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유아 건강

배에 혹 덩어리 만져져 병원 찾은 女, ‘자궁근종 노출’

pulmaemi 2017. 9. 7. 12:21

저궁근종, 가임기 여성 5명 중 1명서 발생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자궁근종으로 서울성모병원을 찾은 30대 미혼 여성 A씨. 그는 어느 날 심한 복통과 함께 갑자기 배에 커다란 혹 덩어리가 만져져 병원을 찾았다. 당시 A씨는 여러 전문병원을 순례했지만 자궁절제술을 할 수밖에 없다는 권고를 받기도. 

근종이 20개가 넘는데다 빈혈도 심했고 자궁이 커져 임신 5개월 정도로 착각할 정도였다. 

6시간이 넘는 수술이었지만 근종 28개를 모두 제거하고 자궁도 살리면서 수술이 성공적으로 잘됐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가운데 여성의 결혼 연령이 높은 나라에 속한다. 실제로 1955년 우리나라 여성의 결혼 평균 연령이 20.4세에서 2012년 30.2세로 껑충 뛰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4년 간 ‘자궁근종’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진료인원은 23만7000명에서 29만3000명으로 5.5% 불어났다. 

10만명당 진료인원을 살펴보면, 20대 이하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증가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실제로 60대 이상의 연평균 증가율이 14.2%로 가장 높았고, 50대와 30대(5.2%), 40대(2.2%) 순으로 집계됐다. 

저궁근종은 가임기 여성 5명 중 1명에게 생길 정도로 흔한 질환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그냥 가볍게 넘기는 경우가 더러 있다. 하지만 미혼여성 또는 출산을 원하는 여성에게는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치료에 세심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결혼을 늦게하고 출산도 늦추는 탓에 이 질병을 일으킬 위험도도 높다. 자궁근종이 생기기 쉬운 위험한 군은 가임기 나이, 이른 초경, 가족력, 아이를 적게 낳을 수록, 비만 한 경우, 알코올 섭취가 많은 경우들이다. 

자궁근종은 보통 비정상 출혈, 월경과다, 월경통의 원인이 되지만 근종의 위치에 따라 아무런 증상이 없이 커질 수 있다. 미혼여성이 아무런 증상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복부에 덩어리가 만져져서 병원을 찾을 때 이미 근종이 많이 커져서 정상 자궁을 압박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자궁절제술을 많이 했지만 최근에는 자궁근종환자들에서 자궁을 보존하면서 치료 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자궁근종 로봇 수술은 과거에는 개복해서 수술해야 했던 크기가 크고 어려운 위치에 있는 자궁근종도 로봇팔을 이용해서 개복하지 않고 수술 받을 수 있게 해주는 첨단 기술이다.  

임신을 더 원하지는 않지만 자궁을 보존하기를 원하는 여성들에서는 근종 절제술도 가능하지만 자궁동맥 색전술, 고주파 근종 용해술, 고강도 집속 초음파 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이 사용 될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 자궁근종센터장 김미란 교수는 “어떤 환자들은 폐경기가 되면 크기가 줄어든다고 해서 폐경이 되기를 무조건 기다린다고 하는데 불임이나 근종에 의한 골반내 압박으로 방광이 눌리고 콩팥이 손상되거나, 직장이 눌리고, 월경과다로 인한 심한 빈혈에 시달리면서도 폐경을 기다리지 말 것”을 당부했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