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이한솔 기자]
정부가 대중교통 실내의 공기질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대중교통차량 환기설비 설계·제작 현황'에 따르면, 실내공기질 측정장비 설치를 권고한 환경부 고시가 시행된 2014년 3월 이후 설계·제작된 대중교통차량 중 실내공기질 측정장비를 설치한 차량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고시 '실내공기질 관리를 위한 대중교통차량의 제작·운행 관리지침'에 따르면, 지하철·기차·시외버스 등 대중교통차량은 실내공기질 측정장비를 설치하거나 실내공기질을 2년에 1번씩 측정하고 그 측정값을 관리해야 한다.
송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고시 시행 이후 신규 설계·제작된 대중교통차량(기차 380량, 지하철 890량, 버스 1만7630대) 중 실내공기질 측정장치를 부착한 차량이 하나도 없었다. 신규제작차량 중 공기정화장치가 부착된 차량은 기차는 0%, 지하철은 25%에 불과했다.
송 의원은 “한국인의 일일 시간별 활동양상 조사결과를 보면 교통수단 실내에 1~2시간 머무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현재 야외공기나 지하역사의 실내공기질만 제대로 측정·관리되고 있는데, 정작 국민들이 많이 마시는 공기는 대중교통차량 내부의 공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실내공기질에 대한 정보를 국민이 알 수 있도록 자동측정기 설치를 의무화하고 실시간으로 수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그렇게 해야 대중교통차량 내부의 실내공기질이 적정수치로 관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하철의 경우 2016년 기준 서울, 경기, 부산, 인천, 광주, 대구, 대전 등 전국 40개 노선에서 8,543대가 운행되고 있지만, 송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2015년~2017년 지하철 실내공기질은 169회 측정한 게 전부다. 철도와 시외버스는 시도 간 관리대상이 명확하지 않아 오염도검사 실적이 전무한 실정이다.
2015~2017년 지하철 차량 내부 미세먼지(PM10) 측정값 169회를 의원실에서 분석한 결과, 외부(야외)에서 측정한 미세먼지가 ‘좋음’인데 지하철 차량 내에서 측정한 미세먼지는 ‘보통’이거나, 외부(야외)에서 측정한 미세먼지가 ‘보통’인데 지하철 차량 내에서 측정한 미세먼지는 ‘나쁨’인 경우가 23%에 달했다. 평균적으로는 지하철 내부 미세먼지 측정값이 외부 측정값보다 1.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광주, 대구, 부산의 지하철 내 미세먼지가 더욱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 호선까지 정보가 공개된 2016~2017년 지하철 차량 내부 미세먼지(PM10) 측정값을 살펴본 결과, 가장 높은 측정값은 2017년 광주광역시 광주1호선에서 측정된 131.7로 바깥 공기에 비해 무려 2.7배 높은 수치였다. 그 뒤로 대구 3호선(122.3), 대구 1호선(118.9), 대구 2호선(115.2), 부산 1호선(106) 순이었다.
송의원은 “대중교통차량 내부 실내공기질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가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며 "지침은 대중교통차량의 제작자와 운송사업자에게 지침 준수의 책무를 부여하고 있지만, 제재가 없어 아무도 지키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이 마시는 공기의 질 관리를 민간사업자에게 온전히 맡기는 것 역시 온당치 않다”며 환경부 차원에서 대중교통차량 실내공기질 관리가 필요함을 지적했다.
메디컬투데이 이한솔 기자(lhs7830@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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