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
서울아산병원 신경중재팀은 척추동맥으로부터 뻗어 나와 소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후하소뇌동맥에 희귀 동맥류가 생긴 60대 남성 환자에게 작은 동맥용 혈류전환기를 삽입해 동맥류를 제거하는 시술에 최근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혈류전환기는 뇌동맥류내에 새로운 길을 만들어 혈관을 재건하는 동시에 혈류를 유지시켜 뇌 손상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신경중재 기법이다. 혈관이 부풀어 오른 동맥류의 파열을 방지하고 동맥류 안의 혈전을 제거하는 것이 목적이다.
평소 고혈압이 있었으나 운동과 약물로 조절하던 60대 남성 최모씨는 두 달 전부터 눈이 빠질 듯한 심한 두통과 구토증상으로 서울아산병원을 찾았다. 최씨는 소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후하소뇌동맥이 가로 13mm 세로 6mm의 소시지 모양으로 부풀어 오르고 혈관 벽이 떨어져나가는 박리성 방추형 뇌동맥류 진단을 받았다.
파열에 의한 뇌출혈의 위험을 없애기 위해 동맥류에는 색전술 시술을 많이 하지만, 소뇌혈관을 폐쇄하는 수술이나 색전술을 하는 경우 소뇌경색이 유발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혈관우회수술은 제한적으로 이용되지만 외과적 수술은 뇌신경마비나 뇌간손상을 일으킬 위험이 있었다.
서울아산병원 신경중재팀 서대철 교수는 두개골을 열지 않고 대퇴부혈관을 통해 척추동맥에서 뻗어 나온 후하소뇌동맥의 말단부까지 접근해, 1.5mm 내외의 작은 혈관에 미세도관을 삽입해 동맥용 혈류전환기를 삽입하고 혈관재건술을 시행했다. 혈관박리에 의해 혈관재건이 불완전하게 이루어진 부위에 대해서는 혈관성형술을 동시에 시행했다.
후하소뇌동맥에서 발생하는 동맥류는 한쪽 혈관이 부풀어오르는 낭상과 양쪽 혈관이 부풀어 오르는 방추형의 두 종류로 나타난다. 분지혈관에서 발생하는 낭상 동맥류는 수술하거나 색전술을 할 수 있지만, 작은 피질동맥의 일정 혈관부분이 소시지처럼 부풀어 오르는 방추형 동맥류는 혈관벽이 손상 되어 있어 출혈이나 폐쇄의 위험으로 인해 수술이나 색전술에 의한 치료가 어렵다.
최근 3년간 서울아산병원에서 진단된 2800명의 동맥류 환자들에서 박리성 동맥류는 약 2%였다. 박리가 발생하는 부위는 대부분 척추동맥이며, 척추동맥 분지에서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특히 척추혈관에서 소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후하소뇌동맥에서 발생한 박리성 동맥류는 0.1%정도였다.
서 교수는 “박리성 뇌동맥류는 드문 경우지만 적절한 때에 시술하지 않으면 뇌출혈이나 소뇌마비와 같은 심각한 후유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평소 무리한 목운동 후 심한 두통이나 뒷목이 뻣뻣해지는 등의 증상이 있으면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게 필요하다"며 "박리성 뇌동맥류는 과도한 목운동, 구토, 재채기 등 갑작스러운 목 움직임이 위험요인으로 지목된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ed3010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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