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유아 건강

고령임신은 자연 분만이 힘들다?

pulmaemi 2018. 5. 9. 14:05

[메디컬투데이 박승탁 기자] 

최근 결혼 연령이 늦춰지고 난임과 고령임신이 증가하면서 임신을 준비하는 부부들은 각종 임신과 출산에 관한 속설을 접하게 돼 고민에 빠지게 된다.


임신을 준비하는 부부들을 위해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김희선 교수와 임신과 출산에 관한 각종 속설들을 Q&A로 알아본다. 

◇ 고령임신은 자연 분만이 어렵다?

최근 결혼의 평균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만 35세 이상의 고령임신이 늘어나고 있다. 고령 임신이라고 하여 자연 분만이 어려운 것은 아니나 고령 임신의 경우 내과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자연분만보다는 제왕절개 가능성이 젊은 산모들에 비해 높아진다. 임신 전후 적절히 잘 관리한 산모라면 고령이라고 할지라도 충분히 자연분만이 가능하다. 

◇ 고령임신은 기형아 출산이 높다? 

뱃속에서 여성으로 성이 결정된 이후에는 생식기 발생 과정에서부터 여성은 난소 내의 일정 수의 원시난포를 가지고 태어난다. 사춘기를 지나면서 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난포로 성숙이 되어 배란이 되기 때문에 고령에 출산이 이루어질수록 기형아 출산 비율은 높아진다. 

다운증후군(염색체 13번), 에드워드증후군(염색체 18번), 파타우증후군(염색체 13번)의 경우에 만 35세 이상은 1:200, 만 40세 이상은 1:59, 만 45세 이상은 1:15로 염색체 이상 빈도가 높게 나타난다.  

◇ 고령임신은 임신중독증 위험이 높다? 

임신중독증은 임산부의 약 5%가 걸릴 정도로 발병률이 높은데 고령임신, 고혈압, 당뇨, 신장 질환이 있거나 비만인 경우 발생 위험도가 높아진다.

특히 만 35세 이후의 임산부 10명중 1명은 고혈압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임신하기 전부터 철저한 식단 관리(고단백과 저염식이)와 꾸준한 운동을 통해 적절한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 자궁근종이 있으면 임신이 어려워진다? 

자궁근종이 있다고 하여 임신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궁근종의 위치가 간혹 착상을 방해하여 자연 유산으로 이어지거나 자궁의 위치에 따라 자연분만이 가능하지 않은 경우도 있을 수있다. 따라서 산전 또는 산후에 주치의와의 상담을 통해 자궁근종의 크기와 위치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좋겠다. 

◇ 무통 분만하면 전혀 아프지가 않다? 

출산 과정 중에 시행하는 무통 시술은 산모의 하반신의 감각을 일시적으로 둔화시키기 위해 경막외 마취를 시행하는 것으로 시술자의 숙련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한 무통에 사용되는 약제에 따른 개개인의 반응의 차이에 따라 분만 과정에서 통증을 있을 수도 있다.  

◇ 유산하면 임신을 당분간 미뤄야 하나? 

유산이나 분만을 한 이후에 일반적으로 자궁 내막의 재생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주치의의 판단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주로 유산 이후 1회 또는 2회 정도의 월경이 있은 이후 임신을 권한다.  

◇ 첫째를 제왕절개하면 둘째는 자연분만을 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브이백(VBAC)이라고 알려져 있는 분만은 자궁파열, 모성사망, 태아사망 등의 위험이 있다. 미국산부인과학회에서 제시하는 기준을 살펴보면 브이백(VBAC)을 시행해 볼 수 있는 저위험군이 있고, 절대금기증이 있다. 따라서 주치의와의 적절한 상담을 통해 산모 및 태아 모두 건강한 출산이 될 수 있는 분만 방법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 임신 중 치과치료는 절대 받아서는 안 된다?

치주염은 미국 내 임신한 산모의 약 50% 정도에서 나타나는 만성 염증질환이다.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는 경우 임신 중에는 면역 기능이 저하되어 있기 때문에 전신 염증으로 악화될 수 있으며 조기 진통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필요하다면 치료를 받아야 하며 치과 치료 시 시행하는 국소마취제는 임신에 크게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임신 중 부부관계는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

임신 초기나 임신 후기에는 되도록 성관계를 피하는 것이 좋고 임신 중기에는 비교적 안전하다고볼 수 있다. 임신 초기에는 수정란이 착상된 후 얼마 되지 않아 자궁 내 상태가 불안정하다. 또한 정액에는 자궁을 수축시키는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이 들어있고 유두를 애무하는 과정에서 자궁수축 호르몬인 옥시토신이 분비되므로 임신 초기에는 되도록이면 성관계를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 

임신 후기에는 조기 파수나 감염, 조산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임신 중기에는 비교적 안전하기는 하나 임산부의 배가 불러오는 시기이므로 배가 눌리지 않는 체위에서 성관계를 하는 것이 좋다.  

◇ 임신 중 감기약을 먹으면 안 된다? 

임신 중에 되도록이면 약을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감기는 일주일 이내 대증적 치료를 통해 호전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일주일 이상 기침, 가래, 콧물 등의 증상이 지속되거나 열, 근육통, 인후통 등의 특이 증상이 있는 경우 증상에 맞게 약을 처방 받아 복용할 수도 있다.  

◇ 임신 중 사우나 찜질방은 태아에게 해롭다?

임신 1분기에 38도 이상의 고열에 노출되는 경우 자연 유산의 위험도를 올리고 신경관결손의 발생률을 증가시킨다. 임신 초기의 사우나, 찜질방, 뜨거운 물 목욕, 뜨거운 핫팩 등의 사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 임신을 하면 주근깨와 기미가 심해진다? 

임신 시에는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멜라닌세포자극호르몬의 증가로 과색소침착이 일어나며 이는 주로 유륜, 겨드랑이 및 외부 생식기에 발생한다. 임산부의 70%는 얼굴에 기미가 동반된다. 이러한 경향은 태양광선 노출 시 더 악화되며 출산 후 호전 양상을 보이나 때로는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배꼽 아래 부분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임신선도 과색소침착으로 인한 현상이며 임신 기간에는 원래 있던 모반이나 주근깨가 더 커지거나 짙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 유산의 위험이 높으면 산모복대를 일찍부터 착용하는 것이 좋다?

산모 복대는 일반적으로 제왕절개 수술 직후 수술 부위의 압박을 통한 지혈 작용과 수술 이후 산모의 보행을 돕기 위해 사용된다. 임신 초기에는 임신낭이 골반 안쪽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복대를 사용한다고 하여 유산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근거는 없다. 하지만 임신 중기 이후 임산부의 배가 불러지면서 산모의 보행을 돕기 위해 사용할 수도 있다. 

김희선 교수는 “임신을 한다는 건 큰 축복이고 조심해야 할 것들도 참 많다”며” 하지만 의외로 잘못된 정보들도 많기 때문에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위해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하면서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메디컬투데이 박승탁 기자(bamtol0807@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