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계 질환

인플루엔자 절대습도가 좌우

pulmaemi 2009. 6. 5. 08:16

낮으면 바이러스 오래 생존, 감염률 증가

【미국 오리건주 코바리스】 절대습도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생존·전파 간에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오리건주립대학 해양·대기과학 제프리 샤먼(Jeffrey Shaman) 교수팀은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이같이 발표했다.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는 1월이나 2월처럼 절대습도가 낮은 시기에 바이러스의 생존기간이 연장되고 따라서 감염률이 늘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기존에는 상대습도 주목

습도는 인플루엔자의 전파나 발생률과 관련하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하지만 과거 연구의 대부분은 상대습도에 주목했었다. 상대습도란 대기 속 수증기와 포화공기 중량의 비율을 보여주는 것으로 온도에 따라 달라진다.

반면 절대습도는 온도와는 무관하게 대기 속의 실제 수분량을 정량화시킨 것이다.

대표연구자인 샤먼 교수는 2007년 마운트사이나이의대 애니스 로웨(Anice C. Lowen) 박사팀의 연구[PLoS Pathogens 2007; 3: e151]를 재분석했다.

당시 이 연구는 인플루엔자 감염과 상대습도는 관련성이 약하다는 사실을 제시했다.

샤먼 교수는 이 데이터의 상대습도를 절대습도로 바꿔 인플루엔자 감염과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는지 분석했다.

아울러 절대습도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생존(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떠다니면서 생존하는 시간) 관계도 조사했다.

공동연구자인 오리건주 복지부 멜빈 콘(Melvin Kohn) 박사는 “양측의 관련성은 놀랄 정도로 밀접했다. 절대습도가 낮으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더 오래 생존하여 감염률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바이러스 감염의 50%에 영향

2007년에 발표된 로웬 박사팀의 연구는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모르모트를 대상으로 온도 및 습도를 조절할 수 있는 방에 넣고 온도와 상대습도가 인플루엔자 감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감염 모르모트와 대조 모르모트에서 나타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감염 변화를 일으키는 ‘유발점’(trigger point)을 밝혀내기 위해 20종류의 다른 온도와 상대습도의 조합을 시도했다.

그 결과, 대체로 온도가 낮고 건조할수록 감염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샤먼 교수팀이 재분석한 이번 연구에서는 상대습도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에 미치는 영향은 수치상 약 12%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1940년대 이후 실시된 여러 연구에서는 상대습도가 낮으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생존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생존에 미치는 영향은 36%에 불과했다.

교수팀은 또 절대습도를 이용해 여러가지 데이터를 재분석했다. 그 결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감염 및 생존 양쪽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감염은 12%에서 50%로, 생존은 36%에서 90%로 증가).

과거 수십년간 연구자들은 인플루엔자 이환율에 뚜렷한 계절성(온대지방에서는 겨울철에 피크)이 나타나는 이유를 연구해 왔다.

제시된 이유 가운데 가능성있는 원인으로는 (1) 실내 생활의 증가로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쉽다 (2) 일조시간이 줄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화학적 영향을 준다 (3) 사람의 면역반응에 변화가 생겼다 (4) 미지의 환경조절의 존재-등을 들 수 있다.

절대습도가 환경적 요인이 된다는 이번 연구결과는 실제와는 반대로 생각되겠지만 미국의 절대습도는 다른 계절에 비해 여름철이 훨씬 높다. 오리건주의 전형적인 여름철 대기 속 수증기량은 비가 많은 겨울철 보다 2배다.

교수는 “미국 일부 지역의 경우 전형적인 여름날씨에는 실내나 실외나 모두 대기 속 수증기량이 겨울철의 4배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절대습도가 낮아 바이러스의 생존과 감염에 큰 영향을 주는 겨울철에 인플루엔자의 발생이 관찰된다”고 설명했다.

 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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