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vs한의협…전문의약품 응급키트 도입으로 '썰전'

한의협, 봉침 여성 사망 사건으로 응급키트 도입 주장 
의협, 전문의약품 응급키트 도입 무면허 불법 의료행위 방조하게되는 것

［메디컬투데이 지용준 기자］ 

한의원에서 봉침을 맞은 30대 여성이 쇼크로 인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한의계와 의료계가 전문의약품 응급키트 도입을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현행 법 규정에는 한의의료기관에서 ‘에피네프린’과 같은 응급의약품을 구비해 유사시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명확한 조항이 없는 상태지만 양방 측 반대로 전문의약품이 포함돼 있는 응급키트를 자유롭게 비치하거나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환자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책무를 완수하기 위해 한의학적 근거와 원리에 따라 ‘전문의약품 응급키드’사용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위급상황에 대비할 수 있게 한의원과 한의병원에 에피네프린과 같은 응급 전문의약품을 구비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한 것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의협은 “한의원에 현대의학의 응급전문의약품을 구비하도록 하겠다는 한의사협회의 주장은 한의원에서 아나필락시스 같은 생명이 위중한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하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한의사들에게 무면허 불법의료행위를 시키겠다는 것이나 다름없고, 모든 한의사들을 범법자로 만들겠다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한의협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응급구조사가 ‘에피네프린’ 등 다양한 응급약물을 투여할 수 있고 영국은 에피네프린을 포함 20~30여 종의 약물투여가 가능하지만 국내는 양방의 반대에 부딛쳐 한의사가 봉독 이상반응에 필요한 에피네프린과 항히스타민 등 응급상황 대비 의약품을 ‘전문의약품’이라는 이유로 사용에 제한받고 있는 실정이다”고 꼬집었다.

의협 측은 “한의협의 불법의료행위를 조장하는 행위를 절대 용납하지 않고, 한의원에서 응급전문의약품을 사용할 경우 고소·고발을 포함한 법적 책임을 끝까지 물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메디컬투데이 지용준 기자(yjun89@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