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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에 고수익 의사들도 ‘생계형 투잡족’ 뛴다

pulmaemi 2009. 10. 16. 07:13
전문직 의사 39.7%, 본업 외에 다른 일 병행
 
[메디컬투데이 어윤호 기자] 고수익 의사들도 대출금 상환과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투잡에 뛰어드는 ‘생계형 투잡족’이 늘고 있다.

15일 의사포털 아임닥터(
www.iamdoctor.com)에 따르면 자체 의사회원 4만5000여명 가운데 개원의 823명을 대상으로 ‘전문직 의사들의 투잡(two jobs)족’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중 39.7%가 ‘현재 자신의 병원을 운영하는 것 외에 다른 일을 병행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투잡 전선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64.6%가 ‘개원할 때 받은 대출금에 대한 부담’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으며 이어 ‘경기 불황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과 ‘아이들 학비 감당’이 그 뒤를 이었다.

현재 의사로서 본업만을 유지하는 개원의 가운데 ‘의사로서의 본업 외에 부업을 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51.2%가 ‘그렇다’고 대답해 10명 중 5명 정도는 투잡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경제난의 여파로 인한 의사들의 냉혹한 현실을 단적으로 드러났다.

(중략)

‘생계형 투잡족’ 의사들 중 71.2%는 ‘응급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으며 ‘의전원 입시 강사’도 21.3%를 차지해 또 다른 직업으로 관련된 직업을 선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엔조이형 투잡족’ 의사들 중 13.6%는 ‘주중에는 의사로서의 본업을, 주말에는 레스토랑이나 커피전문점을 운영’한다고 응답했으며 ‘의료기기 유통업’과 ‘온라인 쇼핑몰 운영’이라는 기타 의견도 눈길을 끌었다.

경기도에서 소아청소년과를 운영하는 최모(41)씨는 “4년 전 개원할 때 대출을 받았는데 지금 운영하는 병원만으로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대출금을 갚기에는 역부족이라 일과 후 의학전문대학원 입시학원에 강사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 씨는 “의사의 꿈을 안고 공부하는 수많은 수강생들은 의사라는 직업이 부와 명예가 보장된 직업으로만 생각하고 있는데 경제난에 시달리는 의사들도 많다는 냉정한 현실도 직시했으면 좋겠다”며 “의료계의 환상을 버리고 현실을 먼저 알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울 신림동에서 산부인과를 운영하던 김모(39)씨는 3개월 전 운영하던 산부인과를 폐업하고 현재 주중에는 페이닥터로 일하고 주말에는 응급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김씨는 “사회적 저출산 분위기로 산부인과는 거의 폐업 분위기”라며 “아이가 점점 커가서 페이닥터로만 감당하기 어려워서 응급실도 뛰고 있다”고 털어놨다.

강남에서 2년 전 개원한 전문의 박모(34)씨도 “지금 운영하는 병원만으로는 경제적으로 감당이 안돼 다른 부업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며 “차라리 의사를 그만두고 다른 직업을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요즘 부쩍 늘었다”고 하소연했다.

경제난의 심화로 생활고 타개를 위해 전문직 의사들이 투잡 전선에 뛰어들고 있으며 다른 부업을 고려하고 있는 의사들도 늘고 있어 의사라는 직업이 경제적으로 불안정하며 미래에 대해 불확실하다는 것이 개원의들의 생각이라고 아임닥터 측은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어윤호 기자 (
unkindfish@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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