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
침묵의 장기로도 불리는 ‘간’. 이러한 간이 딱딱하게 굳는 무서운 질환 ‘간경변’에 대해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승원 교수에게 자세히 알아보자.
우리 몸에서 재생이 가장 잘되는 장기는 '간'이다. 우리 몸에서 해독작용을 하는 역할이다 보니 재생 능력이 뛰어날 수밖에 없는 건 당연지사일 것이다. 이런 간이 굳어져서 문제가 생기는 것을 ‘간경화’, 또는 ‘간경변’이라 말한다. 일반인들은 주로 ‘간경화’라 말하고, 의료진이 보통 ‘간경변’이란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즉 간이 딱딱하게 굳어져 간 기능이 저하되는 간질환을 지칭하는 같은 말이다.
간경화는 간(Liver)과 딱딱해진다는 의미의 경화(Sclerosis)가 합쳐져 생긴 용어이고, 간경변은 1816년 세계 최초로 청진기를 발명한 프랑스의사 르네레낙(Rene Laennec)이 시체해부에서 간섬유화가 진행되면 간표면이 오렌지껍질처럼 딱딱하고 울퉁불퉁하게 변화는 것을 보고 오렌지(Kirrhos)라는 그리스 말과 비슷하게 간경변(Cirrhosis)이라고 처음 명명한 것이 그 시초다.
간경화라 부르든 간경변이라 부르든 간에 간이 굳게 되면 큰 일이 발생한 것이다. 정상 기능을 할 수 있는 간세포의 수가 적어지면 단백질 합성, 해독작용 등 간 기능에 장애가 유발되고, 간이 굳어져 간내 혈액순환이 힘들어짐에 따라 간 문맥압이 증가하고, 황달, 위장관 출혈, 복막염, 간성 혼수, 복수, 하지 부종 등 여러 합병증이 발생한다.
피부에 붉은 반점이 거미 모양으로 나타나거나 손바닥이 정상인보다 붉어지고, 얼굴이 거무스름해지고, 눈이 노래지고, 이유 없이 배가 부풀어 오르거나, 다리가 심하게 붓는 경우 등이 간경변증 합병증의 표면화된 증상이다.
이미 굳은 간은 되돌리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다만 간경변이 발생한 원인에 대한 치료를 하면 굳었던 간이 정상까지는 아니지만 부분적으로 좋아질 수는 있다.
간경변 발생의 4대 원인이 B형 간염, C형 간염, 알코올성·비알코올성 지방간인데, 이중 B형 간염과 C형 간염에 대해서는 항바이러스제로 약물 치료를 시행할 수 있고, 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끊는 것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식이 조절 및 운동을 통한 단계적 체중 감량이 치료법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간경변증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2015년 9만 9362명에서 2017년 10만 3205명으로 3년 사이 약 4% 증가했으며, 50대가 33.2%, 60대가 25.6%, 40대가 17.4%로 중장년층에서 높은 발병률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간경변증 환자들에서는 매년 약 2~5%의 확률로 간암이 발생한다는데 있다. 때문에 간경변증 환자들은 간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 주기적으로 초음파나 CT와 같은 영상 검사 및 혈액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어느 병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간경변증 역시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이라면 정기검진으로 자신의 몸 상태를 수시로 체크하고, 올바른 생활습관을 통해 건강을 미리미리 챙겨야 한다.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ed3010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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