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이한솔 기자]
내리쬐는 햇볕에 줄줄 흐르는 땀. 이럴 때일수록 물을 충분히 마셔 수분을 보충한다는 것은 기본 상식이다. 하지만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는 예외다.
만성 콩팥병은 콩팥 기능 이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질환을 말한다. 콩팥의 기능이 심하게 저하되면 수분 배설 능력과 소변량이 줄어들어 노폐물이 혈액 속에 축적돼 각종 합병증을 일으킨다.
경희대학교병원 신장내과 정경환 교수는 “소변량이 줄고 부종이 심한 만성 콩팥병 환자는 덥다고 물을 많이 마셨다가는 고혈압, 폐부종 등이 발생해 호흡곤란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1일 소변량이 1,000cc 미만이거나 부종이 있다면 1일 수분 섭취량을 ‘전날 소변량 + 500~700cc (종이컵 2~3컵)’ 정도로 제한해야 한다”고 전했다.
과일이나 채소 역시 독이 될 수 있다. 특히 여름 제철 과일인 수박, 참외, 토마토, 자두 등에는 칼륨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만성 콩팥병 환자는 칼륨 배설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과도한 과일 섭취로 고칼륨혈증이 생기면 근육마비, 부정맥은 물론 심장마비까지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여름철 더위에 지친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섭취하는 여름철 대표 보양식 중 하나인 삼계탕 역시 무심코 먹었다간 오히려 콩팥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정상인은 단백질을 소화시킨 뒤 콩팥을 통해 잘 배설하는데, 만성 콩팥병 환자는 배출 능력이 떨어져 콩팥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정경환 교수는 “3~4단계의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 권장되는 단백질 양은 건강한 정상인의 절반 정도”라며 “단백질은 적게 섭취하되, 열량은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콩팥은 한 번 손상되면 다시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되면 평생 투석을 받거나 신장이식을 해야 한다. 하지만 평소 관리만 잘하면 얼마든지 일상생활이 가능한 만큼 철저한 식단 조절과 함께 당뇨와 고혈압 같은 위험요인을 잘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정경환 교수는 “만성 콩팥병을 초기에 치료하기 위해 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최근 몸이 붓거나 거품뇨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났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이한솔 기자(lhs7830@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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