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화된 식습관이 부르는 대장암…"대장내시경 잘 활용하자"

pulmaemi 2018. 5. 15. 14:59
한국인의 대장암 발병율 세계 1위

[메디컬투데이 박승탁 기자] 

사망원인 중 암이 부동의 1위를 지킨 가운데, 대장암 사망률이 처음으로 위암을 앞질렀다. 지난해 발표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폐암으로 인한 사망이 가장 많고 이어 간암, 대장암 순이었다. 최근 10년 사이 대장암 발생률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특히 한국인의 대장암 발병율은 세계 1위다. 대장암의 원인을 서구화된 식생활을 큰 원인 중 하나로 꼽는다. 


하지만 대장암은 식생활에 신경을 쓰고 정기검진만 꾸준히 한다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김지훈 교수의 도움말로 대장암의 원인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대장암은 결장과 직장에 생기는 악성종양을 말한다. 암이 생기는 위치에 따라 크게 직장암과 결장암으로 나눈다. 항문부터 시작해 약 15㎝ 안쪽 구간에 생기면 직장암, 나머지는 결장암이다. 이를 통칭해 대장암 또는 결장직장암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대장암에 걸리면 배변 습관에 변화가 생긴다. 갑자기 변을 보기 힘들어지거나 변을 보는 횟수가 바뀔 수 있다. 또한 피가 묻어나는 혈변이나 검은색 변 등을 볼 수 있다. 대장암 덩어리 때문에 대장이 좁아져서 변이 연필처럼 가늘게 나오거나 잦은 설사를 하기도 한다. 그밖에도 복부 팽만이나 복통, 체중 감소, 피로감, 식욕 부진, 소화불량, 구토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변비 또한 대장암의 주요 증상이다. 대장에 암이 생기면 장의 연동운동이 더뎌지기 때문이다. 대한대장항문학회 조사에 따르면 실제 대장암 환자 7명 중 1명이 대장암 진단 전에 변비를 경험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치질과 대장암의 공통점이 혈변이기 때문에 단순 항문질환인 치핵(치질)을 의심하고 방치하기 쉽다.

40대 이후 중장년층인 경우 과거에 없던 치핵이 갑자기 생기거나 변비와 설사, 평소와 다른 배변습관 변화 등의 증상이 발생했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대장암 검사를 해 보는 것이 좋다. 

김지훈 교수는“대장암은 실질적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대장암의 대부분은 대장에 생기는 용종이 자라서 암이 된다”며 “즉 이 용종만 잘 제거해주면 암을 예방할 수 있다. 대장내시경을 하면 용종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 수 있고, 또 내시경을 하는 동안 의사들이 용종을 떼어내니까 검사와 예방이 동시에 되는 셈이다”고 말했다.

암 수술은 환자들에게 큰 부담이다. 때문에 대장암이 발병하기 전에 조기에 원인을 찾아 암으로 악화되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 대장암의 80~90%는 대장에 생긴 작은 혹인 용종(폴립)에서 시작한다. 대장 용종이 자라서 4~5년 지나면 대장암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대장 용종을 미리 제거해야 한다.

대장암이 발견되면 발생한 부위를 중심으로 대장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시행한다. 최근에는 배를 절개해서 열지 않고 배에 지름 0.5~1cm의 구멍 4~5 개를 뚫어 진행하는 복강경 수술이 적용해 환자의 수술 부담이 크게 줄었다. 대장 근처에는 생식기부터 여러 중요 장기가 밀집해 있어 정교하게 수술이 이뤄져야 하므로, 수술 경험이 많고 종합적인 치료시스템을 갖춘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좋다.

김지훈 교수는 “대장암은 결장암과 직장암으로 나뉘는데, 직장암의 경우에는 항문과 가깝다 보니 예전에는 항문을 떼어내고 장루(인공항문)를 만드는 복회음 절제술을 많이 진행했다”며 “그러나 최근 술기의 발달과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항문에 가까운 직장암이라 하더라도 수술 전 방사능 치료와 항암 치료를 선행해 가급적 항문을 살리는 쪽으로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나이별로 권고되는 시기가 있다. 50세부터는 5년에 한번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대장암 가족력이 있으면 40대 때부터 대장 내시경을 받는 것이 예방 차원에서 도움이 된다. 

김지훈 교수는 “올해부터 국가 대장암 검진에 소요되는 비용을 전액을 건강보험에서 부담하도록해 만 50세 이상 대장암 검진 대상자는 누구나 무료로 검진을 받을 수 있다”며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치료하는 것보다 평소 자신의 몸 상태에 관심을 갖고,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대장암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박승탁 기자(bamtol0807@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