011~2020년)간 환경부·보건복지부 등 정부가 접수한 건강피해 신고자는 6817명으로 약 1%에 불과하다.
가습기살균제 관련 특정 질병을 진단받은 인구 중 사망자는 1만4000명으로 추산됐다. 가습기살균제 관련 특정질병이란 ▲간질성 폐질환 ▲천식 ▲비염 ▲만성폐쇄성 폐질환 ▲피부질환 ▲간질환 ▲심혈관질환 ▲폐렴으로, 본 질병을 진단 받은 피해자는 약 9만 명(8만 명~10만 명)으로 추산된다.
사참위는 "특정질병 관련 사망자 추산치는 1만4000명에 이르지만 2020년 7월 17일 현재 정부에 접수된 가습기살균제 사망자 수는 1553명으로 이번 조사결과의 11%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사참위는 “노출자 및 피해자 의료정보, 가습기살균제 판매정보, 개인정보 확인 등을 통해 환경부·복지부 등 범정부 차원에서 피해자 찾기와 피해규모 파악에 나서야 한다”며 “이번 조사 결과 여전히 많은 잠재적인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사망자가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9월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으로 인정질환 확대, 인정절차가 간소화 되는 만큼 전 국민적 참사인 가습가살균제 피해자 찾기에 정부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환경산업기술원, 국민의료보험공단, 대형마트의 가습기살균제 구매자 등의 자료를 활용해 노출확인자와 피해자의 질환을 추적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현재와 같이 정부 인정 질환만을 관리할 경우 추후 확대될 질환에 대한 정보처리와 피해자 지원 등이 신속하게 이루어 질 수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사참위는 가습기살균제 사용자 약 627만 명, 병원진료 인구는 약 55만 명을 추산했다. 특히 임산부 및 만 7세 이하 자녀가 있었던 가구의 경우 일반가구 보다 가습기살균제 노출 비율이 약 1.2배~1.8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습기살균제 주요 구매 장소는 대형마트(78.4%), 슈퍼(11.2%), 인터넷(1.3%) 등으로 조사되었다. 사용했던 제품으로는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이 60.0%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유공, SK, 애경 가습기메이트’(11.8%), ‘LG생활건강 119가습기 세균 제거제’(6.8%), 순이었다.
메디컬투데이 박정은 기자(pj9595@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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