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건강

뽑아? 말아? 사랑니 발치의 적기는

pulmaemi 2019. 1. 7. 12:44

[메디컬투데이 이한솔 기자] 

흔히 ‘사랑니’라 불리는 치아는 영구치중 가장 안쪽에 있는 제3대 구치를 말하며, 치아 중 가장 늦게 나오는 치아이다. 보통 17세~25세 무렵에 맹출하는데, 이 시기는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많을 때며 특히, 새로 어금니가 날 때 마치 첫사랑을 앓듯이 아프다고 해 ‘사랑니’라는 명칭이 붙게 됐다. 


보통 치아가 자랄 때 뿌리부터 자라고 머리가 자라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치아는 머리부터 자란 뒤 뿌리가 어느 정도 자랐을 때 잇몸을 뚫고 나오게 된다. 사랑니 역시 마찬가지로 머리부터 자란 뒤 뿌리가 자라기 때문에 머리만 형성된 경우에는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17세~25세 무렵에는 치아의 뿌리가 자라 신경에 닿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의들은 뿌리가 자라 신경에 닿아 불편함을 느끼기 전인 중3~고1정도의 나이 때에 사랑니를 미리 뽑는 것을 권하기도 한다. 

이러한 불편함 이외에도 뿌리가 신경에 닿아 있으면 치아를 뽑는 것에 있어서도 난이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미리 뽑는 것은 예방적 차원에서 여러모로 장점이 있다.  

사랑니는 모두 맹출됐을 때는 좌·우·위·아래를 합쳐 4개가 존재한다. 선천적으로 사랑니가 없는 경우가 있으나 대부분 잇몸 속에 가려져있어 인지하고 있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사랑니는 정상적으로 맹출해 청결하게 유지 관리가 되면 아무 문제가 없는 경우도 있지만, 치열의 맨 안쪽 끝에서 공간이 부족한 상태로 맹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관리에 어려움이 많아 다양한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원래의 기능은 다른 어금니와 마찬가지로 음식을 씹어 소화하기 좋은 형태로 만드는 것이나 현대에 이르러서는 정상적인 위치가 아니라 기형적으로 맹출하는 경우가 많기에 정상적인 기능을 하는 경우는 소수이다. 치아 전부가 매몰된 채로 있는 매복지치, 비스듬하게 또는 수평방향으로 나는 수평지치, 불완전하게 나는 반매복지치 등이 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사랑니 중 특히 아랫니는 누워서 맹출하거나 일부분만 노출된 상태로 맹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에는 관리를 하기에 어려움이 많아 발치를 권하기도 한다. 딱히 염증이나 통증 같은 문제가 없는 경우 진단에 따라 그냥 두는 경우도 있다. 사랑니를 발치하지 않고 그냥 두는 경우 제대로 양치가 되지 않아 생기는 충치로 인해 인접 어금니로 충치를 옮기거나, 치아가 자라면서 다른 치아들을 압박해 치열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발치를 권한다. 

발치 과정은 환자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파노라마’로 불리는 방사선촬영을 통해 사랑니의 상태를 파악하고 전문의의 판단 하에 발치를 진행하게 된다. 정상적으로 맹출한 경우에는 발치 과정이 비교적 간단하지만 누워서 자라거나 잇몸 속에 매복돼있는 경우 발치 과정이 복잡해진다. 이런 경우 잇몸을 절개 한 후 사랑니 주변 뼈를 조금 갈아내고 치아를 조각내서 뽑아낸다. 사랑니가 턱뼈 속 하치조신경에 닿아 있거나 통과하는 경우에는 발치의 난이도가 급격하게 상승한다. 

발치 후의 통증은 사랑니의 위치와 맹출한 형태, 사랑니의 크기, 신경과의 관계 등 복합적인 요인에 따라 다르며, 수술 시간은 비교적 빠른 경우는 5~20분 정도에 끝나지만 어려운 경우는 1시간 이상 걸리기도 한다. 치료 중에는 딱딱하고 자극적인 음식은 염증이 생기거나 ‘드라이소켓’ 현상이 생길수도 있으므로 피하는 것을 권한다. 부드럽고 차가운 음식을 먹는 것이 좋으며, 빨대를 사용할 때 구강내 압력으로 인해 출혈이 멈추지 않을 수 있으므로 발치 후 며칠간은 빨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을 권유한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전상호 교수는 “사랑니가 났을 때 꼭 뽑을 필요는 없지만 문제가 생긴 경우에는 발치하는 것을 권유한다”며 “통증이나 불편함을 느끼기 전에 예방적 차원으로 미리 뽑는다면 중3, 고1 겨울방학쯤에 뽑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어 “발치과정은 사랑니의 상태에 따라 다르므로 필요한 경우 3D CT을 촬영해 사랑니 부근의 신경과 상악동 및 인접 중요 구조물의 근접성 정도를 정확하게 계산하고 안전한 발치를 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이한솔 기자(lhs7830@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