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수면에 대한 오해와 진실

pulmaemi 2019. 3. 15. 10:54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 

세계 수면의 날을 맞아 강동성심병원 신경과 이주헌 교수가 수면에 대한 오해를 짚어봤다.


따뜻한 봄기운에 밥을 먹고 난 후나 버스에서 또는 TV를 보다가 순간적으로 졸거나 졸음이 오는 경우, 춘곤증이나 만성피로인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점심식사 후 졸린 것은 정상적인 생리현상으로 볼 수 있지만 밤에 충분히 잤는데도 낮에 졸리거나, 졸지 않아야 하는 상황에서도 조는 등 스스로 졸음을 제어하지 못한다면 주간졸음증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주간졸음증은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기면증, 불면증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으며, 방치 시 여러 만성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수면다원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수면의 양은 하루 4시간에서 10시간까지 개인에 따라 다르다. 하루에 몇 시간을 자야지 정상이다라고 할 수 없고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 중요한 것은 수면의 양보다는 질. 깊은 잠을 자게 되면 조금만 자도 피로가 풀릴 수 있기 때문에 다음 날 활동하는 데 지장이 없으면 4시간도 충분하다.  

간혹 충분히 자지 못했다며 낮잠으로 잠을 보충하는 경우도 있는데, 밤잠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이른 오후(1-2시경) 15분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

밤만 되면 잠잘 걱정에 일찍 누워보지만 이는 불면증의 해결책이 아니다. 자려고 애쓸수록 잠은 도망갈 뿐 졸릴 때에만 잠자리에 드는 습관이 필요하다. 만약 누웠는데 20분가량 잠을 자지 못하고 뒤척인다면 차라리 일어나 졸음이 올 때까지 기다린 후 다시 잠자리로 가는 것이 좋다.  

오랫동안 잠을 청하기 위해 뒤척이며 누워 있는 날이 반복되면 오히려 눕기만 해도 정신이 맑아질 수 있음을 명심하자. 

나이가 들면 잠이 줄어든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나이가 들어도 필요한 수면시간은 크게 줄지 않는다. 노인의 경우 깊은 잠이 줄고 자주 깨는 경향이 있다 보니 밤잠은 줄어들지만, 대신 낮잠이 늘어나게 된다.  

결국 밤잠과 낮잠을 다 합치면 전체 잠의 양은 젊은 사람들과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노년기 불면증은 젊은 성인에 비해 신체나 정신질환에 의해 생기는 경우가 많으니 나이가 많아서 잠이 줄었다고 단순히 넘어가서는 안 된다.

▲이주헌 교수 (사진=강동성심병원 제공)

수면제는 중독이 되기 때문에 먹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수면제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고, 환자의 증상과 나이 등에 따라 다른 수면제가 처방 된다. 전문의의 처방에 따른 적절한 사용은 불면증의 고통도 줄이고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주헌 교수는 “과거의 수면제는 인체에 남아있는 잔류시간이 길었지만 최근의 약은 인지나 신체적 기능에 오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또 갑작스런 환경변화나 스트레스로 발생하는 급성불면증의 경우 수면유도제의 적절한 사용은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라며, “다만 개개인에 따라 효과나 부작용이 다를 수 있는 만큼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ed30109@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