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후 좋지 않은’ 췌장암, 항암치료 실제로 도움이 되나요

pulmaemi 2017. 8. 25. 12:22

“다학제 진료, 췌장암 환자들에 큰 도움”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췌장암은 여러 암들 중에서도 가장 예후가 좋지 않은 암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초기증상이 거의 없는 췌장암은 처음 진단 시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아 환자들의 많은 수가 수술을 받을 수 없어 항암치료를 권유 받게 된다.

하지만 항암치료를 권유 받은 췌장암 환자와 보호자들이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문의하는 질문 중 하나가 ‘췌장암 환자에게 항암치료가 실제로 도움이 되나요?’이다. 이미 췌장암으로 극심한 통증과 복수 등의 합병증으로 힘들어하는 환자에게 항암치료가 또 다른 부작용을 더하는 것은 아닐지 우려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실제 이를 우려해 항암치료를 받지 않고, 입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이나 대체요법 등을 받고 상태가 더욱 악화되어 항암치료의 시기를 놓친 후 재방문 하는 환자들도 종종 보게 된다. 

췌장암 항암치료에 대한 종양내과 전문의인 나의 대답은 "적극적인 항암치료가 환자의 생명을 연장시킬 뿐만 아니라 췌장암으로 인해 악화될 수 있는 삶의 질도 보존해 줄 수 있다.””이다. 물론 항암치료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이를 받기 위한 최소한의 몸 상태는 전제되어야 하며, 이에 대한 평가는 반드시 종양 전문의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

과거에는 췌장암에 좋은 치료효과를 보이는 항암치료 약제가 부족하여 일부 의사들이 항암치료 보다는 췌장암에 의해 발생하는 증상만을 조절하는 완화치료를 권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신약 개발과 새로운 병합치료법이 도입되면서 적극적인 항암치료가 암세포를 공격하여 췌장암에 의해 발생하는 통증과 복수 등의 증상을 호전시킬 뿐 아니라 환자의 생존율도 향상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최근 나온 연구결과에서도 췌장암 환자의 삶의 질 악화는 항암치료 등의 부작용보다 췌장암의 악화를 막지 못해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져 암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적극적인 항암치료가 환자의 삶의 질을 보존해 줄 수 있음이 확인됐다.

최근에는 환자 상태에 따라 다양한 항암치료의 약제 선택이 가능하여 고령의 환자나 췌장암의 진행으로 전신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들에게도 적절한 항암제를 선택해 치료하면 환자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게 됐다.  

또한 당장은 수술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되는 환자라도 치료 반응율이 높은 항암제를 선택하여 치료할 경우 종양의 크기가 줄어들어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경험하게 된다. 따라서 췌장암 치료에 의료진의 치료방향 결정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전홍재 교수는 “최근 일부 병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다학제 진료가 췌장암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학제 진료란 암을 전문으로 보는 종양내과, 외과, 소화기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등의 여러 진료과의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한 명의 환자를 위해 진단 및 치료 계획을 결정하는 진료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 환자의 병기에 따른 치료 방향이 한자리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치료 기간이 단축되며, 질환과 치료 과정에 대한 환자의 모든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다학제 진료를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환자가 통증과 합병증으로부터 조금 더 자유로울 수 있으면서 생존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최선의 치료가 현대의학으로 가능한 시대가 시작되었다. 췌장암 진단을 받았더라도 체념과 포기 보다는 전문의를 찾아가 적극적인 치료상담을 받는 것이 환자뿐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삶의 의미 있는 기회를 선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