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낯선 교실과 친구들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불안을 느끼는 일종의 적응 장애를 겪는 아이들이 있다. 새학기 증후군은 아직 정식 질병으로 인정되지는 않았지만 많은 학생들이 어려움과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에 증후군의 일종으로 인식되고 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느끼며 복통, 두통, 심한 경우 우울증이나 불안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새학기 증후군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 '스트레스'라고 할 수 있다. 대인관계로 인한 스트레스, 학업에 대한 부담과 피로감, 어린 아이의 경우 엄마와 떨어지는 불안감 등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두려움과 중압감이 스트레스로 작용해 정신 상태와 면역 체계에까지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새 학년이 되어서 친한 친구들과 헤어지고 다시 누군가를 사귀어야하는 대인관계 스트레스는 어른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아이들에게는 심각한 문제이다. 특히 요즘은 끼리끼리 친구들 그룹에 속하지 않으면 밥 먹을 때도, 숙제를 할 때도 힘들어지기 때문에 새학기 들어 마음에 맞는 어느 한 그룹에 속하지 못해 괴로움을 경험하는 경우가 흔하다. 심한 경우 적응을 못해 전학을 가기도 한다.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강준 교수는 “처음으로 유치원이나 학교에 입학하거나, 긴 방학을 끝내고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새학기 증후군은 일시적으로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도 있으나, 보다 심각하게 장기간 증상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좋겠다”고 조언했다.
새학기 증후군은 일반적으로 배 아프고, 머리 아프다는 것 이외에도 다양한 증상을 보일 수 있다. 밥을 잘 안 먹고, 이유 없이 짜증을 내고 잠을 푹 못자는 경우가 많다. 의욕이 없고 말수도 줄고 쉽게 지치고 피곤하다고 하면서 학교에 가기 싫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또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하고 소변을 자주 보거나 반대로 변비가 심해지기도 한다. 눈을 수시로 깜박이거나 코를 킁킁거리는 틱증상이 악화될 수도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다양한 증상을 잘 관찰하고 체크하면서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님들도 어린 시절의 기억을 더듬어본다면 새 학년이 되었을 때 적응에 대한 근심, 불안 등이 있었음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선생님을 만날까? 무서우시지는 않을까?’, ‘어떤 친구들을 사귈 수 있을까? 친하게 지낼 친구가 없으면 어떡하지?’ 아이들의 고민은 끝이 없다.
이 교수는 “새로운 환경과 마주했을 때 오는 두려움, 낯선 사람과의 만남에 대한 걱정과 불안은 당연한 것이며 오히려 그러한 불안을 나의 경험과 관계를 넓히는 좋은 기회라고 알기 쉽게 아이들에게 설명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학기 증후군의 치료를 위해서는 좀 더 세심한 접근이 필요한데, 괴로움을 겪는 아이와 학교생활에 대한 두려움에 대해 깊이 이야기해보고 아이의 증상을 관찰하고 원인을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친구, 학업, 선생님 등 어떤 것이 원인인지를 파악하고 그에 맞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쓸데없는 일에 신경 쓰지 말아라.”, “공부만 열심히 하면 다 해결된다.” 아이들의 고민을 무시하고 일방적인 충고나 부담만 주면 아이들은 내 편이 없고 이해받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으로 인해 적응이 더욱 힘들어진다. 적응하는 게 어렵다는 것을 인정해주고 위로해주며, 잘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아이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면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학교생활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부모와 떨어지는 것을 무서워하는 분리 불안증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학교 가기 두려워하고 수업을 잘 못 따라가는 경우가 많으므로 학교는 즐겁고 재미있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부모와 선생님이 따뜻하게 말해주고 보듬어주는 사랑과 배려가 필요하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시간이 지나면 적응이 되어 어려움도 자연스럽게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단계적인 적응훈련을 해나가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누구든지 처음 시작할 때에는 어색하고 힘들기 마련이다. 어른들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거나 새 직장에 입사할 때 불안한데 아이들의 경우 더욱 예민해지고 힘든 건 당연하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새학기 증후군 치료의 첫 걸음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며 무조건 강인한 정신력을 길러야한다고 강요하지 않고, 부모 자신의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면서 아이를 공감하고 이해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ed3010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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