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제2의 고통 ‘암성통증’, 포괄적 접근 필요

pulmaemi 2018. 12. 28. 13:20

[메디컬투데이 이한솔 기자] 

암은 발병 자체만으로도 심리적인 공포를 느낀다.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함께 수술, 항암 등 치료 간 발생하는 신체적 고통이 더해진다. 


이외에도 암환자가 겪는 가장 흔하면서도 고통스러운 증상이 바로 ‘암성통증’이다. 암환자의 삶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암성통증은 진행암 환자의 약 64% 정도가 경험하고 있다. 

암성통증은 단어 그대로 암환자가 겪는 통증을 뜻한다. 원인은 크게 종양과 수술, 방사선 치료 등 암 치료 그리고 치료에 의한 전신쇠약 및 환자가 가지고 있던 두통 등 기타 질환으로 나눌 수 있으며, 통증의 정도는 암의 종류, 진행정도 및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다르다. 

암성통증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원인이 되는 암성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지만, 이는 암의 완치를 뜻하는 것으로 즉각적으로 적용할 수 없다. 

경희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박성욱 교수는 “암성통증의 치료는 환자의 상태, 약물 부작용 등 개인별 고려돼야 할 요소가 많다”며 “환자별 맞춤화된 치료계획을 바탕으로 약물 치료, 중재적 통증 치료, 방사선 치료, 심리 사회적 지지 등을 포괄한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암성통증의 치료는 ‘약물’을 활용하는 것이다. 환자의 통증 강도, 동반 질환, 전신 상태 등을 고려해 환자에게 적절한 진통제를 투여하는데, 진통제는 마약성과 비마약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여기서 마약성 진통제는 통증 단계와 상관없이 투여해 증상을 조절하며, 경구 투여를 원칙으로 한다. 물론, 적정용량은 있다. 부작용 없이 통증이 조절되는 용량으로 환자마다 그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개별화해 투여해야 한다.

이러한 약물치료의 단점은 바로 ‘내성’과 ‘신체적 의존성’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초기용량 대비 진통완화기간이 짧아지는 것으로 무조건적인 증량보다는 환자 상태에 대한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조절할 필요가 있다.  

박성욱 교수는 “통증에 따라 고용량의 진통제가 필요하다면 복합성분보다는 단일성분 진통제를 권하며, 충분히 증량해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부작용이 발생하면 통증을 재평가해야 한다”며 “재평가 후에는 진통제를 전환하거나 보조진통제 투여, 중재적 통증 치료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약성 진통제와 비마약성 진통제를 혼용하면, 한 가지만 사용하는 것에 비해 진통효과가 좋다. 각각의 용량을 줄일 수 있으며, 마약성 진통제를 적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단, 비마약성 진통제는 위장장애가 있거나 감염가능성이 있는 환자에게 사용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암성통증 환자의 대부분은 2주 이상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한다. 중독을 우려할 수 있지만, 굉장히 드물다. 물론, 반드시 환자·보호자를 대상으로 주기적인 평가 및 교육이 동반돼야 한다.  

또한 통증 전달을 억제하거나 척수강, 신경총에 약물을 투여해 통증을 조절하는 방법인 중재적 통증 치료가 있다. 대표적으로 신경차단, 척수 진통법이 있다. 

약물치료 간 통증이 조절되지 않거나 투여에 어려움에 있는 환자에게만 권장되며, 패혈증, 시술 부위의 감염, 혈액 응고장애 등이 있다면 적합하지 않다. 

박 교수는 “중재적 통증 치료는 약물 치료와 병행돼야 통증해소 및 진통제 증량에 따른 부작용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중재적 통증 치료만으로는 완전한 통증해소를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통증 조절의 최후이자 보조적인 수단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교수는 “통증 평가 및 치료에 걸쳐 심리사회적 지지는 물론 통증관리에 대한 보호자·환자 대상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며 물리치료, 마사지 등과 같은 물리적 요법과 인지 요법이 병행돼야 함을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이한솔 기자(lhs7830@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