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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안, 지금 수술하면 괜찮을까요?

pulmaemi 2019. 4. 26. 15:23
노안 40대 초중반 발생…60대 이후엔 돋보기 필요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 

옛말에 ‘몸이 1000냥이면 눈은 900냥’이라고 했다. 그만큼 눈은 삶의 질과 직접 연결된다는 의미다. 


최근 40대 초중반에 노안(老眼)을 호소하는 이른바 ‘젊은 노안’이 늘면서 노안교정술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부쩍 증가하고 있다. 

노안은 단어의 특성상 나이가 들면서 눈이 건조해지거나 각종 노인성 안질환(백내장, 녹내장 등)이 발생하는 것과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노안은 나이가 듦에 따라 발생하는 생리적인 현상으로 눈 건조나 백내장, 녹내장 등 노인성 안질환과는 엄연히 다르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안과 황형빈 교수는 “노안은 영문명인 ‘Presbyopia’에서 Presby-라는 접두어가 ‘늙음’을 의미하는 데 따라 부적절하게 번역된 측면이 크다”며 “보통 40대 초중반 이후부터 눈의 조절력이 저하돼 원거리 시력은 유지되지만 가까운 것이 덜 보이게 되는 현상, 즉 ‘조절력 저하’라는 용어가 보다 적합하다”고 말했다.  

우리가 33cm 앞에서 책이나 휴대폰을 보기 위해서는 약 3디옵터의 조절이 필요하다. 근시나 원시가 없는 정시인 사람들(0디옵터)이 이 거리에서 근거리를 보려면 눈에서 최소 3디옵터의 조절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30대 이하의 눈은 일반적으로 가까운 것을 볼 때 수정체가 보다 두꺼워져 근거리를 잘 볼 수 있도록 도수(디옵터)가 조절되고, 원거리를 볼 때는 이러한 조절 작용을 풀게 돼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게 되면 눈의 조절력이 감소하면서 일반적으로 근시가 없는 정상적인 눈에서는 40대 초중반에 근거리를 볼 때 눈을 잔뜩 찡그리고 봐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후 50대부터는 돋보기의 도움을 빌려야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60대 이후에는 근거리를 주시할 때 필요한 조절력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 돋보기가 없으면 대부분 가까운 것을 보지 못하게 된다.  

간혹 백내장을 노안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노안은 안과적인 병변 없이 나이가 듦에 따라 수정체와 그 부속기관의 변화로 조절력이 저하되는 것이다. 반면 백내장은 안과 질환의 일종으로 노화, 자외선, 흡연, 외상, 당뇨 등의 원인으로 수정체가 뿌옇게 되면서 시력이 저하되는 질환으로 엄격히 구분된다. 

노안은 나이가 들면 피할 수 없는 생리적인 현상으로 아쉽게도 특별한 예방법은 없다. 다만 돋보기가 필요할 나이가 되면 적절한 도수의 돋보기로 근거리 주시 능력을 어느 정도 보존할 수 있다. 반대로 과도한 도수의 돋보기 착용은 오히려 남아 있는 본인의 조절 능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노안은 수정체의 조절력 저하로 발생되는 문제지만, 이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수정체를 다시 젊은 상태의 것으로 돌려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은 두 가지가 시행중이다.  

먼저 각막을 변화시키는 방법으로, 근거리 시력을 증가시키기 위해 각막에 작은 링을 심어 초점 심도를 깊게 하거나 소위 노안 라식이라고 해서 각막을 깎아 굴절력을 변화시키는 등의 시술이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아직까지 각종 부작용으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또 하나는 백내장을 치료하면서 삽입하는 인공수정체에 여러 무늬나 도수를 넣어 마치 다초점 안경처럼 원거리와 근거리를 동시에 보는 렌즈를 눈에 삽입하는 ‘노안 인공수정체 삽입술’이다. 이 방법은 빛 번짐이나 어지러움 등 각종 단점에도 가장 안전하고 보편적인 수술로 최근 많이 시행되고 있다. 

황 교수는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노안 수술은 이미 그 안전성이 입증된 우수한 수술법이지만 원칙적으로 노안의 원인이 되는 조절력 저하를 극복하는 수술은 아니다”면서도 “현재 눈 상태를 명확히 진단 받고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시행한다면 비록 젊은 시절의 눈으로 돌아갈 수는 없더라도 그에 준하는 우수한 수술 결과로 노년기에도 활기찬 생활이 가능하다”고 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ed30109@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