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 혈액 내 요산 농도 높아지는 ‘고요산혈증’ 의해 발생
[메디컬투데이 임우진 기자]
‘치맥의 계절’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요즘 늦은 밤 월드컵을 더 재밌게 즐기는 데 ‘치맥’만한 야식도 없다. 그러나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면 통풍을 의심해봐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통풍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7년 39만5154명으로 2008년(18만4674명)에 비해 10년 만에 2배 이상인 114%나 늘어났다. 환자의 대부분은 남성으로 92% 이상을 차지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홍연식 교수의 도움말로 ‘통풍’에 대해 알아본다.
바람만 스쳐도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의 농도가 높아지는 ‘고요산혈증’에 의해 발생된다. 요산은 소변으로 나오는 산성물질이라는 뜻으로 고기나 생선에 많이 들어 있는 퓨린(Purine)이라는 아미노산이 우리 몸에서 에너지로 사용된 후 소변을 통해 찌꺼기 형태로 나오는 물질이다. 이 요산 찌꺼기가 신장에서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몸 속에 쌓이게 되면 요산결정이 만들어져 혈액 내에 있다가 관절이나 신장, 혈관 등에 쌓이게 된다.
이때 우리 몸의 면역계는 이 요산을 세균이나 바이러스로 착각해 공격하게 되면, 몸에 염증반응이 일어나면서 통풍이 발생한다. 통풍 환자의 약 90%는 엄지발가락에서 증상이 시작되는데, 이 부위에 요산이 가장 많이 쌓이기 때문이다. 엄지발가락 외에도 발등, 발목, 무릎, 손목, 손가락, 팔꿈치, 어깨 등 모든 관절에 증상이 생길 수 있고, 치료를 하지 않고 지낼수록 급성 발작 증상의 횟수가 증가하며, 부위도 발에서 상체로 점점 진행된다.
통풍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고요산혈증이 생기는 이유는 바로 ‘요산배설의 감소’와 ‘요산의 과잉생산’ 때문이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신장이나 장 기능이 약화되면 요산배설이 감소하면서 통풍의 위험이 높아진다.
잘 먹어서 생긴 병이라고 알려져 ‘황제병’이라고도 불리는 통풍은 식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통풍의 원인이 되는 요산의 농도가 체질량지수(BMI)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잦은 음주, 고칼로리 및 기름진 음식 섭취는 통풍 발생률을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과당을 첨가한 탄산음료와 주스 또한 통풍 발생률을 높인다. 우리나라사람들 대다수가 즐겨 먹는 치킨과 맥주의 조합 또한 통풍에 좋지 않다. 치킨과 맥주에는 체내에서 요산으로 바뀌는 퓨린이 다량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한편, 통풍은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더 빈번하게 발병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7년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통풍환자 중 여성은 3만1626명, 남성은 36만3528명으로 10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특히 20~30대 남성 환자가 가파르게 증가했으며, 30대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약 22배 높았다.
홍연식 교수는 “남성이 여성에 비해 환자 수가 많은 이유는 여성호르몬이 요산수치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폐경기 전의 여성에서는 잘 생기지 않는 것”이라며 “통풍은 요산수치가 올라간 뒤 10년 정도 경과해야 증상이 나타나는데, 회식을 피하기 어렵고 운동할 시간이 적은 30대 남성들의 경우 혈중 요산수치가 점차 상승하다가 40대 이후에서야 통풍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풍의 증상은 무증상 고요산혈증, 급성 통풍, 간헐적 통풍, 만성 통풍의 4단계로 나뉜다. 특별한 증상이 없이 요산이 높아지는 것을 무증상 고요산혈증이라고 하고 이런 환자의 5~10%에서만 통풍이 발생한다. 급성 통풍은 갑자기 발생하는 만큼 해당 관절 부위가 뜨거워지고 부어오르며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일반적으로 수면을 취하는 밤에 발생하며, 이러한 증상은 몇 시간 혹은 몇 주간 지속된다.
간헐적 통풍은 급성 통풍 이후 2차 발작이 일어나기 전까지 증상이 없는 것으로, 이 단계에 치료받지 않으면 6개월에서 2년 사이에 다시 발작이 일어날 수 있다. 증상의 최종적 단계인 만성 통풍은 침범 부위의 관절이 뻣뻣해지고 지속적인 부종과 통증을 동반하다가 관절의 광범위한 손상과 변형, 피부 결절로 손과 발의 형태가 변하게 된다.
통풍의 치료는 3단계로 나눠진다. 급성 발작시기에는 염증이 심하기 때문에 염증을 감소시키는 약물치료를 한다. 만성이 되면 요산이 우리 몸의 여러 장기에 쌓이면서 증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요산을 낮추는 치료를 하게 된다. 이렇게 급성과 만성 중간에 증상이 없는 시기를 간헐기라고 하는데, 이때는 콜키신(Colchicine)이라는 약물을 투여하면서 통풍 발작을 예방하는 치료를 할 수 있다.
홍연식 교수는 “적정 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꾸준한 운동을 하고, 요산은 주로 소변으로 배설되기 때문에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다”며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등 모든 고기 종류는 줄이는 것이 좋으며, 특히 간, 염통, 콩팥 등 고기의 장기에도 퓨린이 다량 포함돼 있으므로 줄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임우진 기자(woojin1803@mdtoday.co.kr)
'비뇨기계·남성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자의 피부 관리, 매일 하는 면도부터 시작된다 (0) | 2018.07.03 |
---|---|
치맥과 함께하는 월드컵 '통풍 주의보' (0) | 2018.06.28 |
'발기부전' 앓는 남성 심장병 발병 위험 2배 (0) | 2018.06.15 |
재발률 높은 방광암…걸리기 전에 예방하자 (0) | 2018.06.04 |
친족 의한 강간ㆍ강제추행 등 '성범죄' 공소시효 적용 배제 추진 (0) | 2018.05.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