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유아 건강

소변 자주 본다면 '과민성 방광' 의심

pulmaemi 2018. 10. 29. 14:34

[메디컬투데이 조용진 기자] 

지난 1년간 소변을 너무 자주 봐서 걱정이 되어 비뇨의학과를 찾은 50대 중반 여성 S씨는 하루에 10여 차례 이상 소변을 본다고 한다. 근처 산부인과에서 방광염으로 진료를 받았지만 나아진 것은 그 때 뿐이었고, 시간이 지나도 소변에 특별한 염증 소견이 보이는 것도 아니라고 하였다. 소변을 너무 자주 보는 것이 과연 큰 병일까.


소변이 만들어져 체내 밖으로 나오는 우리 몸 속의 길을 요로라고 부른다. 요로는 크게 상부요로와 하부요로로 나눌 수 있는데, 소변을 보는데 불편한 증상인 배뇨 증상은 대부분 하부요로의 이상으로 인해 나타나게 된다. 

하부요로의 기능은 방광 충만기에 완벽한 요자제와 함께 저압력 요저장을, 배출기에는 자의적 요배출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다. 하부요로 증상은 크게 저장 증상, 배뇨 증상, 배뇨 후 증상으로 나눌 수 있다. 

소변을 자주 보는 증상은 대표적인 저장 증상 중 하나이다. 앞서 말한 사례 환자가 비뇨의학과로 내원을 하게 되면 우선 철저한 문진을 하게 된다. 문진으로는 신경학적 이상을 일으킬 수 있는 병력, 증상이 선천적이었는지 여부, 현재 복용하는 약물 유무, 요로감염 유무, 방관요관역류와 같은 해부학적이상 유무, 비뇨기계결석 유무, 비뇨기계 수술력 등을 확인하게 된다. 

신경학적 이상이나 하부요로 증상과 연관된 합병증이 동반되지 않은 환자의 하부요로 기능평가는 매우 간단하다. 병력청취, 신체검사, 기본적인 검사만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신경학적 이상이 있거나 하부요로 기능이상과 연관된 복잡한 상황이 있는 환자에서는 병력청취, 신체검사 외에도 신경학적 검사, 영상검사, 내시경검사, 요동학 검사 등의 다양한 평가방법이 필요하다. 

만약 신경학적 이상도 없고, 하부요로 증상과 연관된 합병증도 동반되지 않았고 현재 특별히 복용하는 약물도 없으며, 요로감염도 없고 방관요관역류와 같은 해부학적 이상도 없고 결석, 비뇨기계의 수술력도 없다면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질환은 과민성방광이다. 

과민성 방광은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남녀간 유사한 빈도를 나타내고, 나이가 들수록 그 빈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과민성 방광의 표준화된 국제요실금학회 정의를 이용한 EPIC 연구는 유럽 4개국과 캐나다의 과민성 방광 유병률을 보고하였는데, 전체적인 과민성 방광 유병률은 11.8%(남성 10.8%, 여성 12.8%),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하부요로증상의 유병률은 64.3%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에서 조사한 Korean EPIC 연구는 18세 이후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과민성 방광을 비롯한 하부요로 증상의 유병률을 보고하였는데, 과민성방광은 남성 10.0%, 여성 14.3%, 전체 12.2%였다. 역시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민성 방광의 치료법은 보존치료, 약물치료, 수술치료로 구분하고 가급적 요저장 기능을 향상시키는 치료와 요배출 기능을 향상시키는 치료로 구분하여 치료한다.

보존치료의 대표적인 방법이 환자교육이다. 흡연, 비만, 변비, 카페인, 산성음료, 술, 탄산음료 등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과도하게 수분섭취를 제한하시는 경우도 있지만, 이러면 소변이 농축되어 방광이 자극되며, 과도한 수분섭취는 소변의 양을 증가시켜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며 적절한 수분섭취가 바람직하며 하루 1.5 L 정도의 소변량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는 방광훈련과 시간제 배뇨가 있다. 방광훈련은 환자가 요절박 또는 절박요실금이 발생하기 전에 배뇨를 하도록 의도적으로 일정한 시간간격을 유지하며 배뇨하는 것을 말하며, 환자의 증상이 호전되면 점차 배뇨 간격을 넓혀나간다. 보통 골반저근운동, 약물치료와 함께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시간제배뇨는 당뇨병에 의한 신경인성방광환자와 같이 방광의 감각이 저하되어 배뇨간격이 넓은 환자에서 적절한 배뇨간격을 유지하여 배뇨가 부적절하게 연기되는 것을 막는 방법이다. 

세 번째는 골반저근운동법이다. 이는 골반저근을 강화하고 요절박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방법으로 보통 골반저근의 감각을 느끼기가 어려우므로 항문의 괄약근을 5-10초간 천천히 힘을 주어 수축시켰다가 다시 이완하는 방법을 하루에 짬날 때마다 시행하는 방법이다.  

네 번째는 요절박억제법으로 요절박이 있을 때 바로 화장실로 뛰어가지 말고 앉아서 다리를 모으고 골반저근을 수축하여 요절박을 억제한 후 화장실로 가는 것으로 절박요실금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유지형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이러한 환자교육으로도 효과가 없다면 병원에서 바이오피드백이라고 불리는 생체되먹임 치료를 하게 되는데 이는 여러 가지 장비를 이용하여 환자분이 골반저근의 수축을 정확히 알도록 하여 골반저근을 강화시켜주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외에 질이나 항문 내 전극을 삽입하거나 전기자극을 가하는 전기자극치료, 골반저근부위로 전자기장을 방출하여 골반저근의 수동적 자극을 일으키는 장치들을 사용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소변을 잘 배출시킬 수 없는 경우에는 아랫배를 눌러 소변을 보게 하는 크레데법이나 발살바법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때는 상부요로변화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상부요로에 대한 주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보통 소변의 배출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간헐적자가도뇨법을 사용하여 환자 또는 보호자가 400-500 mL 이하의 도뇨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시간 간격을 조절한다. 이러한 자가도뇨가 불가능하거나 힘들 경우 경요도 또는 치골상부유치도관을 삽입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때에도 정기적인 검사를 하여 다른 합병증은 발생하지 않는지 주기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하지만 가장 많이 시행하는 치료는 약물치료이며 요저장 기능과 요배출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많은 약제가 개발되어 있고 그 효과도 우수하다. 그리고 이러한 약물치료에 반응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여러 가지 수술치료를 고려해 볼 수도 있다.

유지형 교수는 “소변을 너무 자주 본다고 하여 꼭 큰 병인 것은 아니며 의료진과의 상담과 철저한 문진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충분히 증상의 개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조용진 기자(jyjthefake@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