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손수경 기자]
군발두통은 ‘자살두통’이라 불릴 만큼 극심한 두통이 눈물, 콧물 등이 1~3달에 걸쳐서 하루에도 여러 번 반복되는 두통증후군이다. 통증은 한쪽 눈 혹은 관자놀이 부위에 나타나며, 주로 여성보다 남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군발두통으로 인한 불안감이 큰 환자의 경우 실제로도 심각한 군발두통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조수진 교수(교신저자),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신경과 손종희 교수,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신경과 박정욱 교수(공동제1저자) 등 다기관 공동연구팀(한국군발두통레지스트리)은 ‘군발두통 심각성에 영향을 끼치는 임상적 요인 전향적․다기관 연구(Clinical factors influencing the impact of cluster headache from a prospective multicenter study)’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2016년 9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14개 병원에서 군발두통 환자 224명을 ‘두통영향검사(HIT-6)’를 이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환자의 190명(84.8%)이 군발두통 영향이 심각한 군(HIT-6 ≥ 60)으로 분류됐다. 이들은 그렇지 않은 군보다 나이가 더 적고, 군발두통이 더 일찍 발병했으며, 한 번 두통이 발생했을 때 지속시간이 더 길었다.
또 통증의 강도가 세고, 눈물이나 콧물 등 동반되는 자율신경 증상 수도 많았으며, 우울, 불안, 스트레스가 심해 삶의 질이 낮았다.
군발두통 영향이 심각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질병의 심각성에 영향을 미친 요인을 분석한 결과, 환자의 불안과 통증강도가 크거나 나이가 어릴수록 고통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이들 3가지 요인은 군발두통의 심각성을 예측할 수 있는 인자로 분석됐다. 단 군발두통의 발생빈도는 질병의 심각성에 영향을 끼치지 않아 만성 군발두통 환자와 일반적인 군발두통 환자의 두통영향점수는 차이가 없었다.
▲군발두통 환자에게 설명 중인 조수진 교수(사진=한림대동탄성심병원) |
조수진 교수는 “군발두통으로 인한 심각한 통증을 비롯해 여러 신체적·정신적 장애를 겪게 되면 두려움에 관여하는 뇌의 편도체가 활성화되며 불안이 커질 수 있다”며 “군발두통에 대한 불안감이 큰 환자는 실제 군발두통으로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크므로 더 적극적인 치료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손종희 교수는 “군발두통 진단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군발두통을 진단받지 못한 개연군발두통 환자의 두통영향점수 역시 군발두통 환자와 차이가 없어 개연군발두통 환자의 고통이 군발두통 환자만큼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나이가 어릴수록 두통으로 인한 고통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돼 군발두통의 조기진단이 중요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군발두통은 다른 두통과 달리 통증이 발생했을 때 100% 산소를 15분간 흡입하면 개선될 수 있다. 산소치료는 경제적 부담이 적고, 약물 부작용이 적어서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표준적인 치료로 이용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건강보험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조수진 교수는 “군발두통이 산소치료의 적응증으로 포함되고, 신경과 전문의에게 산소처방전 권한이 부여돼 군발두통 환자가 ‘국민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의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자연과학분야 SCIE급 국제학술지이자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손수경 기자(010tnrud@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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