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에 지장 초래시, 적절한 검사와 치료 받아야
[메디컬투데이 지용준 기자]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최모(20대)씨는 과다한 업무에 채이고 인간관계에 채여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어느 날 퇴근 후 잠이 든 최씨, 문득 잠에서 깨었는데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공포감에 질린 최모씨는 움직이려 해보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게다가 누군가가 몸을 누르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흔히들 말하는 ‘가위눌림’을 겪는 사람들은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가위눌림’의 정확한 의학적 명칭은 ‘수면마비’이며 일종의 수면장애중 하나로, 잠이 들었을 때나 잠에서 막 깨었을 때 환각에 의한 불안체험으로 전신에 나타나는 몸의 힘이 쑥 빠지는 현상이다.
이 때, 환각은 수면과 각성의 중간 상태에서 나타나는 경우에 많고, 사람의 소리가 들린다던가, 과거의 괴로운 경험과 기억, 혹은 공포스러운 경험이 장면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사람의 수면은 NREM(Non-Rem sleep)과 그 이후 REM(렘, Rapid Eye Movement. 잠의 단계 중 꿈을 꾸는 단계)로 나뉘게 되는데, REM 상태일 때는 숨을 쉬는 데 필요한 몇몇 근육들과 눈을 움직이는 근육 등을 제외하고는 온몸의 근육들의 긴장이 0이 되는 마비상태에 들어간다.
보통 사람들은 수면 중에 NREM과 REM상태를 번갈아가면서 근육이 마비상태였다가 풀렸다가를 반복하는데, 문제는 REM상태에서 일어나게 되면 근육이 여전히 마비가 된 상태에서 의식만 차리게 되어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태를 의학적으로는 ‘수면마비’라는 수면장애 증상으로 구분한다.
수면마비 상태가 되면, 귀신이나 괴물 같은 공포를 유발하는 존재를 본다거나 소리를 듣기도 한다. 이는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자, 본능적으로 공포를 느끼고 실체가 없는 환각을 보거나 환청을 듣는 것이기에, 너무 공포감에 젖을 필요는 없다.
수면마비상태가 되었을 때, 환자는 공포심에서 벗어나기 위해 움직이려하거나 소리를 지르면서 도움을 청하려 하지만 온몸이 움직이지 않는 마비 상태가 되어 눈도 뜨지 못하며, 소리도 거의 내지 못한다. 보통 수 초~수 분 이내에 회복되며, 근육의 이완성 마비 때문에 사지가 저려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대부분은 환자가 마비상태에서 벗어나려고 사지를 움직인다든가, 누군가에 의해 접촉되거나 말이 걸어오면 어느 순간 마비상태가 풀리기도 한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철현 교수는 “수면마비는 불규칙한 수면습관, 수면부족, 스트레스와 시각적으로 강한 자극을 받는 것이 원인인데, 일반적으로 올바른 수면 습관과 충분한 수면을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덜 받으면서 평안한 마음상태를 관리한다면 대부분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며 “잠들기 전 충분한 이완과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데, 수면 1~2시간 전에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수면마비는 치료가 불필요하다. 특히 아침에 잠에서 깰 때 주로 나타나는 ‘격리형 수면마비’는 일시적인 증상으로 전체인구의 4~50%가 겪는 증상으로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으나, 만성으로 이어져 반복된다면 전문의와 상담해 보는 것이 좋다.
흔하지 않은 경우로 유전적 요인에 의하여 나타나는 ‘가족형 수면마비’와 ‘기면증으로 인한 수면마비’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 수면다원검사 등을 통한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메디컬투데이 지용준 기자(yjun8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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