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측정’ 배출량 조작 근본대책 마련 촉구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1급 발암물질 염화비닐 배출허용 초과결과 조작한 LG화학 규탄한다”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배출허용 초과결과 조작한 한화케미칼 규탄한다”
전남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8일 GS칼텍스 여수1공장·LG화학 화치공장·한화케미칼 여수공장 앞에 모였다. 광양만권 미세먼지 다량 배출사업장 배출량 감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현장이었다.
이들은 방독면을 쓰고 ▲불법배출업체 엄벌 ▲정부의 광양만·전라남도 실정에 맞는 미세먼지 종합대책 마련 ▲정부·국회의 미세먼지 다량 배출사업장 배출허용기준 강화 ▲‘셀프측정’ 배출량 조작 근본대책 마련 등을 주장하며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사건의 발단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환경부 소속 영산강유역환경청은 17일 대기오염물질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먼지·황산화물 등을 속여서 배출한 여수 산단 지역의 기업들을 무더기로 적발했다고 밝혔다. 광주‧전남 지역, 측정대행업체 4곳과 대기업 포함 235곳이 덜미를 잡혔다.
이번에 적발된 4곳의 측정대행업체는 측정을 의뢰한 235곳의 배출사업장에 대해 2015년부터 4년간 대기오염물질 측정값을 축소하여 조작하거나 실제로 측정하지 않고 허위 성적서를 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4곳의 측정대행업체는 ▲지구환경공사 ▲정우엔텍연구소 ▲동부그린환경 ▲에어릭스이며, 이들과 공모한 배출사업장은 ▲LG화학 여수화치공장 ▲한화케미칼 여수1·2·3공장 ▲에스엔엔씨 ▲대한시멘트 광양태인공장 ▲남해환경 ▲쌍우아스콘 등 6곳이다.
여수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LG화학 여수화치공장은 측정업체와 공모해 1급 발암물질인 염화비닐의 실측값이 207.97ppm으로 배출허용기준(120ppm)을 초과했음에도 3.97ppm으로 결과 값을 조작한 것을 비롯해 총 149건에 대해 측정값을 조작, 측정기록부를 거짓 작성했다.
또한,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 20건에 대해 배출허용기준 이내로 측정값을 조작해 입력했다. 먼지 실측값도 40.1ppm인데 10.1ppm으로 조작하고 조작된 값을 활용하여 기본배출부과금을 면탈 받았다.
한화케미칼 여수공장은 측정업체와 공모해 미세먼지 생성물질인 질소산화물의 결과치 평균값이 224ppm으로 배출허용기준 150ppm을 초과했음에도 113.19ppm으로 결과 값을 조작했다.
여수1공장에서 16건에 대해 측정값도 조작해 거짓 작성하고 배출허용기준 미만으로 조작한 8건을 대기배출원관리시스템에 입력했다.
뿐만 아니라 한화케미칼 여수1·2·3공장은 측정업체와 공모하여 실제 측정을 하지 않았음에도 측정한 것처럼 총 37부의 허위 측정기록부를 거짓 작성했다.
여수환경운동연합은 “LG화학, 한화케미칼 등 대기업에 대해 1급 발암물질인 염화비닐 등 특정대기유해물질에 대한 상습적인 배출허용기준 초과 등을 적용해 사업장과 경영자에 대해 최고형으로 가중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LG화학은 환경부 발표 직후 신학철 대표이사 명의의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신 대표는 “이번 사태는 LG화학의 경영이념과 또 저의 경영철학과도 정면으로 반하는 것으로 어떤 논리로도 설명할 수 없고 어떤 경우에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안을 인지한 즉시 모든 저감 조치를 취해 현재는 법적 기준치 및 지역사회와 약속한 배출량을 지키고 있지만,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관련 생산시설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역주민과 관계자의 걱정을 해소하기 위해 공신력 있는 기관의 위해성·건강 영향 평가를 지역사회와 함께 투명하게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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