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코·귀·피부

'드르렁~' 코골이, 물리 치료로 해결 가능하다

pulmaemi 2018. 8. 8. 14:52
편도절제술 수술 어렵거나 수술 후 재발했을 때 효과적

[메디컬투데이 조용진 기자] 

우리가 숨을 쉴 때 목젖과 혓바닥 등 구조물들이 길을 잘 비켜주면 공기가 기도로 순탄하게 들어가는데, 이 통로를 숨길이라고 한다. 그런데 수면 중일 때는 이런 구조물들을 지탱하는 근육에 힘이 빠지고, 쳐짐이 생긴다. 

 
이러한 쳐짐이 심하면 목젖도 뒤로 쳐지고, 혓바닥도 쳐지면서 숨길을 막게 되는데 이때 기도가 좁아지면서 코골이, 수면무호흡이 발생하게 된다. 이처럼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은 상기도(혀뿌리, 목젖 부위)의 근육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에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근육을 수축시켜 늘어지지 않고 강화하는 상기도 근기능강화운동(일명 코골이 물리치료)이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소아 코골이, 수면무호흡 치료는 편도선 및 아데노이드 절제술이 해결책으로 여겨져 왔고, 수술 직후에는 증상개선이 쉽게 이뤄지지만, 재발률이 70%가량 발생할 만큼 장기적인 효과는 낮아 아쉬움이 있었다.  

또한 일명 코골이 수술이라 불리는 구개수구개인두성형술 역시 성인에서 장기적으로 만족스러운 결과가 채 50%도 되지 않았다. 다시 말해 구조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상기도(혀뿌리, 목젖 부위)의 근기능이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상기도 근기능강화운동은 연부조직 깊이 위치한 근육을 강화하는 치료이므로, 수술 전후를 막론하고 수면 중 기도가 열리는데 도움을 준다는 원리는 동일하다.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이비인후과 김호찬 교수는 “상기도 근기능강화운동(일명 코골이 물리치료)만으로 아주 심한 무호흡을 정상으로 개선할 수는 없지만 코골이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수술을 했더라도 장기적으로 좋은 결과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며 “또한 양압호흡기 사용 시 불편감을 줄이는 등 보조적인 치료로서 반드시 필요하고 효과가 증명된 신개념 치료”라고 강조했다. 

상기도 근기능강화운동은 기본적으로 모든 코골이, 수면무호흡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개념 치료다. 코골이 수술에 적응증이 되지 않는 환자 및 수술을 받았더라도 장기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시행될 수 있다. 특히 소아의 경우 코골이, 수면무호흡으로 예전에 편도절제술을 시행 받고 이후 증상이 재발한 경우 매우 효과적이다. 

이외에도 습관적인 구호흡(코가 아닌 입으로 숨을 쉬는 증상)을 보이는 경우 시행하는데, 소아에서의 습관적인 구호흡은 안면 골격 성정에 영향을 주어 외모도 미운 얼굴이 되며, 성인이 되었을 때 심한 코골이, 수면무호흡 환자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2017년 7월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은 상기도 근기능강화운동은 현재 국내 의료기관에서 시행하는 곳이 거의 없다. 올해 2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을지병원 이비인후과가 국내 의료기관 중 선두주자다. 상기도 근기능강화운동은 대상에 따라 성인용과 소아용으로 구분하고 1차, 2차 교육과정을 통해 2~4회 30분간 언어재활사와 운동 방법을 배우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1차에는 비교적 따라하기 쉬운 것으로 구성하고, 교육과정을 잘 수행되는 것이 확인되면 조금 더 어려운 2차 교육과정으로 넘어간다. 교육과정을 마치면 가장 좋은 검사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있으며, 그 외에도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코골이, 수면무호흡 설문지를 작성하여 치료 전과 후 호전 정도를 비교해볼 수 있다.

김 교수는 “치료를 시행할 때 환자 개개인의 구조적인 특성에 맞게 치료 프로토콜에 섬세한 변화를 줘야 환자분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며 “교육과정이 잘 수행되는지 살펴보고 3개월간 스스로 꾸준히 시행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특히 코골이와 수면무호흡 중 상기도가 좁아져 발생하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은 대사증후군과 연관이 있으므로 비만한 폐쇄성 수면무호흡 환자는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조용진 기자(jyjthefake@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