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심혈관계 질환

산소 부족으로 인한 뇌손상, 새로운 치료 물질 개발되다

pulmaemi 2018. 8. 16. 13:35
한국뇌연구원 라종철 박사팀, 뇌혈관 폐색으로 인한 뇌손상 치료 물질 발견

[메디컬투데이 조용진 기자] 

국내 연구진이 산소 부족으로 인한 뇌손상을 치료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뇌연구원에 따르면 라종철 책임연구원팀이 허혈성 뇌졸중 등으로 막혔던 혈관에 혈액이 다시 돌 때 일어나는 뇌손상의 치료 물질을 발견했다. 

허혈성 뇌졸중은 뇌혈관 폐색으로 혈류가 감소하면서 뇌조직이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허혈성 뇌졸중이나 고산병이 일어나면 혈관을 통해 뇌 신경세포에 공급되는 산소공급이 줄어들면서 저산소증이 나타난다. 

이때 다시 혈액을 공급해 지속적 뇌손상을 방지해야 하는데, 다시 산소를 공급받는 과정에서 신경세포가 지나치게 흥분해 추가적인 뇌손상이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혈류를 정상화하는 단계에서 신경세포의 흥분을 조절해 손상을 억제하는 치료제의 개발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혈액이 다시 공급될 때 신경세포의 과다한 흥분을 일으키는 양이온통로(HCN통로)를 확인했다. 또 혈류를 정상화하기 전에 해당 이온통로를 억제하는 물질인 제이트브레딘(Zatebradine)을 사용하면 신경세포의 과흥분과 독성을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기존에는 뇌졸중 환자나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회복을 위해 체온을 32℃까지 낮추어 뇌에 흐르는 혈류를 느리게 하는 저체온요법이 많이 이용됐으나, 이번 연구는 신경세포의 흥분을 직접 낮추는 방법을 발견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라종철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발견된 이온통로 억제제는 본래 부정맥 치료용으로 사용되던 약물”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뇌의 재관류 손상 억제용으로도 효과가 있음이 증명되면서 저산소성 뇌손상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억제제를 재관류 손상 치료용 약물로 국내 특허 출원했다. 또한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Neuropharmacology’ 8월호에 게재된다.   
메디컬투데이 조용진 기자(jyjthefake@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