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이한솔 기자]
러시아 월드컵이 한창이다. 늦은 시간에 열리는 축구경기를 즐기면서 치킨과 맥주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 통풍환자가 젊은 층 사이에서 빠르게 늘고 있다는 뉴스가 보도돼 큰 관심을 모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통풍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2년 26만 5,065명에서 2017년 39만 5,154명으로 49% 증가했고, 이중 2~30대 젊은 환자의 증가 폭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남성 환자는 1만882명에서 1만 9,842명으로 82% 증가했는데 이는 5년 새 약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30대 남성 환자 역시 66%의 높은 증가 폭을 보였다.
을지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신동혁 교수는 “육류의 비중이 높은 서구화된 식생활과 잦은 음주, 운동량 감소로 인한 비만의 증가 등으로 인해 최근 몇 년간 젊은층의 통풍환자 비율이 크게 늘었다” 고 말한다.
통풍은 혈액 속의 요산이라는 물질이 재대로 배출되지 않아 관절이나 관절 주위조직에 쌓여 염증 반응을 일으켜 생긴다. 초기에는 주로 엄지발가락을 비롯하여 발목 무릎 등 부위에1-2개의관절에서 통증과 부기가 갑자기 발생하는 급성관절염이다. 그러나 오랜 기간에 걸쳐 통풍 관절염이 반복되면, 만성 통풍 관절염으로 악화되어 지속적으로 관절부위에 염증이 지속되고 관절 변형을 초래하게 된다.
보통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월드컵 같은 국제 경기가 열리게 되면 시원한 맥주에 치킨을 곁들이는 이른바 ‘치맥’을 많이 찾게 되는데, 기름진 닭튀김과 맥주는 통풍 환자들에게 매우 좋지 않다. 술을 마시면 체내에서 요산이 많이 만들어지게 되고, 치킨과 같은 기름진 음식에는 요산이 다량 포함되어 있어 체내로 유입되게 된다.
특히 술은 소변으로 요산이 배설되는 것도 억제해 혈액 내에 축적되게 되며, 그 후 이차적으로 관절에 급성염증을 일으키게 된다. 모든 술이 좋지 않지만 특히 맥주는 그 자체에 함유되어 있는 물질이 요산으로 변하므로 체내의 요산 증가가 다른 술에 비해 더욱 높아 주의해야한다.
비만이나 과체중에 해당되는 이들이 요산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집단인데, 이들이 술을 많이 마시거나 정신적 스트레스나 무리한 운동으로 몸이 피로할 때 체내 노폐물의 축적과 함께 혈액 내 요산이 많아져서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통풍은 대사성 질환군에 속하는 질환이므로 이 군에 속하는 고혈압, 당뇨병 등의 환자에서도 많이 발생한다. 혈압이나 당뇨병이 유전되는 방식과 같이 유전 인자의 영향을 받아 가족 내에서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전체 통풍 환자에서 가족력으로 발생하는 환자의 빈도는 대개 30~40% 사이에서 유전의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가족 중의 한 사람이 통풍이나 혈중 요산이 정상보다 높다면 한 번쯤 혈액검사로 요산치를 검사해 볼 필요가 있다.
통풍을 경험한 환자들은 반드시 충분히 수분을 섭취해야 하며, 퓨린 함유가 많은 등 푸른 생선, 멸치, 조개류 등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적절한 운동은 좋지만, 과도한 운동은 탈수를 일으켜 체내요산 농도를 올릴 수 있다.
급성 통풍 관절염이 발생하여 통풍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염증을 조절하는 약물을 복용하여야 한다. 이후 관절에 염증이 없어지면, 통풍의 근본 원인이 되는 요산의 농도를 낮추는 치료를 시작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요산의 생성을 억제하거나, 소변으로 내보내는 약물을 복용하여야 하며, 이러한 약물들은의사의 지시에 따라 정확한 시간에 꾸준하게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을 복용하면 혈액 검사에서 요산 수치가 내려가지만 요산치가 내려갔다고 해서 환자 마음대로 약의 복용을 줄이거나 멈추게 되면, 다시 장기적으로 요산이 증가되면서 관절뿐만 아니라 신장, 심장, 뇌혈관 같은 다른 장기에도 쌓이게 되어 이들 장기를 망가뜨리게 된다. 특히, 통풍으로 인해 요로 결석이나 혈뇨, 통풍 결절 등의 문제가 나타난 환자에서는 더욱 주의하여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신동혁 교수는 “많은 환자들이 급성 통풍 관절염의 극심한통증에만 관심을 두고 통증이 사라지면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며 “통풍도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당뇨와 같은 대사질환에 한가지로 일생동안 재발을 방지하고, 합병증이 없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꾸준한 자기관리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메디컬투데이 이한솔 기자(lhs7830@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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