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최성수 기자]
봄이 되면 가장 걱정되는 것들 중 하나가 바로 미세먼지다. 봄철 미세먼지 농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며 최근 들어 미세먼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 방송 뉴스에서 나오는 날씨 예보에서도 요즘은 미세먼지 농도를 거의 필수적으로 알려주고 있을 정도다. 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인식하고 올바르게 대처하는 방법을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권혁수 교수와 호흡기 내과 이세원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알아본다.
미세먼지는 입경 10um 이하의 입자를 말하며, 입경 2.5um 이하는 초미세먼지라고 한다. 미세먼지의 종류로는 매연, 자동차 배기가스, 건설 현장의 날림 먼지 등이 있고 음식을 조리할 때도 발생할 수 있으며, 발생원에서 가스 상태로 나온 오염 물질이 공기 중의 다른 물질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이차적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있는 미세먼지는 자체적으로 생긴 미세먼지와 해외에서 건너오는 것이 반반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봄철에는 중국의 북부 지역과 몽골의 사막지대로부터 오는 황사가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오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더욱 높아진다.
일단 미세먼지가 우리 몸 속으로 들어오면 면역 세포가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알레르기성 결막염, 각막염, 비염, 기관지염, 폐기종, 천식 등이 유발될 수 있다. 기관지에 미세먼지가 쌓이면 가래와 기침이 잦아지고 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세균이 쉽게 침투할 수 있어 폐렴 등 감염성 질환의 발병률이 증가한다.
특히 노인, 유아, 임산부나 만성 폐질환, 심장질환을 가진 사람은 미세먼지의 영향을 일반인보다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또한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눈과 목이 따갑고 기침을 하게 되며 어떤 때는 가슴이 갑갑하기도 하며 두통 등이 생기기도 한다. 폐기능이 떨어지며 기도가 예민해지기도 한다. 특히 호흡기 질병인 천식이나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등 만성호흡기질환자의 경우는 질병이 악화되어 입원하는 경우가 증가하므로 더욱 주의를 해야 한다. 현재 미국에서는 미세먼지가 발암물질로까지 분류되어 있다.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비흡연자에게서 생기는 폐암인 선암이 미세먼지가 많은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에서의 영향도 적지 않아서, 소아기에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폐도 충분히 발육되지 못해 성인기에 2차적인 만성 호흡기질환의 위험성이 커진다.
미세먼지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은 호흡기 질환에 그치지 않는다. 미세먼지로 인해 몸 내부적으로 스트레스가 높아져 심혈관계 건강이 악화된다는 연구가 최근 힘을 얻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심한 곳에서 공기청정기를 가동해 미세먼지의 농도를 낮추었을 때 스트레스 대사체가 낮아지는 것이 확인돼, 미세먼지가 몸의 스트레스 수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심혈관계 질환, 고혈압, 부정맥, 심인성 급사, 관상동맥 질환과의 연관성도 밝혀졌으며 미세먼지가 심할 때 당뇨병 환자들도 입원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미세먼지는 실제 전신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다.
권혁수 교수는 “미세먼지는 건강한 사람들에게도 일시적인 호흡기질환을 유발시키고 악화시키지만, 가장 치명적으로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호흡기 질환을 만성적으로 앓고 있는 환자들”이라며 “또한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을 막는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서 성장기 청소년 1800여 명을 8년간 추적하면서 보았더니, 미세먼지가 심한 곳에 있는 아이들이 폐 성장이 잘 되지 않아, 실제 성인이 되었을 때 폐기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 교수는 “미세먼지는 전신적으로 여러 가지 질환들을 악화 혹은 발생을 증가시키는데 특히 폐암 발생 및 뇌혈관질환이나 심장질환, 신경계질환, 저체중출산 등에서 PM10보다는 PM2.5가 연관성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전반적으로 미세먼지는 인체건강에 매우 다양하고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며, 이로 인해 국가적으로 의료부담의 증가는 물론 개인적으로 정상적인 삶이 영위되지 못해서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과 삶의 질 저하에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에 향후 미세먼지의 인체 유해 영향은 장기간으로 지속적이고 면밀한 의학적 관찰이 필요하다는 게 권 교수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국가 차원으로 주된 원인인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인한 발생원을 감소시키는 정책이 시급하고, 미세먼지 증가시 일반인을 포함해서 특히 노약자 및 만성질환자, 임산부 등에서 노출 피해를 적극적으로 줄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권 교수는 제언했다.
그렇다면 이같은 미세먼지에 시민들이 대처할 수 있는 방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세원 교수는 “미세먼지 주의보(또는 경보)가 있을 때에는 호흡기나 심장에 질병이 있는 경우 집 밖에 나가는 것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며 “ 또한 노인이나 어린이는 밖에 오래 나가 있는 것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외출 후에는 손을 씻는 습관을 가지고, 얼굴도 깨끗이 씻어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물을 많이 마셔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해 미세 먼지가 쉽게 침투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아울러, 외출 후에는 손을 씻는 습관을 가지고, 얼굴도 깨끗이 씻어내는 것이 좋다. 물을 많이 마셔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해 미세 먼지가 쉽게 침투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이 교수는 “물을 많이 마시면 혈액의 수분 비율이 높아져 체내 미세 먼지가 낮아지기도 한다”며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나 천식 있는 환자는 부득이하게 외출해야 할 경우 비상 상황을 고려해 평상시 증상을 잘 생각해 속효성 기관지 확장제 등 응급약을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최성수 기자(choiss@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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