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 사회

[고령사회 ‘치매’, 그 너머의 이야기①] 고령사회 진입, 국내 치매환자 실태

pulmaemi 2018. 6. 12. 14:27
국내 치매환자 첫 증상 후 병원 찾기까지 걸린 기간…외국평균 1.4년보다 2년↑

[메디컬투데이 황영주 기자] 

“알츠하이머병은 처음에는 건망증이 심해지고 다음에는 시간, 장소, 사람 등을 인식하는 능력인 ‘지남력’이 떨어져 실수를 저지른다. 마지막에는 가족의 얼굴도 알아보지 못하고, 더 심해지면 식물인간 상태가 된다” - 일본존엄사협회 회보


치매란 라틴어에서 유래된 용어로 ‘정신이 없어진 것’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해오던 사람이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뇌기능이 손상되면서 이전에 비해 인지 기능이 지속적이고 전반적으로 저하되어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이 나타나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 고령화 추세보다 치매인구 더 빠르게 증가

보건복지부가 ‘노인의 가구형태 및 가족관계, 소득·건강·기능상태, 생활환경 및 가치관’ 에 대해 전국 노인 1만 299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4월부터 8개월에 걸쳐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을 통해 조사한 한 결과 지난 10년간 65세 이상 노인 중 80세 이상 노인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 2008년 16.0%에서 2014년 20.6%, 2017년 21.7%로 나타났다. 
평균연령도 74.1세로 지난 2008년 72.9세에서 2014년 73.9세로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발표한 ‘국내 치매노인 유병률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 및 치매환수 추이는 ▲2008년 치매환자수 42만1387명, 치매유병률 8.40% ▲2012년 52만1516명, 9.08% ▲2020년 74만9719명, 9.74% ▲2030년 113만5441명, 9.61% ▲2050년 212만7491명, 13.17% 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우리나라는 고령화 추세보다 치매인구가 더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경기도내 노인인구는 지난 2011년 107만2천 명에서 2016년 133만2천 명으로 24.2% 상승했고 같은 기간 도내 치매인구는 역시 9만5천 명에서 12만9천 명으로 39.4% 증가 한 것으로 분석됐다. 

◇ 조기 진단 받을 의향↑ㆍ치매검진 수진율↓

이에 치매는 더 이상 개인과 가족이 아닌 우리사회 모두가 책임져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표한 ‘국내 치매 노인 유병률 현황과 위험요인’ 연구논문 따르면 노인성 치매에 대한 인식의 부족으로 아직 많은 사람들이 치매 치료의 장에 나오지 않아 국내 노인의 치매 발견과 치료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치매의 첫 증상이 있고 나서 병원에 찾아오기까지 걸린 기간을 비교결과 우리나라의 경우 평균 2.7년으로 외국의 경우 1.4년에 비해 평균 2년 오래 걸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치매 발병 가능성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일반인 들은 ‘치매 발병 가능성’에 대해 ‘전혀 생각해 본적이 없다’ 29.9% 와 ‘나는 걸리지 않을 것이다’ 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4.1%로 전체의 3명 중 1명이 자신이 치매에 대한 위험성을 매우 낮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노인들이 치매의 발병에 대해 갖고 있는 두려움은 상당한 편으로 한 연구에서 응답자의 72.14%는 ‘가족들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에’ 치매가 두렵다고 응답했고, 과반수 이상의 노인들은 ‘치매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93.90% 의 응답자가 치매에 대한 조기 진단을 받을 의향이 있다고 밝혀 치매에 대한 조기 진단의 욕구는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노인의 건강검진 수진율은 82.9%인 반면 치매검진 수진율은 39.6%로 건강검진에 비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지난 2011년 치매관리법 공포 이후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치매 연구·개발 사업에 국가 예산을 지원하며 집행된 연구비 규모는 2012년 123억 원, 2013년 173억 원, 2014년 252억 원으로 증가추세에 있지만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수준인 국가치매관리비의 1% 에 비해 낮은 0.3%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4월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5∼69세 남녀 1000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보건의료기술을 통해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 중 2위로 고령화 24.3%가 꼽혔다.

이에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향후 5년간 치매 및 정신건강, 국민의료비 절감 연구 등 고비용 보건의료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특히, 국가 치매극복 연구개발사업을 기획해 오는 2020년부터 향후 10년간 약 1조원 규모로 추진하기 위해 올해 5월 부터 예비타당성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황영주 기자(yyjjoo@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