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손수경 기자]
잠잠해지던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개인의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잘 먹어야 건강해진다는 말이 있듯이, 면역력을 키우고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영양인데, 이는 건강한 식습관에서 비롯된다.
차움 면역증강클리닉 오수연 교수는 “외부로부터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체내 면역기능이 일차적으로 방어를 하게 되는 만큼,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면역력을 강화하려면 필수 미량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해야 하기 때문에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양소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거대영양소와 비타민, 미네랄 등의 미량영양소로 구분할 수 있다. 그 중 면역력과 직결되는 것이 바로 미량영양소다.
미량영양소는 우리 몸속의 면역세포를 성장시키고 면역세포 간 상호작용이 이뤄지도록 하며, 과도한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등 체내 면역력의 균형을 맞추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량영양소는 극소량이지만,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반드시 외부에서 섭취해야 한다.
미량영양소가 부족하게 되면 정상적인 면역반응이 일어나지 않아 감염질환과 암 등 다양한 질환에 취약해지게 된다. 문제는 미량영양소 결핍이 생각보다 흔하다는 점이다. 해외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20억명이 미량영양소 결핍을 겪고 있다. 또한 면역력 저하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미량영양소 결핍을 겪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현대인들이 미량영양소 결핍을 겪는 주 요인 중 하나는 식습관이다. 현대인들은 간편식, 인스턴트 식사 또는 배달음식 등의 한정된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아 양질의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건강하지 못한 식단이 지속되다 보면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의 거대 영양소는 과다섭취 하는 반면 꼭 필요한 미량영양소들이 결핍되기 쉽다.
면역력을 관리하는데 특히 중요한 미량영양소에는 아연, 비타민C, 비타민D, 셀레늄 등이 있다.
아연은 면역세포의 성장과 활성화 등에 관여한다. 이 때문에 아연이 결핍되면 면역력 저하로 감염성 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하지만 전세계 인구의 약 12~66%가 아연이 부족한 식사를 하고 있고, 12억명이 아연 결핍 상태이다. 특히, 채식주의자나 임산부에게서 아연 결핍 사례가 많이 발견되는 등 충분한 섭취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비타민C는 조직의 성장과 대사활동에 영향을 미치며 항산화 작용을 한다. 실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어 결핍됐다고 생각하기 어려운 미량영양소 중 하나지만 ‘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들 가운데 73.7%가 비타민C 섭취 부족인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 국민들의 비타민C의 1일 섭취량은 60.4mg으로 보건복지부의 1일 권장섭취량인 100mg보다 훨씬 부족한 상황이다.
비타민D는 주로 뼈 건강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면역기능 촉진 및 T세포 성장 촉진 등 면역반응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비타민D는 다른 비타민과는 다르게 햇빛을 쬐면 체내에서 생성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야외활동 시 햇빛에 노출되는 신체 부위 면적이 작아 결핍되기 쉬운 미량영양소이기도 하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남녀의 10명 중 9명이 비타민D 부족 상태다.
셀레늄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지정한 필수영양소 중 하나로,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통해 몸의 해독작용과 면역기능을 증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1일 섭취량은 40~50mg 수준으로, 보건복지부의 1일 권장섭취량인 60mg보다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토양의 70%가 화강암 지대로 토양 자체에 셀레늄 함량이 낮아 우리 땅에서 자란 채소와 곡류에선 셀레늄 함량이 낮기 때문이다.
미량영양소가 결핍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생활 속 음식 섭취를 보다 건강하고 다양하게 구성한다면 면역력에 중요한 네 가지 미량영양소를 충족시키는 것은 어렵지 않다.
아연은 식물성 식품보다는 동물성 식품에 많이 함유돼 있는데, 해산물과 계란처럼 단백질이 풍부하다고 알려진 식품으로 생각하면 쉽다. 또 도정되지 않은 곡류와 콩류에도 많이 함유돼 있다. 식사할 때 도정되지 않은 곡류와 굴, 새우 등의 해산물이나 붉은 살코기, 계란 등을 함께 구성하면 아연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비타민C의 경우 잘 알려진 것처럼 채소와 과일에 많이 함유돼 있다. 육류와 해산물 등의 메인 식품과 함께 다양한 채소나 과일을 곁들여 먹거나, 알록달록하게 샐러드로 만들면 한 끼 식사로도 하루에 필요한 양을 섭취할 수 있다.
비타민D는 기름진 생선, 버섯류, 유제품에 다량 함유돼 있다. 또한, 비타민D는 칼슘의 흡수를 도와 같이 섭취하면 좋은 영양소로도 잘 알려져 있다. 우유나 요거트, 치즈 등의 유제품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쉽게 비타민D를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이다.
셀레늄 역시 아연과 마찬가지로 육류, 생선 등 동물성 식품에 많이 함유돼 있으며, 견과류에도 많다. 일상에서 더 간편하게 셀레늄을 섭취하려면 간식으로 견과류를 먹으면 좋다.
단 셀레늄 함량 1위 식품으로 잘 알려진 브라질너트는 과잉 섭취할 경우 셀레늄 중독증으로 인해 복통이나 메스꺼움, 탈모, 신경 손상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하루에 1~2알 정도만 섭취하는 것이 적당하다.
식품 섭취만으로 미량영양소 공급이 부족하다면 영양제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럴 경우 비타민과 미네랄이 함께 부족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영양제를 선택할 때는 이 두 가지가 함께 함유된 영양제를 먹는 것이 좋다.
다만 미량영양소는 부족해도 문제가 되지만 너무 과해도 독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영양제 선택 시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셀레늄의 경우 무기셀레늄은 소변으로 배출돼 체내에 남지 않는 반면 유기셀레늄은 체내에 누적돼 중독증을 유발하므로 셀레늄을 영양제로 보충 할 경우에는 무기셀레늄이 함유된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오 교수는 “어떤 영양소를 섭취하는지는 식품의 다양성만 기준으로 삼아도 충분하다”며 “오늘 내가 섭취한 식재료가 몇 가지인지 세어보고, 내일은 한 개 더 늘리거나, 오늘과 다른 식재료를 섭취하도록 노력하면서, 자신이 먹는 음식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면역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손수경 기자(010tnrud@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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