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환경성질환, 안전

미세먼지와의 전쟁…이렇게 대처하라

pulmaemi 2017. 11. 29. 14:47
호흡기 건강 해치고 영·유아 건강은 물론 태아까지 악영향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우리나라는 언젠가부터 기나긴 미세먼지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춥고 건조한 겨울도 예외는 아니다.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일 때 1시간 야외 활동을 하면 담배 1개비 연기를 1시간 20분, 2000cc 기준 디젤차 매연을 3시간 40분 동안 마시는 것과 동일하게 몸에 해롭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4년 한 해 미세먼지로 인해 기대 수명보다 일찍 사망하는 사람이 700만 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는데, 흡연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는 600만 명으로 미세먼지의 유해성이 흡연보다 더 큰 것으로 확인된다.

미세먼지는 먼지 입자 지름 10μm (머리카락 굵기의 1/5~1/7) 이하일 경우 PM10, 2.5μm 이하일 경우 PM2.5(머리카락 굵기의 1/20~1/30)로 나뉜다. 

같은 농도인 경우 입자가 더 작은 PM2.5는 PM10보다 더 넓은 표면적을 가져 다른 유해 물질들이 더 많이 흡착될 수 있고, 기관지에서 다른 인체 기관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미세먼지가 우리 몸 속으로 들어오면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가 먼지를 제거해 우리 몸을 보호하는데 이때 부작용으로 염증 반응이 나타난다. 기도나 폐, 심혈관, 뇌 등에서 이러한 염증 반응이 발생하면 천식, 호흡기, 심뇌혈관계 질환 등이 유발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으로 인한 입원율은 2.7%, 사망률은 1.1% 증가하고, 폐포 깊숙이 침투하는 ‘초미세먼지’는 농도가 10㎍/㎥ 짙어지면 폐암 발생률 또한 9% 오르는 것으로 보고된다. 

또한 초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 심장질환의 사망률은 30%에서 80%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면역력이 취약한 노인이나 어린이, 임산부, 호흡기 및 심혈관계 질환자들은 물론, 영·유아는 특히나 미세먼지 노출 위험이 보다 높고 건강 영향도 장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대목동병원 천은미 호흡기내과 교수는 “영·유아는 바닥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고 신진대사가 빨라 호흡량이 많으며, 주로 입으로 숨을 쉬기 때문에 먼지가 코에서 걸러지지 않아 같은 농도의 미세먼지에 노출되어도 성인보다 노출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또 미세먼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폐와 같은 내부 장기들이 아직 성장 중이기 때문에 감염에 보다 취약하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는 태아에도 치명적이다. 이화여대 의대 하은희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출생 코호트 조사 ‘산모, 영유아의 환경유해인자 노출 및 건강 영향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 노출은 태아 성장 지연과 임신 주수 감소 등 출생 결과에 영향을 미치고, 더 나아가 출생 후 성장 발달은 물론 신경 인지 발달 저하 등 성장 과정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된다. 

미세먼지로부터 호흡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 되도록 바깥 출입을 자제하고 집 안에 외부 공기가 들어오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다만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졌을 때는 환기를 시켜줘야 한다.  

실내 공기 질 정화를 위해 공기 청정기를 사용하거나 스투키, 산호수 등 공기 정화에 도움이 되는 식물을 키우는 것도 방법이다. 이때 주기적으로 식물의 잎에 붙은 먼지를 닦아주는 것이 미세먼지 효과적 차단에 도움이 된다. 또 청소를 할 때는 청소기를 바로 사용하기보다 공중에 분무기로 물을 뿌려 미세먼지를 바닥에 떨어뜨린 후 물걸레로 닦아내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외출 시에는 황사 마스크 착용이 필수다. 고령자나 어린 아이들은 날이 추워지면 방한용 면 마스크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입자가 매우 작은 미세먼지는 면 마스크로 걸러내기 어렵다.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의 ‘의약외품’인지를 확인 후 구입한다. 착용 효과를 높이려면 성인은 대형과 얼굴이 작은 어린이는 소형으로 구분해 쓰며 제품 설명서에 따라 사용법을 준수해야 한다. 마스크의 코와 턱을 감싸도록 안면에 맞추고, 코 지지대를 위로하여 얼굴에 밀착시킨 뒤 밴드를 양쪽 귀에 걸어 착용한다. 양손의 손가락으로 코 지지대 부분이 코에 밀착되도록 클립을 눌러 준다. 양손으로 마스크 전체를 감싸고 공기 누설을 체크하면서 안면에 밀착되도록 조정한다. 

하은희 교수는 “산림청에서는 1㏊의 숲은 연간 168㎏의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을 흡수하고 나무 47그루는 경유차 1대가 발생시키는 미세먼지를 흡수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며 "개인 특히 호흡기 건강이 취약한 고령자나 어린 아이들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외출 시엔 황사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집에 돌아오면 손과 발, 이를 잘 닦는 등 위생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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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