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임우진 기자]
자궁근종은 30대 여성의 50%, 50대 여성의 80%에서 확인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이러한 근종은 수술을 통해 제거할 수 있는데, 특히 복강경 제거술은 개복 제거술에 비해 흉터가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어서 인기 있는 수술법이다.
그런데, 복강경 제거술이 개복 제거술보다 위험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복강경 제거술은 제거된 자궁근종을 복부 구멍을 통해 적출하기 위해 분쇄기를 활용한다. 이때 제거술 이후 조직검사에서 근종이 아니라 자궁암으로 드러나고 분쇄된 암덩어리가 복강내에서 퍼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2014년 미국식품의약국(FDA)는 자궁근종 복강경 제거술이 암 전이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후 분쇄기를 사용하는 복강경 제거술은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자궁근종이 조직검사 후 자궁암으로 드러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이 경우에도 복강경 제거술과 개복 제거술 사이 사망률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산부인과 육진성 교수는 ‘복강경 대 개복 자궁근종제거술 후 예상치 못한 자궁암 환자의 6년간 생존비교; 11년간 코호트 연구’ 결과를 최근 미국부인암학회 공식저널이자 부인암 분야 최고 권위지인 Gynecologic oncology를 통해 발표했다.
육 교수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의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궁근종 제거술을 시행한 7만 8826명 중 복강경 제거술을 시행한 2만 2,613명과 개복 제거술을 시행한 5만 6213명의 생존률을 2016년까지 6년 이상 (최대 10년) 추적 조사했다.
연구 결과, 수술 후 예상치 못한 자궁암이 발견된 경우는 복강경 제거술에서는 18명, 개복 제거술에서는 47명으로 양쪽 모두 평균 0.08%로 매우 낮은 수치를 보였다.
복강경 제거술 생존율은 88.9%(16명)이였으며 개복 제거술은 생존률은 93.6%(44명)이였다. 수술후 평균 생존기간은 복강경 제거술은 2635일(약 7년 3개월)이였으며 개복 제거술은 3034일(약 8년 4개월)이였다. 이를 카플란 메이어(Kaplan-meier) 생존분석으로 본 결과 두 집단간 생존율은 차이가 없었으며, 나이, 사회경제적 지위, 자궁내막암 유무 등을 보정한 콕스 (Cox proportional hazard) 생존분석에서도 복강경 사용유무는 생존율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또한, 이 연구를 통해서 2006년 87.7%이였던 개복 제거술은 2010년에는 63.1%로 크게 떨어진 반면, 복강경 제거술의 사용비율은 2006년 12.3%에서 2010년 36.9%로 5년간 세 배로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
육진성 교수는 “분쇄기 사용 여부에 따라 나뉜 두 그룹의 생존율에는 차이가 없었으나, 삶의 질이나 재발률 등을 비교한 것은 아니므로 무조건 분쇄기 사용이 문제없다는 의미는 아니다”면서도 “다만 이번 결과가 추후 FDA의 자궁근종 분쇄기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업데이트할 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육 교수는 2015년부터 자궁근종에 대한 분쇄기 관련 연구를 국제산부인과학회지 (International Journal of Gynaecology and Obstetrics) 및 외과임상종양학회연보(Annals of Surgical oncology) 등에 잇따라 3편을 게재했다.
메디컬투데이 임우진 기자(woojin180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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