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지용준 기자]
최근 결혼 연령이 늦춰지면서 난임과 고령임신이 증가하면서 임신을 준비하는 부부는 각종 임신과 출산에 관한 속설을 접하게 되면서 고민에 빠지게 된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행복한 임신을 준비하는 부부를 위해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김희선 교수가 임신과 출산에 관한 각종 속설들에 대한 답을 내놨다.
◇ 두유를 많이 먹으면 임신 확률이 높아진다?
두유를 많이 먹는다고 하여 임신 확률이 높아진다는 건 적절한 근거가 없다. 하지만 임산부의 신체변화에서 반드시 필요한 영양 성분은 태아의 발달에 필요한 단백질과 뼈대 형성에 필요한 칼슘이다. 우유나 유제품 등에는 이러한 성분이 비교적 많이 함유되어 있다.
반면, 우유와 달리 두유는 당분이 상대적으로 많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 당분은 임신 중에 늘려야 하는 영양소가 아니므로 과다 섭취가 되지 않게 주의해야 하며 적절한 양의 두유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 산모는 두 명 분의 식사를 먹어야 한다?
사람마다 생활 습관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비임신시 여성은 보통 2200kcal, 임신 여성은 2500kcal의 열량 섭취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임신시 추가되는 열량요구량은 개인차가 있기는 하지만 약 300kcal 내외이므로 두 명분의 식사를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임신 중 과도한 체중 증가는 임산부 뿐 아니라 태아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운동과 영양소가 골고루 포함된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 임신 중 커피, 콜라는 마시지 말아야 한다?
카페인은 임신 중 태반을 통과하며 특히 임신 중기 이후에는 카페인을 분해하는데 드는 시간이 비임신 때보다 3배나 더 걸린다. 커피, 콜라나 홍차, 각종 이온 음료에 포함되어 있는 카페인은 저체중아, 자연유산, 조산, 선천성 기형 등의 위험도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산부인과학회에서는 하루 200mg 이하의 카페인을 섭취하는 경우는 비교적 안전하다고 제시하고 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유명브랜드의 커피의 카페인 함량은 평균 40~60mg 로 하루 한 두잔 정도는 섭취 가능할 수 있으나, 카페인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는 작용이 있어 임신 중에는 되도록 카페인 섭취를 삼가는 것이 좋다.
◇ 임신 중 견과류를 먹으면 아이 머리가 똑똑해 진다?
호두, 잣, 아몬드와 같은 견과류는 4대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는 식품이며 견과류에 함유되어 있는 지방은 오메가-3 지방산으로 대부분 불포화지방산이다. 오메가-3 지방산의 하나인 EPA, DHA는 태반을 통과하여 태아의 뇌신경 발달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들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 임신 중 가벼운 술 한잔 정도 괜찮다?
임신 사실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마신 술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게 된다. 임신 중에는 금주가 원칙이나 알코올 중독과 같은 습관성이 아닌 가벼운 술 한잔 정도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태아에게 이상을 일으키는 최소 용량은 아직 알려져 있지는 않으나, 알코올은 태반을 자유롭게 통과하고 태아에게는 알코올 분해 효소가 없기 때문에 적은 양이라도 누적이 된다면 태아에게 이상이 생길 수 있다.
◇ 입덧은 자연스레 사라진다?
임신이 되면 임신 48주 경부터 입덧이라는 구토 증세가 나타나고 임신 20주까지 지속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사람융모성성선자극호르몬(hCG)을 포함하는 임신과 관련된 호르몬들의 증가와 스트레스 및 면역계 요인 등의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일어나는 증상이다.
산모의 70 ~ 80%에서 나타나기는 하지만 심한 경우에는 반드시 내과적 질환에 의한 것인지 의심해 보아야 한다. 다른 내과적 질환이 없다면 임신 20주 이내에는 사라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 입덧은 유전이다?
입덧은 유전과 연관성은 없다. 만약 입덧이 유전된다면 첫째 임신과 둘째 임신의 입덧의 증상이나 강도가 비슷해야 하나 실제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특정 질환에 의한 입덧인 경우는 유전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 따라서 다른 산모에 비해 입덧이 심한 경우는 내과적 질환이 없는지 점검을 받아야 한다.
◇ 입덧이 심할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입덧이 심하다고 할지라도 태아는 필요로 하는 영양분을 모체로부터 다 충족하므로, 입덧으로 체중이 빠지더라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입덧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휴식과 증상을 유발시키는 자극에 노출을 피해야 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서 적당한 수분 공급을 해주고 소량의 음식이라도 자주 먹어주는 것이 좋다. 만약 입덧이 너무 심해 탈수가 온 경우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위해 입원하여 수액치료, 영양치료, 항구토제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몇 년 전부터 병원에서 처방하여 복용 가능한 약제, 도실라민(doxylamine)과 비타민 B6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약제의 도움을 받아볼 수도 있겠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임신 10개월은 짧은 기간이 아니다. 임신 전과 출산 후 수유 기간을 포함한다면 2년 가까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다보니 일상생활 속에서 식생활, 특히 먹거리와 관련된 적지 않은 오해들이 있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항상 주치의에게 물어보고 상담 받아 적절히 관리하시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지용준 기자(yjun8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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