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 무엇 먹느냐가 술자리 다이어트 성패 좌우
[메디컬투데이 고동현 기자]
바야흐로 '치맥 시즌'이다. U20 월드컵 축구 열기가 채 식지 않았고, 프로야구 시즌 역시 이어지고있다. 스포츠 응원과 함께 즐기는 치맥의 즐거움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바삭바삭 고소한 껍질, 촉촉한 순살, 입맛을 돋우는 양념이 어우러진 치킨을 마다할 사람은 거의 없다.
치킨은 한국인의 '소울푸드'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회식은 물론 야구장에서도, 캠핑을 떠나서도, 혼술할 때에도 치킨에 맥주를 찾는다. 치맥이 한국적 문화코드로 부상하며 '치맥 페스티벌'까지 열리고 있다.
부산365mc병원 어경남 대표병원장은 "야식 최강자로 꼽히는 치킨이지만 바캉스 등 목표를 앞두고 다이어트에 나서는 중이라면 치맥과 잠시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닭고기 자체는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다이어터에게 추천할 만하다. 하지만 조리법에 따라 칼로리가 달라지는 만큼, 튀긴 치킨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브랜드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튀김옷을 입힌 뒤 노릇노릇 튀겨낸 프라이드치킨(닭튀김)은 한 조각당 약 200㎉다. 1인 1닭 트렌드에 따라 한마리(700g 기준)를 먹을 경우 1400㎉를 훌쩍 넘는다. 만약 간장·마늘 등 양념이 가미될 경우 칼로리는 더 높아진다. 치킨을 포기할 수 없다면 굽거나 에어프라이어를 활용해보자. 기존 치킨의 껍질을 최대한 먹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맥주도 체중감량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훼방꾼이다. 캔맥주 한 캔은 약 180kcal의 열량을 낸다. 칼로리 자체가 높은 것은 아니지만 식욕을 높일 뿐 아니라 살찌기 쉬운 체질로 만든다. 어 대표병원장은 "술을 자주 마실 경우 탄수화물을 중성지방으로 변환시키는 대사경로가 발달한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복부 내장지방이 붙기 쉽고, 소위 말하는 '술배'가 생긴다. 이런 내장지방은 지방흡입수술로도 제거할 수 없는 데다가 만성질환의 주범이 되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또 야밤에 마시는 맥주는 식욕을 돋우는 '애피타이저' 역할을 한다. 어 대표병원장은 "평소엔 식욕조절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데, 유독 술만 마시면 달거나 자극적인 음식이 당긴다는 사람이 있다"며 "이는 음주 후 체내 혈당조절이 불안정해져 당 섭취 욕구가 늘어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맥주에 들어가는 홉(hop)에 포함된 이소알파산은 쓴맛을 내 미각을 자극하고 식욕을 증진시킨다"고 덧붙였다. 맥주 한잔 후 치킨이 더욱 당기는 이유다.
맥주 등 알코올의 에너지는 열량으로만 이용될 뿐 직접적으로 체지방을 증가시키지는 않는다. 다만 안주를 무엇을 먹느냐가 술자리 다이어트의 성패를 가른다.
어 대표병원장은 "알코올의 분자구조는 무척 작다. 따라서 술과 안주를 먹을 경우 분자구조가 작은 알코올이 먼저 에너지원으로 이용된다"며 "이후 신체는 더 이상 열량을 소비할 필요가 없어지는 만큼, 나머지 안주의 열량들은 고스란히 체내에 저장된다"고 말했다.
치맥을 먹을 경우 평균 4조각 이상의 치킨과 맥주를 먹게 되면 적어도 1000kcal를 섭취하게 된다. 이는 성인 여성의 하루 권장섭취량의 절반에 맞먹는 수준이다. 조깅을 2시간 해야 소모할 수 있는 열량이다.
특히 여성은 술과 가까이 지낼수록 비만해질 위험이 높아 더욱 주의해야 한다. 연구결과 젊은 여성이 고위험 음주를 하면 전신 비만이 될 위험이 1.7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말하는 고위험 음주의 기준은 주 2회 이상 술을 마시면서 1회 평균 음주량이 5잔 이상일 때를 말한다.
어 대표병원장은 "치맥은 지친 일상의 고단함을 녹여줄 수 있지만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체중이 늘기 쉽고, 메뉴 특성 상 늦은 밤에 이를 섭취하게 돼 위염·식도염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며 "맥주를 포기하기 힘들다면 저칼로리 제품을 찾고, 치킨은 닭가슴살볼 등 건강한 방식으로 조리해 먹는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다이어터가 치맥을 먹었다고 해도 좌절하거나 칼로리를 소모하겠다며 무리하게 굶지 말고, 다음날부터 다시 정상적인 식단을 회복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고동현 기자(august@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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