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허리둘레와 청년사망, BMI와 독립관계

pulmaemi 2009. 1. 28. 17:48

【런던】 35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럽의 새 연구 결과, 허리둘레가 청년사망에 상당한 위험요인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비만지수인 BMI의 영향과는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런던대학 임페리얼 컬리지 역학·보건학과 엘리오 리볼리 (Elio Riboli) 교수팀은 “BMI가 정상이고 과체중이나 비만이 아니라도 허리둘레가 크면 복부에 지방의 과잉 축적돼 위험하다.  BMI가 같아도 허리둘레가 작은 사람에 비해 청년사망 위험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했다.

리볼리 교수팀은 이번 전향적 연구에서 유럽 9개국 35만 9,387명을 검토했다. 첫번째 데이터 수집에서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51.5세, 여성 비율은 65.4%, 평균 추적기간은 9.7년, 이 기간에 1만 4,723명이 사망했다.

검토 결과, BMI가 같은 사람이라도 허리둘레가 크면 청년사망 위험이 직선적으로 증가했다. 즉 5cm 증가할 때 마다 남성에서는 17%, 여성에서 13% 높아졌다.

남성의 80cm 미만과 120cm 초과, 여성의 65cm 미만과 100cm 초과를 비교했을 때 남녀 모두 후자의 청년사망 위험은 약 2배였다.

또한 허리/엉덩이비(WHR:허리둘레/엉덩이둘레)도 청년사망 위험을 예측하는데 중요한 인자로 확인됐다. WHR에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전체의 98%가 남성의 경우 0.78∼1.10, 여성에서는 0.66∼0.98 범위에 있었지만, 이 범위에 속한 사람에서는 WHR가 0.1단위 높아질 때 마다 사망위험은 남성에서 34%, 여성에서 24% 높아졌다.

허리둘레와 사망위험이 상관하는 이유는 복부에 지방이 축적되기 때문. 교수는 “복부의 지방조직이 심혈관질환이나 암을 비롯한 만성질환의 발병에 영향을 주는 사이토카인이나 호르몬, 대사 활성을 가진 물질의 분비에 관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과의 포인트는 허리둘레가 BMI와는 독립적으로 청년사망의 위험인자가 된다는 사실. 동시에 BMI치가 높으면 사망위험도 유의하게 높아진다는 기존의 지견도 재입증됐다.

이번 연구에서 사망위험이 가장 낮았던 경우는 BMI가 남성의 경우 약 25.3, 여성에서는 약 24.3인 대상자였다. 대표 연구자인 독일인간영양연구소 토비아스 피스콘(Tobias Pischon)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비만 뿐만 아니라 체지방 분포도 청년사망 위험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다. 복부 지방은 에너지 저장 역할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만성질환 발병에 영향을 주는 전달 물질도 분비한다. 이것이 이번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원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