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바이오틱스 유래 젖산에 의한 장 손상 예방 기전 모식도 (자료=서울아산병원 제공) |
[메디컬투데이 조용진 기자]
최근 장내 미생물을 활용한 차세대 질환 예방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는 가운데, 프로바이오틱스에서 분비하는 젖산이 장 줄기세포를 활성화하고 소장 점막 상피층을 복원해 복통과 설사를 예방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권미나 교수팀은 생쥐에게 프로바이오틱스를 투여한 결과 젖산이 증가해 장 줄기세포가 눈에 띄게 늘었으며, 줄기세포의 활발한 분화로 장 조직세포가 많아져 소장 점막 상피층이 발달했다고 20일 밝혔다.
특히 항암제 투여와 방사선 조사를 받은 생쥐에게 프로바이오틱스를 먹인 결과 소장 점막 상피층이 복원됐으며 복통과 설사로부터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암환자가 항암과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 소장 점막 상피층이 가장 먼저 손상돼 설사와 복통 증상이 뒤따라 지사제를 복용하고 전해질을 보충하는 등 사후 치료를 받는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암환자들의 항암치료 후 소장 점막 상피세포 손상을 프로바이오틱스를 활용해 예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장 손상 생쥐 모델 실험에서 권 교수팀은 프로바이오틱스를 주입한 생쥐와 그렇지 않은 생쥐를 관찰한 결과,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한 생쥐에서 장 줄기세포가 크게 늘어 장 조직을 구성하는 세포들(파네트세포, 상피세포, 점액분비세포 등)의 수와 기능도 함께 증가한 것을 발견했다.
또한 항암제와 방사선으로 장 손상을 유발한 후에도 프로바이오틱스를 투여하자, 장 줄기세포가 보호되고 소장 점막 상피세포 손상이 현저히 줄어든 것을 관찰했다.
권 교수팀은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한 생쥐의 소장 점막을 면밀히 관찰한 결과, 장 줄기세포를 활성화하는 신호물질(Wnt3 사이토카인)이 프로바이오틱스에서 나오는 젖산의 신호로 조절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장 줄기세포 주변에는 파네트세포와 기질세포가 있는데 이 안의 젖산수용체가 프로바이오틱스에서 분비하는 젖산을 만나 활성화되면, 신호물질(Wnt3 사이토카인)이 분비돼 장 줄기세포가 증식하고 분화하는 것이다.
연구책임자인 권미나 교수는 “이번 연구는 프로바이오틱스가 분비하는 젖산이 장 줄기세포의 증식과 분화를 조절하는 기전임을 증명한 기초연구”라며, “향후 후속 임상연구를 거쳐, 프로바이오틱스로 항암과 방사선 치료에 의한 장 손상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되어 암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연구의미를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셀(Cell) 자매지 ‘셀 호스트 앤 마이크로브’ 12월 호에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조용진 기자(jyjthefake@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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