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암치료’ 중입자 치료, 해외 비용 1억원 달해…국내 도입은?

pulmaemi 2018. 4. 25. 14:56
암조직만 사멸시켜 치료 효과 극대화…일본서 치료 받을 수 있지만 비싼 치료비 '난감'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 

일반적으로 암 치료는 수술, 항암·방사선 치료를 한다. 하지만 일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방사선이 암세포뿐 아니라 암세포 주위의 정상 세포까지 일부 파괴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부분에서 중입자 치료는 ‘꿈의 암치료’라 불리고 있다.

중입자 치료기는 중입자(탄소 원자)를 빛의 70% 속도로 가속한 뒤 환자의 암 조직에 투사한다. 중입자는 암 조직에 닿는 순간 방사선 에너지를 방출해 암세포의 DNA를 파괴하고 암 조직만을 사멸시킨다. 양성자보다 질량이 12배 정도 무거워 암세포 사멸률은 양성자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 기간도 짧다. 기존 방사선이나 양성자 치료는 평균 30회의 치료를 받지만, 중입자 치료는 12회에 불과하다. 치료기간도 5~7주인 기존의 방사선 치료에 비해 중입자 치료의 경우 초기 폐암은 1회, 간암 2회, 가장 치료 기간이 긴 전립선암이나 두경부암은 3주 이내에 치료가 끝난다. 

중입자 치료기는 현존하는 가장 우수한 암 치료 장비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독일(2대)과 이탈리아(1대), 일본(5대), 중국(2대)에 전 세계 총 10대가 운영되고 있으며, 1994년 도입된 이래 지금까지 2만명 이상이 치료를 받았다. 오스트리아도 중입자 치료기를 도입하기 위해 준비 중이며, 중국과 일본은 추가 설치를 진행 중이다.

특히 중입자선 암치료가 가장 앞선 일본은 약 5조원을 투자해 40년 만에 1994년 국립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NIRS)가 중입자선 암치료기를 개발했고 약 10년간 임상시험을 거쳐 2003년부터 정부가 안전성과 효능을 인정한 바 있다.

중입자 치료 대상은 우리나라 전체 암 환자의 약 20%를 차지한다. 5년 생존율이 다른 암에 비해 낮은 폐암과 간암, 췌장암은 물론 치료가 어려웠던 재발성 직장암, 골육종 등 난치암 환자와 수술적 치료가 어려운 고령의 암 환자 등 연간 1만명 이상이 치료 대상이다. 

따라서 현재 중입자 치료 시설이 없는 우리나라 암 환자들의 경우 보통 일본으로 건너가 중입자선 암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치료비용이 약 8000만원에서 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환자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도 중입자선 암 치료기 도입을 위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먼저, 서울대학교병원은 부산 기장에 의료용 중입자가속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부산시 등과 의료용 중입자가속기 사업 추진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오는 2021년말 중입자치료센터를 개원해 환자 치료가 가능할 예정이다. 

서울대병원은 사업 주관기관으로서 중입자가속기 및 치료시스템 구축을 착수하며, 관계기관의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하여 구축완료 시점과 개원 시기를 최대한 맞출 계획이다.

세브란스병원도 중입자 암 치료기를 도입하기로 했다.

연세의료원은 지난 2017년 7월 중입자치료기 도입을 추진하면서 일본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NIRS)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중입자치료기 도입을 위한 임상과 연구, 교육 등을 준비해왔다.  

약 3000억원 이상이 투입될 중입자 치료기는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뒤편 주차장에 지하 5층, 지상 7층의 연면적 약 35,000㎡(약 1만평) 규모로 건축돼 오는 2022년 국내 최초로 중입자 치료를 시작한다. 중입자 치료기가 완성되면 연간 1,500명의 암환자가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ed30109@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