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와 건강

‘매운 맛’에 꽂힌 한국인, 다이어트도 맵게?

pulmaemi 2020. 2. 26. 13:45

[메디컬투데이 고동현 기자]

한국인의 매운 맛 사랑은 말해 무엇할까. 대다수의 한국인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떡볶이, 불족발, 불닭발 등을 즐겨 먹는다. 한국인은 유독 ‘매운 맛’을 선호한다.

불닭소스를 가득 비빈 라면부터 마라탕 열풍에 이르기까지 매운 맛의 스펙트럼도 넓다. 매운 요리는 ‘먹방’에서도 빠질 수 없는 인기 요소다. 심지어 매운 맛을 무기삼아 다이어트에 나서는 이들도 많다.

매운 맛이 실제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까? 정답만 말하자면 ‘YES’다. 하지만 과도하게 먹을 경우 ‘NO’가 된다. 365mc 노원점 채규희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매운 맛 다이어트의 허와 실에 대해 알아본다.

매운 맛이 체중감량·다이어트 효과를 내는 이유는 ‘캡사이신 성분’ 덕분이다. 고추 속에 많이 들어있는 캡사이신은 체지방을 태우는 성분으로 꼽힌다. 이는 교감신경을 자극해 몸을 따뜻하게 만들고 신진대사를 높여 지방분해를 촉진한다.

미국 와이오밍대 약대 연구팀에 따르면 “캡사이신은 체지방을 저장하려는 '백색지방'을 열량 소모를 늘리는 '갈색지방'으로 바뀌도록 도움을 준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밖에 매운 음식을 먹으면 다른 맛의 음식을 먹을 때보다 천천히 섭취하게 된다. 이 역시 다이어트에 유리한 요소다. 매운 음식을 천천히 먹다보면 아무래도 다른 음식을 먹을 때에 비해 포만감을 느끼게 된다.

1주일에 3일 이상 매운 음식을 반드시 먹어야 한다면 단순 스트레스 해소가 아닌 중독적인 현상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때 다이어트 효과는커녕 위장질환에 노출되거나 비만해질 우려가 높다.

채 원장은 “캡사이신은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성분인 만큼 과도하게 섭취하면 위장을 자극한다”며 “매운 음식을 잔뜩 먹은 다음날 화장실에 자주 간 기억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매운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비만'해질 우려가 높다. 대다수 매운 음식은 단순히 소스만 먹는 게 아니라 고칼로리 음식과 버무려진 경우가 많다.

채 원장은 “떡볶이, 낚지볶음, 불닭, 마라탕 등은 모두 고칼로리 고탄수화물 재료가 곁들여졌다”며 “또 양념에는 캡사이신뿐 아니라 설탕 등 다양한 첨가물과 유화제·보존제가 들어가 오래 섭취하면 건강을 해치고 비만해질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매운 음식을 많이 먹는다고 살이 무한정 빠지는 것은 아니다”며 “캡사이신으로 태울 수 있는 열량은 소량에 불과한 데다가 오히려 탄수화물·지방 등을 과도하게 먹게 돼 오히려 다이어트에는 역효과가 날 확률이 크다”고 덧붙였다.

매운맛을 건강하게 즐기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위장 자극을 덜하도록 매운 맛을 중화하는 음식을 함께 섭취하는 게 추천된다.

대표적으로 우유와 달걀을 꼽을 수 있다. 우유 속 유지방 성분이 매운맛을 감해준다. 달걀도 좋은 선택이다. 캡사이신이 위장을 자극하는 것을 막을 뿐 아니라 단백질 섭취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채 원장은 “매운 음식을 먹을 때 위장자극을 최소화하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적정량 섭취를 지키는 게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고동현 기자(august@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