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지용준 기자]
2019년 새해가 밝았다. 저마다 올 한해 이루고자 하는 소망을 기원하겠지만 무엇보다도 한 해를 잘 보내기 위해서는 첫째도 둘째도 건강이 최우선일 것이다. 누구에게나 건강은 제1의 재산이듯 기해년 새해를 맞이해 건강검진을 통해 현재 자신의 건강상태를 확인해보는 건 어떨까.
최근 무료로 시행하는 국가검진부터 고가의 건강검진까지 선택의 폭이 다양해졌다. 그만큼 개인의 특성, 가족력, 연령에 따라 선택의 혼란스러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전문가 조언을 통해 나에게 딱 맞는 건강검진 선택법에 대해 알아보자.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권길영 교수는 “사람들은 ‘요즘 몸이 좀 안 좋아’라는 생각이 들면 치료 차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으려고 하지만 건강검진의 목적은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지키기 위한 것이지 치료가 아니다. 건강검진은 아무런 증상이 없어도 1년에 한 번 주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20~30대에는 ‘아직 젊으니까’ 하는 생각으로 음주, 흡연, 과로를 일삼는다. 이런 습관들이 쌓여 훗날 만성 질환을 비롯한 암으로 발전한다. 특히 요즘에는 암 발병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따라서 건강한 20~30대라도 기본적인 건강검진은 2년에 한 번씩 받아야 한다.
이 시기에 필요한 건강검진 항목은 혈압, 체중과 키 측정을 통한 비만도, 혈액검사(A형 /B형 간염 및 간 기능 검사, 고지혈증, 당뇨, 빈혈), 매독, 에이즈, 소변검사, 결핵 등을 발견하는 흉부 X-선 등이다. 또 최근 10~20대에서 급성 A형 간염이 많이 발병하므로 A형 간염 항체가 없는 경우에는 예방접종을 실시해야 한다. 성관계를 갖는 여성들은 자궁경부암 검진도 1년에 한 번씩 받도록 한다.
30대는 20대에 하는 기본 검사에 추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그 중 하나가 갑상선 기능검사와 갑상선암 검사다. 갑상선기능장애는 갑상선 호르몬 조절에 문제가 생겨 발병한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이나 저하증, 갑상선암은 30대 발병률이 높다. 가족 중 갑상선 이상이 있었던 사례가 있다면 더욱 주기적으로 갑상선 기능검사 및 갑상선암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여성의 경우에는 유방암 검사를 추가로 권장한다. 30대 유방조직은 치밀해 유방 촬영으로 발견하기 힘든 경우도 있어 정기적인 검진과 자가진단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유방암 자가 진단법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생리가 끝난 후 3~4일경에 우선 양손을 머리 뒤쪽으로 올려 깍지를 낀 자세를 취한 후 팔에 힘을 주고, 가슴을 앞으로 내밀면서 거울에 비친 유방의 변화를 관찰한다. 암 조직이 있다면 가슴 모양이나 윤곽이 평소와는 다르게 변할 수 있다. 그리고 유방을 손으로 만져보면서 비정상적인 혹이 있는지 살펴본다. 이렇듯 20~30대 건강검진을 받는 것은 중년에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보험과 마찬가지다. 아직 젊다고 건강에 대한 과신보다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데 중점을 두자.
40~50대의 중장년은 각종 암 검사를 충실히 받아야 한다. 그중에서도 한국인의 5대 암 검진(위암/대장암/유방암/자궁경부암/간암)을 포함한 정밀검진이 필수다. 특히 가족 중 특정 암을 앓았던 사람이 있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유독 한국인들은 위암 발병률이 높은 편이다. 따라서 1년에 한 번 내시경 검사를 통해 위암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하얀 우유와 같은 액체를 먹고 사진을 찍은 위장조영술 아니면 내시경 검사를 통해 위장 상태를 확인한다. 여성들은 40대 후반 이후 폐경이 나타난다. 폐경 전후로 골밀도 검사를 비롯한 유방암, 자궁경부암, 골반초음파 등의 검진을 매년 혹은 격년으로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밖에도 남녀를 불문하고 B형 간염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6개월에 한 번씩 간암 조기발견을 위한 간초음파 검사를 해야 한다.
50세부터는 정기적인 대장암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1년마다 대변 잠혈반응 검사를 받아 대장암 여부를 확인한다. 가능한 5년 간격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되, 대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대장암의 위험 요인을 가진 경우에는 의사와 상담을 통해 검사 간격 및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 또한 중년 남성과 폐경 후 여성에서 심혈관질환의 위험도가 급증하므로 심뇌혈관 질환의 가족력이 있거나 고위험요인을 가지고 있다면 심장이나 뇌혈관에 대한 정밀검사, 경동맥 초음파 등의 검사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60대는 노인성 난청, 백내장 등의 질환을 알아내기 위해 시력검사, 청력검사, 치아 문제와 같은 일반적 신체 기능 이상 여부는 반드시 검사해야 한다. 이밖에도 뇌졸중, 알츠하이머, 파킨슨병과 같은 뇌신경계질환이나 심장혈관질환 등의 노인성 질환에 대한 검사도 필요하다. 특히 60대는 뼈가 많이 약해져 약간의 부딪힘에도 골절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정기적으로 골다공증 검사를 받는 등 근골격계 질환과 관련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남자의 경우는 60대 이후 전립선암이 급격히 증가하므로 50대부터 PSA 수치를 정기적으로 측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더불어 최근 노년 우울증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은 우울증 검사로 긍정적인 정신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권길영 교수는 “무엇보다 검진 이후에는 결과에 따른 조치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대다수가 당장 수술이 필요한 질병이 아니면 검진 결과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그러면 건강검진을 하는 의미가 없다. 비만도, 혈압.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등 단 한 개라도 비정상 소견이 나타나면 음식조절, 금연, 운동 등의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지용준 기자(yjun8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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