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위험 25% 감소
▲흡연 지속여부에따른 심근경색 및 뇌졸중 발생위험도 비교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
[메디컬투데이 지용준 기자]
금연을 하게 되면 심장질환, 암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감소하는 등 건강상 이점이 많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금연 초기에는 식욕을 억제하고 에너지 소비를 늘리는 작용을 하는 니코틴의 효과가 사라지면서 체중이 늘고 혈당도 올라가게 되는데, 이 때문에 담배를 끊으면 오히려 건강이 나빠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흡연자들이 많다.
그런데 금연으로 인한 체중 증가와 관계없이, 금연 후 심근경색 및 뇌졸중 위험이 흡연자에 비해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기헌,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팀이(제1저자: 서울대학교 대학원 의과학과 김규웅 연구원)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2002-2003년과 2004-2005년에 총 2번 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남성 10만8242명을 대상으로 금연 후 체중증가와 심근경색 및 뇌졸중 발생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도출된 결과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심장학회에서 발간하는 심혈관계질환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유럽심장저널(European Heart Journal, 2016, Impact Factor 20.212) 최신호에 발표된 것에 이어, 동일 저널에 에디토리얼로 소개되는 큰 성과를 거뒀다.
본 에디토리얼의 저자이자 금연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Rigotti 교수와 스위스 로잔 의과대학 Clair 교수는 한국 의학자들의 이번 빅데이터 활용 연구가 금연의 심뇌혈관 질환 예방 효과에 대한 의학적 근거 수준을 높이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남겼다.
기존에는 금연 후 뒤따르는 체중 증가를 비롯해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증가 때문에 금연이 심혈관계질환을 예방하는데 과연 효과가 있을지 의견이 분분했지만,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금연을 하게 되면 체중증가에도 불구하고 심혈관계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나타났다.
김규웅 연구원은 “금연 후 체중이 증가하더라도 계속 흡연을 한 사람에 비해 심근경색 및 뇌졸중 발생 위험도가 각각 67%, 25%나 감소했다”며, “같은 금연군에서도 체중 변화에 따라 나누어 분석한 결과, 금연 후 체중증가는 심근경색 및 발생 위험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기헌 교수는 “11만명 가량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이번 연구결과가 증명하듯 체중 증가는 금연을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저해하지 않으며 오히려 금연 시 심혈관계질환 예방 측면에서 얻는 이득이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진과 함께하는 행동 요법, 니코틴 대체 요법, 약물 요법 등 다양한 방법 중 개인에 맞는 것을 택해 금연 성공 확률을 높이는 것이 좋으며 금연 후 증가하는 체중 때문에 다시 흡연을 하는 일이 없도록 개인 맞춤형 교육 및 상담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상민 교수는 “금연 후 체중증가로 인해 심혈관계 질환 예방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과도한 체중 증가를 예방하기 위해 적절한 운동과 식이조절이 필요하다”며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면 전문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금연 후 체중을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지용준 기자(yjun8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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