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생활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의 땀은 더울 때 흘리는 땀과 다르다?

pulmaemi 2018. 8. 10. 13:21

[메디컬투데이 조용진 기자] 


#평소 건강하던 47세 김모씨는 유난히 이번 여름에는 더위를 잘 타고 땀이 많아졌으며 갈증을 자주 느꼈다. 이전과 달리 가벼운 운동에도 숨이 차고 다리의 힘이 빠지며 4개월 동안 5kg 체중 감소가 있어 병원을 찾았다가 갑상선기능항진증 진단을 받았다.

김모씨처럼 더위를 못 견디고 전신쇠약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더위와 갑상선기능항진증의 연관이 있을까 궁금해진다. 기온에 따른 갑상선 질환의 발병 빈도는 차이가 없다. 단지 갑상선기능항진증의 전형적 증상 중 하나인 땀이 많이 나고 더위를 참지 못하는 증상이 외부의 고온과 겹쳐지면 환자가 여름을 지내기 더욱 힘들어진다는 점이다. 

요즘 같이 무더운 여름에 흘리는 땀과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가 흘리는 땀은 모두 탈수를 조장한다는 공통점이 있으나, 근본적인 발생 원인은 다르다. 전자의 경우 주변 환경의 고온으로 인하여 체온이 오르는 것을 방지하고자 체내의 열을 발산할 목적으로 흘리는 땀이며, 갑상선기능항진증의 경우, 필요 이상으로 과다한 갑상선 호르몬에 반응하여 체내 장기에서 에너지 생산이 많아지고 이로 인한 체내 열 발생이 증가하여 흘리는 땀이다. 즉 더워서 흘리는 땀은 우리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보호 작용의 일환이지만,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의 땀은 병적으로 생성된 땀이다.  

비록 흘리는 땀은 같지만,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는 그 외에 몇 가지 특징적인 증상을 동반하는데, 우선 편안한 상태로 있는데도 불구하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맥박이 빨라지며, 조금만 긴장해도 손을 많이 떨고 심할 경우 온몸을 떨기도 한다. 일반인들은 극심한 더위에 입맛이 떨어지기 쉽지만,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들의 경우 식욕은 왕성해지는 반면 체중은 감소한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갑상선에서 호르몬 합성을 일방적으로 자극하는 물질이 만들어지는 소위 ‘그레이브스병’이라는 것이다. 현재까지 왜 이러한 물질이 특정 환자에게 만들어지는지 정확히 알려져 있지는 않다. 이러한 갑상선자극물질은 혈액을 채취하여 측정할 수 있으며, 대부분 항진증 환자의 혈액에서 수치가 높게 측정된다. 

정상인의 경우 혈액의 갑상선호르몬 농도가 일정 범위로 유지되는데,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의 경우 갑상선 호르몬이 과다하게 만들어지고 우리 몸 장기들이 이러한 과다한 갑상선 호르몬에 반응하여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우선은 더위를 참지 못하고 땀을 많이 흘리며,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고 손발이 떨린다. 식욕은 왕성하지만 체중은 감소하며, 신경이 예민해져서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내며, 특별히 한 일도 없는데 피로감이 엄습한다. 가벼운 움직임에도 숨이 차고, 피부가 가려우며, 변이 물러지고 횟수가 잦아진다. 여성의 경우 생리가 불규칙해지고 양이 줄어든다. 

현재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은 만큼 특별한 예방법이 있지는 않다. 요오드 섭취량이 문제될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평소 요오드 섭취량이 충분한 관계로 식생활과 관련하여 갑상선 질환이 발병하고 악화되지는 않는다. 단지 요오드가 어마무시하게 들어있는 건강보조제의 경우 갑상선 기능을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으므로 무분별한 섭취는 피하여야 한다.

고경수 인제대 상계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다행히 드물기는 하지만 안구가 심하게 돌출되는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들은 흡연이 안구돌출을 더욱 조장하므로 반드시 금연하여야 한다”며 “이외에도 일반적으로는 과도한 스트레스를 피하는 정도가 권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생기는 가장 흔한 원인은 기존 복용하던 약물을 임의로 중단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여러 알을 수회 복용하여야 하지만 한두 달 내에 갑상선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오며, 이후에는 약물 용량을 줄여가면서 하루 일회 복용으로 줄이게 되며, 그 상태로 일 년 전후동안 약을 복용하여야 하는데, 갑상선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임의로 약을 중단하면 십중팔구 재발하게 된다. 

고경수 교수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은 증상이 뚜렷하고 치료가 어려운 병도 아니며, 치료에 따른 합병증도 무시할 정도”라며 “환자 자신이 임의로 약을 중단하거나 주변 이야기를 듣고 엉뚱한 치료에 매달림으로 병을 키우거나 치료 기간을 늘릴 이유도 과학적 근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조용진 기자(jyjthefake@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