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듬 심한 경우 진료 받아봐야
[메디컬투데이 최성수 기자]
# 강남에서 직장을 다니는 A(30)씨는 최근 들어 부쩍 정수리에 머리가 빠져서 자리에 앉을 때마다 누가 머리를 쳐다볼까 하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다. A씨는 주변에 신경이 쓰여 요새는 지하철에 자리가 나도 앉지 않고 서서 통근을 한다고 토로했다.
탈모증이란 정상적으로 모발이 있어야 할 곳에 모발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모발은 생명에 직접 관계되는 중요한 생리적 기능은 없지만 미용적인 관점에서 역할이 매우 크며 이외에도 자외선 차단, 머리 보호 등의 기능이 있다. 탈모가 심한 경우 사회생활을 하는데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심리적으로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삶의 질 측면에서 중요하다.
탈모는 임상적으로 상처가 동반되는 반흔성 탈모와 모발만 빠지는 비반흔성 탈모로 나눌 수 있다. 반흔성 탈모의 경우 모낭이 파괴되므로 모발이 다시 나지 않는다. 모발은 모낭이라고 하는 곳에서 만들어지며 각 모낭은 주기적으로 활동과 정지의 단계를 거치게 된다.
이러한 모발 주기의 시간적 간격은 신체 부위에 따라 다양한데 머리털의 경우에는 26년 정도의 성장기(생장기)와 2~4주간의 퇴행기를 거쳐서 3~4개월 정도의 휴식기(휴지기)에 들어가게 된다. 각 모낭은 일생 동안 10~20회의 모낭 성장주기를 갖게 된다.
정상인의 경우 머리털의 수는 약 10만개 정도이며, 하루에 자라는 길이는 평균 0.37mm 정도 된다(한 달에 약 1cm 정도 성장). 보통의 경우 머리털의 85~90%는 성장기에 있고 나이를 먹음에 따라 성장기 모낭의 수가 감소한다. 따라서 10~15%의 모낭이 퇴행기나 휴지기에 있으며, 하루 평균 50~60여 개 정도의 머리털이 정상적으로 빠지며 하루 100개 이상 빠지면 탈모증을 의심해야 한다.
대머리는 남성형 탈모증을 말하며 유전적 요인, 남성 호르몬이 원인으로 작용한다. 남성형 탈모증은 성장기 모낭의 성장기간이 단축되어 휴지기 상태에 있는 모낭 수에 대한 성장기 모낭수의 비율이 감소되어 있으므로 모낭이 점차 축소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5a-환원 효소에 의해 DHT(다이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로 변하게 되며 이 DHT가 이와 같은 모낭의 변화를 유도하게 된다. 집안에 대머리가 있는 사람 특히 양쪽 부모가 모두 대머리인 경우는 자식에게 탈모 발생 확률이 매우 높으며 다른 사람보다 머리털이 일찍 빠진다.
한국인의 경우 남성형 탈모가 있는 남성의 비율은 20대 2.3%, 30대 4.0%이며, 40대 10.5%, 50대 24.5%, 60대 34.3%, 70대 이상 46.9%로 40대 이후 대머리의 빈도가 급격하게 증가한다.
처음에는 20대 후반 또는 30대 남자의 앞머리 양측과 정수리 부분에서부터 머리털이 빠지기 시작하여 이마가 넓어지면서 점차적으로 탈모가 확대된다. 개인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옆머리와 뒷머리는 남아 있는 것이 보통이다. 머리가 빠진 부위에는 처음에는 가늘고 약한 머리털이 나오다가 결국 머리털이 없어진다. 여자에게서도 대머리가 발생될 수 있으나 대체로 늦게 시작되고 주로 정수리 쪽이 빠지며 남자보다 탈모의 정도가 약하다.
탈모증은 정확한 진단을 통해 그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탈모예방에 좋은 특별한 음식물은 없으며 이들 식품으로 탈모를 치료할 수 있다는 과학적인 근거도 없다.
다만 각종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는 균형 잡힌 식단은 도움이 된다. 미국의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동맥경화와 같은 심장질환과 대머리 증상은 상당한 관련이 있다고 하므로 지나친 동물성 지방 섭취는 금하는 것이 좋다. 두피의 혈액 흐름을 개선하기 위해서 두피 마사지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과도한 경우는 오히려 탈모를 촉진시킬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최지호 교수는 “머리손질을 젖은 상태에서 심하게 하는 것은 머리카락을 상하게 한다. 잦은 퍼머넌트, 염색과 탈색 등도 모발에 손상을 가할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피해야 한다”며 “적절한 샴푸와 린스를 하는 것이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되며 깨끗한 물로 충분히 헹구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비듬이 심한 경우나 지루피부염 같이 염증이 심한 경우에는 피부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덧붙여 최 교수는 “심한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 피로, 수면부족, 술, 담배, 편식, 급격한 다이어트와 체중감소, 수술, 빈혈, 갑상선질환 등에 의해서도 탈모가 심해질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적절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탈모증의 자가진단 방법으로는 ▲모발 8~10개 정도를 손가락으로 잡고 가볍게 잡아 당겨보는 방법(정상 모발인 경우에는 보통 1~2개만 빠지는데 4개 이상 빠질 경우에는 탈모증일 가능성) ▲하루 탈모량 세기(정상인의 하루 탈모량은 50~60개 정도다. 하루에 100개 이상 빠질 때에는 탈모증의 가능성이 있다) ▲남성형 탈모증의 경우 부모님이나 가까운 친척 중에 대머리가 있는지 알아본다 ▲약물 복용여부(경구 피임약, 헤파린, 큐마린, 비타민 A나 그 유도체 등의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지 알아본다) 등이 있다.
메디컬투데이 최성수 기자(choiss@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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