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귀지 제거해야
[메디컬투데이 정희수 기자]
주부 최모(53)씨는 어느 날부터인가 양쪽 다 소리가 잘 안 들리고 자식이나 남편이 무슨 말을 하면 놓치기 일쑤였다.
벌써 청력이 감소했다는 부끄러움에 조심스럽게 병원을 찾은 최 씨는 이비인후과 의사로부터 의외의 소견을 듣게 됐다. 양쪽 귀에 귀지가 꽉 차 있다는 것이었다.
귀지를 제거한 뒤 최씨는 예전처럼 소리를 잘 들을 수 있게 됐다. 우리 주변에 귀가 잘 안 들려 병원을 찾는데 귀지가 원인인 경우가 종종 있다.
◇ 귓속보호마개 = '귀지'
귀지는 귀에서 나오는 때로 귀를 보호하고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어떤 사람들은 귀지가 많이 생기는 게 혹시 병이 아닐까 고민하기도 하는데 이에 대해 이비인후과 전문의들은 "몸에 때없는 사람 없듯 귀지없는 사람이 없다"며 "귀지가 너무 적으면 오히려 귀가 자극돼 아플 수 있다"고 말했다.
경희의료원 이비인후과 여승근 교수에 따르면 귀지에는 딱딱한 건형과 말랑말랑한 습형이 있다. 습형인 사람은 액와선 분비도 많아서 액취가 따르게 된다. 또 서양인은 습형이 85% 정도가 서양인인데 반해 동양인 가운데 80~90%정도가 건형이다.
사람에 따라 귀지 양이 차이가 나겠지만 귀지가 많아져 귓속에 덩어리지거나 외이도를 막을 경우 난청, 이폐감(듣는 기능이 떨어져 귀가 막힌 듯이 소리가 뚜렷하게 잘 안들리는 것), 귀울음, 이통 등을 경험할 수 있고 몸을 움직일 때 잡음 및 이물감을 느끼게 된다.
(중략)
◇ “귀지는 병원에서 파라”
이비인후과 전문의들은 귀지가 있다면 귀이개나 면봉 등으로 후비지 말고 병원에서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귀지를 제거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귀지가 자연스럽게 귀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한 경우가 간혹 있지만 귀지 특성상 일부러 제거하지 않더라도 귀밖으로 점점 밀려나오게끔 구조가 돼 있다.
귀안에 귀지가 많아 개인 혹은 집에서 가족 중의 한 사람이 귀를 후빌 때 지적되는 사항으로는 손가락이나 청결하지 않은 귀이개 및 기타 도구를 사용해 손의 느낌만으로 귀를 후비는 경우 외이도에 염증을 유발할 수도 있고 외이도 벽을 무리하게 긁어 상처를 내거나 고막을 다치게 할 수 있다.
또 고막에 천공이 있는데 미네랄 오일을 사용해 오일이 고막 안쪽으로 들어가 심각한 귓병을 야기할 수 있다.
고막에 천공이 없다해도 오일 이물질이 산성 알카리성의 균형을 망가뜨리거나 귀지가 오일과 엉키면서 귀안에 있는 귀지가 잘 빠져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사용한 오일이 멸균되지 않은 경우 외이도에 염증이 생길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고려대 구로병원 이비인후과 박무균 교수는 “병원에서 외이도에 꽉 찬 귀지를 녹일 때 용해제를 사용하는데 귀지가 많다고 귀지를 제거할 때 귀지 용해제를 다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귀지가 잘 나오지 않거나 통증을 호소할 경우 사용한다”고 말했다.
박무균 교수는 "상처가 나거나 염증성 질환이 생기지 않더라도 외이도 피부가 건조해져 심한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며 "귀 속은 건드리면 건드릴수록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정희수 기자 (elizabeth@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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