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에 무지, 치료않고 방치---성교육 및 치료 유도 절실
'노인의 성'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도 중요
노인성병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생활수준의 향상과 의학의 발달로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노인이 증가했다. 또 비아그라와 시알리스 등 발기부전 치료제의 개발은 그동안 몸이 따라주지 않아서 마음속으로만 간직했던 성욕구를 이제는 노인들도 충분히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보건복지가족부 계명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조사·발표한 '2008 노인실태보고서'에는 60~64세 노인 1630명의 성관계 빈도를 조사한 결과, '하지 않는다'가 29.7%인데 반해, 42.2%가 '월 1~2회', 8.7%가 '주 1~2회'로 답해 절반 이상이 활발한 성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비율은 70~80대로 갈수록 급격히 낮아졌지만 85세 이상 노인 조사대상 61명 중 2.7%가 '월 1~2회'라고 답할 정도로 노년의 성생활은 일반적인 사회적 인식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게다가 2002년에는 70대 노인들의 사랑과 성을 솔직하게 담은 영화, '죽어도 좋아'가 상영, 노년의 성이 사회적 이슈가 되는 동시에 노년의 성을 새롭게 고찰하게 된 계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게다가 이 영화는 허구가 아닌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실제로 60대나 70대 이상의 노인들도 성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말해주고 있었다.
문제는 성욕구를 가지고 있고 활발한 성생활을 영위하고자 하는 노인들이, 부인과 사별했거나 부인이 성관계를 거부하는 경우 특정 만남의 장소를 통해 알게 된 여러 파트너와 성관계를 갖거나 혹은 성매매 여성과의 음성적인 관계를 통해 성병에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증가하는 노인 성병
건강보험관리공단이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성병에 걸린 사람 수를 조사한 결과, 2001년 37만 1047명에서 2007년에는 33만 6298명으로 9.4%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성병에 걸린 65세 이상 노인은 4957명에서 1만 1685명으로 136% 급증했다.
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성병으로 병원을 찾는 노인들의 수를 조사한 결과, 2002년 6557명에서 매년 11% 이상씩 증가, 2006년에는 1만 2509명에 이르러 이 기간 동안 성병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노인들이 2배로 증가했다.
윤하나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발기부전치료제가 보편화되면서, 또 발기부전 치료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노인들도 왕성한 성생활을 영위하게 돼 노인성병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또 이런 가운데 부인이 사별한 경우에는 다른 상대자를 찾다 보니까 성병이 더욱 확산된다고 덧붙였다.
이임순 순천향의대 산부인과 교수는 "성병감염 노인의 50% 정도가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않아, 자신이 성병환자라는 인식을 하지 못하고(성관계를 해) 다른 사람에게 옮기게 된다"고 말했다. 또 "나이가 들면 면역력이 약해져 세균이나 바이러스 침투가 쉬워져 성병 감염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과거 체계적인 성교육을 받지 못한 노인들은 성에대한 무지로 인해, 수치스럽다는 이유 혹은 나이가 많으니 대충 살다가 생을 마감하려는 이유 등으로 의학의 도움을 받지 않고 성병을 방치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성병을 악화시키는 동시에 성병전파라는 악순환으로 연결된다.
음성화 되는 성관계
노인들을 무성적인 존재로 취급하는 사회의 편견과, 나이가 들어서까지 성생활을 즐기는 것을 떳떳하게 말할 수 없는, '노인의 성'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는 노인들을 음성적인 성매매로 내 몰고 있는 현실이다. 또 노인의 성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 역시 성병에 감염된 노인을 방치하고 있다.
서울의 종묘공원에는 일명 ‘박카스 아줌마’라고 불리는 50~60대 할머니들이 홀로 있는 노년의 남성에게 접근해 박카스를 주며 접근을 시도, 몇 분의 대화 후 인근의 여관으로 이동해 성관계를 갖는 경우가 공공연히 발생하고 있다고 여러 언론들이 보도한 바 있다.
정신숙 인구보건복지협회 노인생활팀장은 "성병에 감염된 남성 노인들은 주로 배우자 사후 혼자이거나 부인이 있더라도 부인의 (성관계)거부 등으로 인해 부인을 성관계 파트너로서 부적합하다고 인식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들 노인들은 공원, 콜라텍, 노인정 등 특정 만남의 지역을 통해 알게 된 여러 파트너들과 성관계를 가지고, 또 공원 등에서 활동하는 직업 성매매 여성과의 음성적인 성관계도 맺는다고 전했다. 이때 성매매 여성은 과거 매춘부로서의 경력이 있는 경우가 많아 노인들이 성병에 걸릴 확률은 물론 성병이 전파되는 확률도 높다고 정 팀장은 설명했다.
정부와 자치구의 노력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