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환경성질환, 안전

직업에 따라 치아 건강 수준 달라진다

pulmaemi 2018. 10. 10. 16:41
육체직 노동자, 비육체직 노동자 비해 치아우식증 발생 위험도 높아

[메디컬투데이 조용진 기자] 

직업의 종류와 근무 환경이 치아건강에 영향을 준다. 실제 강릉원주대 치대 치위생학과 신선정 교수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해 19~64세 성인 중 7676명의 직업별 치아 건강 상태를 분석한 결과, 육체 노동을 하는 사람이 비육체 노동을 하는 사람에 비해 치아우식증이 발생할 위험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육체직(41.5%)과 비육체직(36.5%)의 차이가 1.19배, 여성의 경우 육체직(40.6%)이 비육체직(28.6%)로 1.67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외부의 환경에 따라 피부상태, 몸 건강이 달라지듯 구강 역시 외부의 영향을 받는 직업성 치아질환이 존재한다. 

실제 노동부는 황산, 염산, 질산, 불소, 염소 등의 다섯 가지 화공물질을 다루는 근무환경에 노출된 사람이 발생하는 ‘직업성 치아부식증’을 법적 직업병으로 1994년 지정했다. 치아를 부식시키는 화학물질이 노출된 환경에서 반복적인 일을 해야 하는 개인의 직업에 따라 치아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백영걸 용인동백 유디치과의원 대표원장과 함께 직업에 따른 치과질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관악기연주자, 목수, 유리공 등은 입을 자주 사용하며 송진, 분진가루, 나무가루가 날리는 환경에서 호흡을 해야 하는 직업으로 각 종 치아질환에 노출되고 치아가 닳을 수 있다. 

특히, 관악기연주자나 유리공은 악기나 긴 막대를 입에 물고 불기 때문에 구강 내에 압력이 가해진다. 이로 인해 치아 앞니가 마모돼 틈이 생기며 입 안으로 침을 분비하는 침샘 중 가장 큰 이하선(귀밑샘)의 공기 흐름에 문제가 생긴다. 

치아 마모증 초기에는 불소를 이용해 치아를 강하게 만드는 치료방법과 레이져 치료를 통해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치아 마모가 계속 진행 중인 상황이라면 치아가 더는 마모되지 않게 금이나 세라믹 등으로 씌워주는 치료를 하게 된다.

용접이나 건설현장 등 온도가 높은 환경에서 근무하는 사람의 경우 구내염 유발 위험이 높다. 구강점막이 열의 영향을 많이 받아 염증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건설현장의 노동 강도는 매우 높다. 이러한 노동의 강도와 과도한 업무로 인해 구내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구내염 증상으로는 입 주변 혹은 입 안에 흰색 궤양이 생기는데, 이러한 궤양은 굉장히 큰 통증을 발생시키며, 특히 입술 구내염의 경우에는 말하거나 음식을 삼킬 때 계속해서 통증을 유발한다. 구내염이 발생한 경우 혀로 건들거나 치아를 이용하여 물거나 뜯는 경우에는 더욱 심하게 재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제과점에서 근무하는 사람의 경우 치아우식증 유발 위험이 높다. 작업 환경이 밀가루와 같은 탄수화물과 설탕 등의 당분에 많이 노출되기 쉬워 입 속이 충치가 생기기 쉬운 환경이 된다. 빵과 쿠키 등의 디저트를 만들면서 반복적으로 맛을 보는데, 그 때마다 양치질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다른 직업에 비해 충치유발위험이 높다. 

양치질을 한다 해도 전체 구강면적에서 칫솔이 닿는 면적은 딱 4분의 1에 불과 하기 때문에 칫솔이 닿지 않는 부분에 충치균이 남아 있을 수 있다. 제빵사의 경우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치아 상태를 점검하고 관리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치아에 영향을 주는 화학물질에 쉽게 노출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의 경우 일차적으로 마스크를 사용해 노출 범위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섬유질이 많은 과일이나 야채, 견과류 등의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저작활동을 통해 화학물질이 제거되어 도움이 된다. 

또한 올바른 칫솔질을 통해 평소 깨끗한 치아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직업성 치아질환이 발생했다면 즉시 가까운 치과를 방문해 스케일링 및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백영걸 용인동백 유디치과의원 대표원장은 “근로자에게 충치, 잇몸질환, 치아마모증 등의 구강질환이 발생하면 경제손실을 부를 수도 있다”며 “이는 개인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노년기 구강건강 문제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조용진 기자(jyjthefake@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