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계 질환

명치끝부터 등 쪽으로 뻗치는 심한 통증 온다면 ‘급성 췌장염’ 의심

pulmaemi 2017. 10. 11. 13:07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최근 국민 엄마 배우로 손꼽혔던 유명인이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췌장암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높아졌다. 췌장암은 국내 10대 암 중 가장 예후가 좋지 않은 암으로 알려져 있는 가운데, 췌장암만큼이나 관심이 필요한 췌장 질환이 바로 ‘급성 췌장염’이다.

이자라고도 불리는 췌장은 소화 효소를 만들어 이를 췌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배출하며 음식의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하고, 호르몬(글루커곤, 인슐린)을 분비하여 혈당을 조절하기도 한다. 이러한 췌장에 여러 원인에 의해 갑자기 염증이 생겨 췌장을 비롯한 주변 조직의 손상을 일으키는 질환을 ‘급성 췌장염’이라고 한다.

저조한 관심과 달리 급성 췌장염 환자는 최근 5년 새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급성 췌장염 진료를 받은 환자는 약 3만 5000여 명으로 2012년(약 2만 9000여 명) 대비 21% 정도 증가한 것으로 보고된다.

또한 2015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꾸준히 늘어나, 급성 췌장염은 특정 연령층에서만 발병하기보다 다양한 연령대에서 나타나는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급성 췌장염의 주요 원인에는 과도한 알코올 섭취와 담석이 손꼽힌다. 술을 많이 마시면 알코올을 대사시키기 위해 과도하게 많은 췌장액이 분비되는데, 이것이 십이지장으로 충분히 배출되지 못하고 췌장으로 역류돼 췌장 세포에 손상을 일으키게 된다. 그 외에도 고지혈증이나 약물, 외상, 유전적 이상 등이 원인일 수 있으며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윤원재 이대목동병원 췌장·담도센터 교수는 “췌장염은 췌장이라는 국소 장기에서 시작하는 염증이지만, 췌장 세포가 파괴되면서 나오는 여러 활성화된 물질이 전신 장기에 영향을 미치고, 급성 췌장염의 10~15%는 원인에 관계없이 중증으로 진행되어 간과하기에는 꽤 위협적인 질환이다”라며 “특히 최근 연령과 관계없이 환자 발생도 증가 추세에 있어 평소 자신의 췌장 건강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급성 췌장염의 주요 증상은 복통이다. 이는 경미한 통증에서부터 꼼짝하지 못할 정도의 격심한 통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통증은 윗배와 배꼽 주위의 복부 통증으로 시작해 등 쪽이나 가슴, 아랫배 쪽으로 뻗어 가는데, 가만히 누워 있으면 더 심해지고 쭈그리고 앉아 있으면 호전되는 양상을 보인다.

또한 빈맥(100회 이상의 맥박)과 경미한 발열 등이 있고, 중증의 경우 저혈압 및 쇼크에 가까운 상태를 보이기도 한다. 담석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경우나 췌장 부종이 심할 경우에는 간혹 황달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과 함께 혈액검사나 CT 검사를 통해 질환을 진단한다. 

치료는 췌장액의 분비를 감소시키는데 주안점을 두고 증상에 맞게 시행된다. 통증 경감을 위해 진통제를 놓고, 정상적인 혈액량 유지를 위해 수액을 충분히 보충해 준다. 또 소화효소의 분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환자에게 금식하게 하고 튜브를 위 내에 삽입해 위액을 계속 빼내 줌으로써 췌장을 편안히 쉬게 만들어주는 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이외 담석이 췌관을 막는 경우라면 내시경 역행 췌담관 조영술(ERCP)을 시행해서 치료할 수 있다. 

윤원재 교수는 “식사 후 특히 과음을 한 후 명치끝부터 등 쪽으로 뻗치는 심한 통증이 있을 땐 급성 췌장염의 가능성을 고려해 보고 병원에 내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급성 췌장염은 대부분 합병증 없이 치유되지만 약 25%에서는 중증으로 진행되어 합병증이 유발되며 이 경우 사망률은 2~22% 정도로 추정되는 만큼 평소 지나친 음주를 삼가고, 담석이나 고중성지방혈증이 있는 경우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