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이한솔 기자]
조울증을 앓는 환자들이 5년 새 21% 껑충 뛰었다. 특히 20대와 70대 이상 노령층에서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기분이 들뜬 상태인 조증과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는 우울증이 번갈아 가며 나타나는 정신장애로 흔히 ‘조울증’이라고 부른다. 이는 기분·생각·행동 등에 극단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증상으로, 약물이나 상담 등 꾸준한 치료를 필요로 한다.
1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2013~2017년간 ‘조울증(양극성 정동장애, F31)’ 환자를 분석한 결과, 2017년 조울증 환자는 8만6706명으로 집계됐다. 2013년(7만1687명) 보다 21% 증가한 수치다.
조울증 환자는 최근 5년간 연평균 4.9% 증가 그래프를 그렸다.
성별 진료실인원은 5년간 여성이 남성보다 1.4배 많았고, 남성은 2013년 2만9576명에서 2017년 3만5908명으로 연평균 5.0% 늘었고, 여성은 같은 기간 4만2111명에서 5만798명으로 연평균 4.8% 증가했다.
입원 환자 진료비도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이 질환의 진료비를 살펴보면, 2013년 872억 원에서 2017년 1042억 원으로 5년 새 19.5% 증가했다. 입원 1인당 진료비가 최근 5년간 가장 빠르게 증가(연평균 4.6%)하고 있으며, 약국 1인당 진료비는 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경과 이정석 교수는 “예전에는 양극성 장애는 남녀 관계없이 동일한 유병율을 보인다고 생각됐으나 최근 연구들을 보면 여성에서 조금 더 높은 유병율을 보이는 결과가 많다. 여성환자가 더 많은 이유로는 무엇보다 임신, 출산과 그로 인한 심리사회적 스트레스가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특히 70대 이상 노령층과 20대 청년층에서 뚜렷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5년간 연령대별 연평균 증가율을 비교해보면 70대 이상이 12.2%로 전체 연령대 연평균 증가율인 4.9%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또한 8.3%로 그 뒤를 이었으며, 60대도 7.2%로 나타나 60대 이상과 20대 환자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013년 대비 증감률 또한 70대 이상 58.7%로 가장 높았고, 20대 37.5%, 60대 32.0%로 그 뒤를 이었다.
2017년 10만 명당 진료인원은 70대 이상 환자(305명, 전체 170명 대비 1.8배)가 가장 많았고 20대(209명), 30대(195명) 순으로 나타났다.
5년간 연평균 증가율 또한 70대 이상 7.6%로 가장 높았고, 20대 7.4% 그 뒤를 이었으며 다른 연령대의 증가율과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또한, 인구 10만 명당 진료인원의 연령대별 연평균 증가율은 성별에 따른 차이를 보였다. 최근 5년간 남자는 20대 환자가 8.5%(여자 20대, 6.5%)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반면, 여자는 70대 이상이 9.2%(남자 70대 이상, 5.2%)로 가장 높았다.
이정석 교수는 “노년기에는 가까운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거나 신체적 질병에 시달리는 등 여러 스트레스 요인이 많기 때문에 양극성 장애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젊었을 때 양극성 장애가 발생하여 노년기에 접어든 환자들과 노년기에 새로 양극성 장애가 발생한 환자들이 합쳐져 70대 이상에서 진료인원이 증가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무한경쟁으로 인한 학업, 취업스트레스로 20대들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 20대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일 정도로 많은 20대가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이 현실이며 이러한 이유로 국내 20대의 양극성 장애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70대 이상에서 여성이 높은 이유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평균 수명이 길기 때문에 70대 이상에서 여성 인구가 남성보다 많은 것 때문일 수 있다. 즉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더 오랜 시간을 살아가면서 남편의 사별 등 많은 상실을 경험할 수 있고 이러한 스트레스가 양극성 장애 발병과도 연관될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20대에서는 남녀를 불문하고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지만 조현병 등 다른 정신질환에서도 남자가 더 어린 나이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이유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남성들이 정신질환에 대한 생물학적 취약성이 더 높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이한솔 기자(lhs7830@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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