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정신질환 시달리는 만성질환자 증가세…치료법은?

pulmaemi 2017. 10. 25. 14:23

우울증·불안장애·공황장애, 약물치료와 질병교육·인지 치료 등 주기적 시행


[메디컬투데이 최성수 기자] 

바야흐로 100세 시대, 누구나 건강한 삶을 꿈꾸지만 만성질환자의 수는 해마다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만성질환은 완치가 어렵고 평생 꾸준히 관리해야하기 때문에 환자는 물론 보호자까지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 정신질환 앓은 사례가 많다. 

하지만 앓고 있는 병 때문에 당연히 겪는 기분이라며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만성질환자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정신질환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자. 

만성 질환자들에게서 가장 흔히 나타나는 정신질환은 우울장애이다. 우울증의 평생 유병률은 5~10%로 알려졌으며, 시대, 사회. 민족에 상관없이 비슷하게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성인의 평생유병률은 3.3~5.5%정도로 집계되고 있으나 사회적 인식, 정신건강의학과적 질환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병원을 찾지 않는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단순 우울한 기분과 우울증은 분명 다르다. 정상적 우울감은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이고, 학업·직장·가정에 기능 장해가 없다. 반면 병적 우울증은 일정 기간 지속되는 우울감 이외에 식욕부진, 무가치감, 자살사고 등의 증상과 심할 경우 정신병적 증상이 나타나며, 특히 불면증이 발생, 악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한국 우울증 진료현황 조사에 따르면 본인의 우울증을 직접 자각하는 경우는 30% 이하이며, 대다수 신체증상으로 내원해 여러 과를 전전하다가 정신건강의학과를 내원, 우울증으로 진단받는다. 두통, 소화불량, 식욕저하 등 여러 증상이 있지만 22.9%로 가장 흔한 증상은 수면 양상의 변화 즉 불면증이였다. 

불면증은 예민하거나 완벽주의적 성격, 걱정이 많거나 억압적 성격 등 소인적인 요인으로도 나타나지만 일·가족·대인관계·금전문제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유발되는 경우가 더 많다. 더불어 낮잠을 오래 자거나 침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부적응적인 수면 습관이나, 불면증으로 인한 지나친 두려움이나 걱정들인 역기능적인 생각들이 증상을 악화시킨다. 

두 번째로는 불안장애가 있다. 대한불안의학회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이 불안한 경우 소화가 안 되고 뱃속의 불편함을 느낀 경험이 49%, 현기증을 느끼는 경우가 44%, 심장이 두근거리고 빨리 뛰거나 몸이 저리고 쑤시는 경험이 36% 느꼈다고 밝혔다. 

이런 불안시 나타나는 신체증상을 단순한 질환으로 가벼이 여기거나 자신의 약한 성격 때문이라 치부해 오래 방치하며 증상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고대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종하 교수는 “정신질환은 신체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더욱 흔하게 나타난다”며 “특히 만성폐질환, 파킨슨병, 류마티스 관절염, 허혈성 심장질환 등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서 우울증 위험이 높았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주변 모든 일이 걱정되는 범 불안장애나 공황장애를 겪기도 한다. 

정신질환들의 치료계획은 크게 급성기 치료와 유지 치료로 나눠 진행한다. 급성기 치료는 질환을 인지한 초기로 증상을 즉시 완화키 위해 입원치료, 약물치료, 전기경련치료 등 적극적인 처치를 시행한다. 이후에는 호전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약물치료와 질병교육, 인지 치료 등을 주기적으로 시행한다. 하지만 급성기 치료에 상태가 급격히 호전됨에 따라 환자들이 유지치료에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이종하 교수는 “약으로는 마음을 고칠 수 없다며 환자 임의로 약물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지만, 정신질환은 감기약처럼 증상이 낫는다고 바로 그만두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가족력, 증상의 정도, 재발의 빈도 등을 면밀히 살펴 치료를 진행해야 재발 위험을 줄이고 효과적인 결과를 볼 수 있으니 담당 의료진의 지시를 꼭 따라 달라”고 강조했다. 

통증이 수반되고 질환이 만성적일수록 잦은 입원과 장기간 치료로 인해 정신질환 발병률이 높다. 또한 정신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앓고 있던 만성질환 치료결과도 함께 좋아진다.  

이 교수는 “병을 앓고 있으니 당연히 기분이 좋지 않겠다는 이유로 정신질환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말하며 “환자 본인 스스로 자각해 내원하기 쉽지 않으므로 가족이나 보호자들의 적극적인 권유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최성수 기자(choiss@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